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작은 신화의 이여진 작 최용훈 연출의 토일릿 피플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이여진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대학원 출신으로 2012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소녀 프랑켄슈타인>으로 등단했다. <평행우주 없이 사는 법> <트라우마 수리공> <어느 물리학자의 낮잠> <토일릿 피플>을 발표 공연한 미모의 여류작가다.

최용훈은 서강대학교 철학과 출신으로 <차이메리카> <위대한 유산> <맨프럼어스> <엄마> <스카이라잇> <민중의 적> <꿈> <콜라 소녀> <음악극 백야> <인형의 집> <그냥, 햄릿> <동 주앙> <냄비> <너의 왼 손> <세 자매 산장> <왕은 왕이다>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에이미> <오늘, 손님 오신다> <다우트> <연두식 사망사건> <코리아 환타지> <불 좀 꺼주세요> <채플린, 지팡이를 잃어버리다> <돌날> <똥강리 미스터 리!> <김치국씨 환장하다> <九 데 TA> <황구도> <매직 아이·스크림> <광주리를 이고 가시네요> 外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토일릿 피플>은 탈북 청소년과 관련된 문제, 특히 교육책과 지원책을 정부담당자와 해결하려는 한 민간인 박사의 동태를 그린 작품이다.

 

현재 사지(死地)를 탈출해온 탈북 국민을 다문화 가정의 범주에 포함해서 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 탈북자 수는 차츰 줄어들고 있고 다문화 가정은 늘어나기 때문에 현재 탈북자들의 목소리보다 다문화 가정의 목소리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탈북자 지원책이 다문화 가정 지원책보다 뒤로 밀리는 느낌이다. 특히 탈북청소년의 학습능력 실태 파악과 지원은 당장 남한에 들어와 있는 2000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있는 수백만 명의 학생과 통일 후 2세들의 교육 문제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서로 다른 남과 북 두 체재 속에서의 탈북 청소년 문제를 연극으로 다루는 게 어찌 수월하겠는가? 그래서 그렇게 묘사했는지는 몰라도 이 극에서 탈북청소년은 고층건물의 옥상을 배회하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나 고층건물의 외벽에 대롱대롱 매달린 형국으로 그 동태가 그려진다.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주인공이 정부당국자와 탈북청소년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려 들지만, 주인공의 열의가 마치 당나귀 귀에 코란을 읊는 경우처럼 묘사가 되기도 한다.

탈북청소년의 동태와 문제점, 그것을 해결하려는 주인공과 정부당국자와의 대면을 여러 장면에 반복해 그려내고, 탁월한 예술가라는 소리를 듣는 친구를 만나 조언을 구하지만, 친구는 술에 찌들어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할 뿐 여하한 해결책도 제시하지는 못 한다.

대단원에서 이러한 상황을 보며 허탈해 하는 주인공과 그 주위를 둘러싼 출연자들의 망연자실한 모습에서 마치 피카소의 걸작명화 "게르니카"를 감상하는 느낌이 들었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무대는 고층건물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각 건물의 1실을 여러 군데 만들어 놓았다. 무대의 2층과 3층 발코니로 올라가는 계단을 사용하고, 조명으로 장소변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천둥과 번개로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20명 가까운 남녀출연자가 탈북청소년 역할을 동시에 또는 별도로 연기한다.

 

김은석, 임형택, 김문식, 최지훈, 박종용, 이지혜, 고병태, 홍승만, 박시영, 지성훈, 김나래, 손성현, 박재만, 김주연, 조윤수, 석소연, 최규대, 이지훈, 정지희, 채영은, 권호조 등 출연자들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탈북 청소년으로 출연한 연기자들의 집단연기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드라마터그 배선애, 무대 김혜지, 조명 나한수, 음악 이형주, 의상 강기정, 분장 백지영, 북한어 지도 조현정, 조연출 김정민, 무대감독 성동한, 조연출보 이홍근, 오퍼레이터 한주하 박다혜, 진행 감하은 양어진 지성근 홍지혁 강 일, 사진 이강물, 그래픽 다홍디자인, 기획 코르코르디움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드러나, 극단 신화의 이여진 작, 최용훈 연출의 <토일릿 피플>을 연출가의 기량이 드러난 새로운 형식의 신 표현주의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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