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극단 매홀의 박혜선 작 김성열 연출의 수렴청정 垂簾聽政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김성열은 1954년 강원도 속초출생으로 동국 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석사다. 1983년 극단 城 창단하고 1996년 수원 城 국제연극제 창설했다. 1997년 충헌 박문수 예술대상 수상하고, 1998년 경기 예술대상 수상, 2001년 경기도 문화상 공연 예술부문 수상, 2002년 경기도 문학상 수상(희곡, 나는 王이로소이다), 2003년 보훈문화상 문화예술부문 을 수상한 현 극단 城대표이자 작가 겸 연출가다. 연출작으로는 <햄릿>, <맥베드>, <안티고네>, <로미오와 줄리엣>, <카덴자>, <한씨연대기>, <무엇이 될고하니>, <태백산맥> <정조대왕>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현재 수원문화재단 부이사장이다.

연극 수렴청정(垂簾聽政)은 정순왕후(貞純王后)와 혜경궁 홍씨의 갈등을 그린 연극이다.

정순왕후(貞純王后)는 영조의 계비(繼妃)다. 당시 영조의 나이는 66세, 정순왕후는 15세로 조선 개국 이후 가장 나이 차가 큰 혼인이었고,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와 며느리인 혜경궁 홍씨보다 10살이나 어렸다. 남편인 영조의 총애는 깊었지만 출산을 하지 못했다.

 

남편 영조가 승하하고 손자인 정조가 즉위하자 왕대비(王大妃)로 승격되었으며 대왕대비(大王大妃)로서 4년 동안 수렴청정을 행하였다. 정순왕후는 자신과 대립되는 소론 시파들을 대거 숙청하였으며 정조의 이복동생인 은언군과 혜경궁 홍씨의 동생인 홍낙임(洪樂任)을 처형시켰고 정조가 설치한 장용영을 폐지하였으며 정조가 묵인하던 천주교를 대대적으로 탄압하여 남인과 소론 시파들을 축출하였다.

또한 정조가 내쳤던 김관주(金觀柱)와 김용주(金龍柱)등의 노론 벽파 관료들을 대거 등용하였다. 1802년, 정조의 유지에 따라 김조순의 딸을 순조의 왕비로 책봉하고 김조순을 영안부원군(永安府院君)에 봉하고 관직을 제수하였다. 1803년 수렴청정을 거두고 순조의 친정이 선포되자, 순조의 장인이자 정조의 친위세력이었던 김조순에 의해 대부분의 벽파 관료가 숙청되고 자신의 영향력도 약화되어 허망한 말년을 보냈고 1805년 경복궁 교태전(交泰殿)에서 승하하였다.

혜경궁(惠慶宮) 홍 씨는 영풍부원군 홍봉한의 딸로 사도세자의 정실이며 정조의 어머니다. 영조가 83세에 서거하고, 세손 이산이 25세의 젊은 나이에 등극하니, 그가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이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에게 장헌(莊獻)이라는 시호를 올리고, 어머니 혜빈 홍 씨 역시 혜경궁(惠慶宮)으로 궁호를 높였다. 당시 왕실에서 혜경궁 홍씨가 제일 연장자였으나, 서열상 10살 아래인 정순왕후가 대비의 위치를 차지하여 왕실 서열상 제2위의 위치에 있었다.

1795년(정조 19년) 그녀가 회갑을 맞는 해에, 혜경궁 홍씨는 회고록인 <한중록>을 저술하였다. 한중록은 한 번에 쓰인 게 아니라 십 수 년에 걸쳐 여러 번 쓰였다. 아들 정조가 죽은 후 벽파계의 공격에 의해 친동생이 사사당하고 아버지가 역적으로 다시 몰리자 그에 대해 변호한 것으로, 가문의 원수였던 김귀주 계열, 벽파 계열에 대한 원한이 드러나 있으며, 친동생의 죄목이나 아버지에 대한 공격 등에 대해 정조 생전의 말이나 역사적 사실을 비교적 상세하게 거론하며 조목조목 변론하고 있다.

 

무대는 중앙에 수렴(垂簾)으로 보이는 가늘고 긴 여러 개의 줄을 천정에서부터 아래로 늘어뜨렸다. 장면변화마다 인경소리 같은 맑은 소리가 여러 차례 들리고, 백색바탕에 아름다운 문양이 들어간 궁중복식차림의 출연자가 등장을 한다. 남성 역할도 여성출연자가 하지만 탁월한 연기력으로 남성 못 지 않은 효과를 발생시킨다. 연극의 내용은 혜경궁(惠慶宮) 홍 씨의 한중록을 축약해 전개된다.

연출에 의해 뛰어난 성격 묘사, 갈등의 생동감 있는 재현, 생생한 분위기 묘사, 절실하고도 간곡한 상황 묘사, 그리고 기구한 인물의 삶을 담아낸 입체적 구성 등으로 수준급 연극으로 탄생되었다.

최윤희가 혜경궁 홍 씨, 김경연이 정순왕후, 박혜선이 영조, 장윤정이 최 상궁, 이소연이 효의왕후, 박초롱이 정조, 황인혜가 아지, 허윤진이 선희궁으로 등장해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은 물론 박진감 있는 연기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감상에 젖도록 이끌어, 수원소재 극단 매홀의 박혜선 작, 김성열 연출의 <수렴청정(垂簾聽政)>을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고품격 고수준의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