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희망 메시지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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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서울시청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많은 관심 속에서 개최되었다. 매년 그랬듯이 기독교 단체의 반대 속에서 그들은 사랑을 주장하며 축제를 즐겼다. 요즘은 TV 속 방송이나 다른 매체를 보더라도 이들을 보는 시선들이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관대해졌다고 느껴진다.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같은 여러 문화 콘텐츠 속에서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많아졌고, 즐기는 관객들 또한 많아진 것이 좋은 역할을 했다.

그중에서 6월 18일부터 압구정 윤당아트홀에서 시작한 정의신 작품의 '겨울 선인장'이라는 연극을 관람했다. 이 연극은 남성끼리의 사랑이 사회 속에서 어떤 점이 힘들고 어려운지에 대한 성 소수자의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하면서 게이나 남녀 모두를 떠나 각 개인이 가진 사랑에 초점을 맞춰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는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 겨울 선인장 포스터

▶ 시놉시스
1975년 8월 고교야구 결승전의 한 장면, 8월의 푸른 하늘에 뭉게 구름이 피어오른다. 수비를 하고 있는 고교 야구팀의 4명. 센터 후지오, 레프트 하나짱, 피쳐 가즈야, 라이트 베양. 바스러지는 태양 아래 하얀 유니폼이 눈부시다. 가즈야, 팔을 크게 휘둘러 첫 공을 던진다. 타격 소리. 하얀 공이 멀리멀리 날아간다. 고시엔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경기에서 류지는 역전만루홈런으로 가와키타고교의 결승전 티켓을 따내게 된다. 하지만 류지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결승전에는 나머지 친구들만 참석하게 된다. 

그리고 10년 후…어느덧 연애 5년 차인 가즈야와 후지오, 2번가에서 여장을 하며 술집에서 일하는 하나짱, 각종 콤플렉스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기가 두려운 베양. 이들은 허무하게 떠나버린 류지를 추모하는 대신 결승전 티켓을 획득하게 한 류지의 그 영웅됨을 기념하는 의미로 1년에 한 번씩 야구부 모임을 가진다.

남자들만 모여 있는 야구부 안에서 그들은 서로의 숨겨왔던 성향을 알게 되고 그들끼리의 동지애가 생기게 된다. 집안을 이끌어야 하므로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할 수 없어 하는 '가즈야'와 그 모습에 실망만 하면서도 사랑을 잊지 못하는 '후지오'는 연애 5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은 하지만 마음껏 사랑을 표현하지는 못하는 사이다. '하나짱'은 그들과 달리 야구부 모임 안에서도 당당하게 여장을 하며 타인의 시선들을 신경 쓰지 않고 저항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베양' 역시도 마음이 여리고 겁이 많아서 자신이 남자를 좋아하는 성향인 것을 알지만 시작조차 못 하는 인물이었다.

   
 

이 연극은 현재 LGBT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성 소수자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준다. 사회적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축복받지 못하는 사랑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를 부정하는 성 소수자들이 상당히 많다. 그들은 용기를 내어 커밍아웃하지 않는 한 평생 행복한 사랑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를 이겨내고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했던 대중매체 속 연예인들도 처음에는 굉장히 힘든 사회적인 시선과 난관이 있었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미래에 행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평등권은 헌법 제10조 및 제11조에 규정되어 있다. 국가도 소수를 무시해서는 안 되며 성소수자들 역시도 국민이므로 보호해주고 도와줘야 한다고 본다.

극중 '하나짱'은 순수하게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지만 호모포비아에게 당해서 얼굴에 멍이 든 모습도 보여준다. 실제로 이번 퀴어문화축제 때 폭력을 사용한 반대 단체들의 모습에서 많은 실망감이 들었다. 여러 기독교 단체에서 축제 반대에 대해 항의를 하고 시위를 하는 것 또한 그들의 처지에서 보면 성경에서 금지 해놓은 것이라 이해는 간다. 하지만 심판은 성경에 나온 하나님이 하는 것이지 그들이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예전과 비교하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성 소수자들이 두려워하는 것 중에는 저런 폭력성을 띄는 호모포비아들도 포함되어있다.

6월 26일 미국에서는 모든 주에 동성결혼을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한국도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이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퀴어 퍼레이드, 퀴어문화축제를 주최했다. 사회적으로 아직 익숙하지 않고 혐오하는 세력이 있기에 반대하는 측면들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갑작스럽게 급변하지는 않겠지만 선진국들의 사례들처럼 천천히 포용해 나가는 사회가 되리라고 믿는다. 서로가 사랑하지만, 사랑을 외치지 못했던 '가즈야'와 '후지오'가 두려움 없이 사랑하게 되는 사회가 올 것이다.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스컬 (백창훈_인디문화오거나이저) mibgo@mhns.co.kr 내일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중요하다! 인문학보다는 인문학적 체험을 좋아하는 젠틀가이. 소셜댄스계에서 '스컬'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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