국립극단 한민족디아스포라전 김윤철 예술감독 미아 정 작 남기윤 번역 박해성 윤색 연출의 널 위한 날 위한 너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미아 정은 예일대와 아일랜드 더블린대에서 문학을 전공한 후 2010년 브라운대에서 극작을 공부해 몇 편의 희곡을 썼다. 2005년 브라운대 경제학 교수인 남편과 결혼해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에 거주하는 정씨는 "이민과 언어 문제에 관한 관심을 작품 속에 담고 싶다"고 전했다.

박해성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이다. <십이분의 일>로 제1회 Project Bigboy 선정, <타이터스>로 CJ영페스티벌 연극부문 우수상, <믿음의 기원2:후쿠시마의 바람>으로 2015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된 발전적 앞날이 예측되는 연출가다.

<황혼의 시> <십 이분의 일> <타이터스> <아이에게 말하세요-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영원한 너> <천개의 눈> <비상사태> <믿음의 기원 2:후쿠시마의 바람> <유사유감> <믿음의 기원 1> <3분 47초> <자유가 우리를 의심케 하라> <코리올라너스> 등을 연출했다.

무대는 배경과 좌우에 등퇴장 로가 만들어지고 쉼터 같은 공간에 돌계단처럼 형성된 바닥과 경사진 중간통로가 있고, 사각의 입체조형물이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았다. 그 외곽에 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식탁과 의자가 장면에 따라 배치되고, 작난감 인형을 실은 수레가 등장한다. 조명변화에 따라 미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으로 설정된다.

연극은 도입에 두 자매가 출연해 동생이 언니의 생일을 맞아 준비한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자매가 다 매우 배가 고프지만 서로 상대방이 먹길 원하고, 냄비안의 음식이 조금인 것이 알려지면서 북한 주민들이 기근과 굶주림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동시에 두 자매가 서로를 아낀다는 사실, 그리고 상대방을 위한 자기희생이 극에 표현된다.

북한출신의 자매는 밀수업자와 거래해 북한을 탈출하다 국경에서 헤어지고 만다. 탈출에 실패한 한 언니를 구하기 위해 동생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위험에 빠진 언니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시 함께 할 날을 기약하며 자유의 땅 미국에서 정착해가는 동생이 겪는 문화적 혼란이 연출된다.

북한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 요인이 진한 가족애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 명이 탈북하면 가족 전체가 처벌을 받는다. 그래도 탈북을 해야 하는 현실이 연극에 그려진다. 연극에서 북한을 탈출하는 자매와 밀수업자의 행태,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서 결국 동생은 탈출을 해 뉴욕 시에 정착하고 또 영어를 빨리 습득하고 낯선 세계에 동화하려는 모습이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한편으로는 북한 당국이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김일성과 김일성 부자를 신격화하는 마술에 가까운 방법도 소개가 된다.

극중 두 자매 가운데 한 명은 몸이 약해 탈북에 실패하고 한 명만 미국으로 건너가 다른 한 명을 데려오려고 애쓴다. 천신만고 끝에 자매는 상봉을 하지만 언니는 끝내 자유의 길을 거부한다.

미아 정 작가는 자매를 우물 안에서 뛰어나온 개구리와 우물 안에 주저앉은 개구리로 묘사하듯 인물설정을 명확히 구분해 극을 이끌어 간다. 박해성 연출도 연극의 도입과 종막을 개구리 소리로 장식을 한다.

 

문현정과 신사랑이 자매로 출연해 실제 자매가 아닌가 할 정도로 우애 깊은 연기를 펼친다. 황선화, 이기돈, 김훈만, 안병찬 등이 출연해 탁월한 성격설정과 연기력으로 1인 1역 또는 1인다역을 해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낸다.

드라마투르크 손원정, 무대 신승렬, 조명 김형연, 의상 홍문기, 분장 이지연, 소품 김다정, 음악 카입, 음향 정혜수, 무대감독 신승훈, 조연출 장한새 등 스태프들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미아 정 작, 남기윤 역, 박해성 연출의 <널 위한 날 위한 너(You for me for you)>를 연출가와 연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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