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한 해의 절반을 보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런 게 의미가 있기는 한 것일까. '상반기 결산' 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는 것이 어쩐지 겸연쩍다. 

6월 30일과 7월 1일, 그저 평범한 하루가 지나갈 뿐인데 날짜 하나를 두고 '작년과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라는 구분선이 생긴다.  이런 구분선을 기준으로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무엇을 했느냐'고, '얼마나 열심히 살았느냐'고. 서서히 데워지다 곧 끓을 준비를 하는 6월 말의 날씨마저 남은 반 년도 열심히 살아내라 재촉하는듯 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아무 것도 '결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에게는 특별하고 누구에게는 단조로울, 아무도 정의할 수 없는 오늘은 조용히 흘러만 간다. 우리는 각자의 힘으로 매일을 살아내면 그뿐이다.  2017년이라는 시간이 시작되고부터 지금까지, 그 '매일'을 살아내느라 고생한 당신에게 위로가 될 몇 개의 앨범을 추천한다.

▲ 지난 5월 발매된 도마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 ⓒ 미러볼 뮤직

1. 도마 -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

이 앨범은 '이상적인 여름의 밤바다'같다. 눅눅한 바람이 불고 물비린내가 나는 밤바다. 여름 휴가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거나, 팍팍한 일상에 몇 년째 휴가는 꿈도 못꾸고 있는 사람에게 제안한다. 꼭 바다가 아니어도 좋으니, 모래가 있고 물냄새가 나는 어딘가로 떠나보자. 도마의 앨범을 옆구리에 꼭 끼고.

▲ 지난 3월 발매된 도재명 '토성의 영향아래' ⓒ 미러볼 뮤직

2. 도재명 - '토성의 영향아래'

도재명의 '토성의 영향아래' 는 사려깊다. '기약 없는 기다림'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을 준다. 타이틀 곡 '토성의 영향 아래'가 특히 그렇다. 도재명의 낮은 읊조림은 멜로디와 호흡하고, 이는 듣는 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앨범 소개에 실린 윤성현 라디오 PD의 말처럼, "회색빛 청춘의 고독, 무력감, 포기, 부끄러움, 가난의 어휘들을 단 한번에 직면"하게 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 있도록 돕는다. 각자의 삶의 알레고리. 지나간 일들과 현재의 일들, 또 그 시절에 우리를 스쳐갔던 감정들. 그 모든 것들이 '나'와 '나의 삶'을 연결시키는 고리가 된다. 그 고리의 모양을 어렴풋하게나마 알아챌 수 있을 때, 우리는 긴 잠에서 깨어날 수 있다.

▲ 지난 3월 발매된 플라잉독 '입문자용 하드로크' ⓒ 미러볼 뮤직

3. 플라잉독 - '입문자용 하드로크'

6월 말이다. 지금보다 더 더워지면 밖에서 맥주 한 잔 하기도 어려울 터. 맥주 마시며 듣기 좋은 앨범을 추천한다. 플라잉독의 '입문자용 하드로크'는 길바닥에 앉아 맥주 한 캔만 있어도 축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앨범이다. 몸이 먼저 반응할 것이다. 앨범의 구성은 촘촘하고, 완성도가 높다. 수록곡의 수가 많은데, 각 곡이 모두 다른 즐거움을 준다. 감각적인면 뿐만 아니라 세션 간의 호흡도 훌륭하다.

soyeon0213@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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