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마술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프레스콜이 27일 오전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열렸다.

캣츠비 역 조상웅, 김지휘, 이우종, 천지, 하운두 역 정태우, 현성(보이프렌드), 페르수 역 강웅곤, 김민주, 양서윤, 선 역 해나(마틸다), 김주연, 부르독 역 원종환, 최연동, 몽부인 역 김아영, 가희 총 15명의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프레스콜은 전막 시연과 포토타임, 질의응답으로 구성됐다. 유주혜, 유권, 김지철 배우는 참석하지 못했다.

▲ 좌측부터 허수현 음악감독, 변정주 연출, 정유란 프로듀서, 권영임 안무가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강도하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캣츠비와 헤어진 연인 페르수, 새롭게 나타난 선, 그 사이에 있는 친구 하운두. 네 명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재연은 초연 당시 인터미션 포함 15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110분으로 쳐내면서 간결하고 빠른 전개를 택했다. 덕분에 작품의 감정이 끊기지 않고 흘러가는 점도 있었지만, 너무 빠른 진행으로 몰입이 어려운 느낌도 있었다. 이에 변정주 연출은 "서사적 전개보다는 무대적 표현을 택했다"며 빠르게 연출한 이번 작품의 연출 의도를 전했다.

▲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원종환, 최연동, 정태우, 현성(보이프렌드), 가희, 김아영, 강웅곤, 김민주, 양서윤, 김주연, 해나(마틸다), 김지휘, 이우종, 조상웅, 천지(틴탑)

그는 이어 빠른 전개가 다소 불친절하지 않냐는 질문에 "다른 곳에서 이야기했었지만, 제가 기준을 두는 건 저희 어머니다. 아들이 하는 뮤지컬이나 연극 가끔 보러 오시는 평범한 관객이신데 저희 어머니가 이해하실 수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무대를 만든다. 아직 이번은 못 보셨지만, 지난 번에 보셨을 땐 충분히 이해하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정유란 프로듀서는 "이 작품은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정유란 프로듀서는 "지독한 패배감과 좌절감에 빠진 인물들이 이걸 통해 아픔을 겪고 성장하는 이야기다"라고 이야기를 연 뒤, "좀 쌩뚱맞은데 최근에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었다. 대사에 있듯이 '겨울이 길고 길어도 가라앉지 마라. 봄은 온다'고 생각한다. 희망적인 작품이니까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위대한 캣츠비'가 가야할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캣츠비'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원작으로부터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의 관객과는 맞지 않는 것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10년 전에 비해 지금은 지독한 '사랑'이 아닌 지독한 '생존'을 하는 시대로 변했고, '우리' 혹은 '너'가 아닌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 사랑은 지독해지기 전에 알아서 손을 떼도 불편하지 않은 '썸'이라는 단어로 대체된지 오래다.

제작진, 배우들 역시 이 점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종환 배우는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저희가 준비하면서 그런 점을 중점적으로 하려 했다. 미친 사랑, 이해가 안 되고 제삼자에겐 이상한 사랑도 그들에겐 당연하고 정말로 지독한 사랑, 가능한 사랑이란 걸 어떻게 설득시킬까 고민하고 연습했다"며 어려운 부분을 돌아가거나 숨기지 않고 관객에게 전달해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최연동 배우 역시 "이건 지독한 사랑이야기고 각자 사랑에 대한 아픔과 그리움이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저도 처음 극을 접했을 때 이해가 안 가서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배역을 맡고 연습하면서 조금 더 관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모든 인물들의 접점을 찾아간 것 같다"고 밝혔다.

 

몽부인 역을 맡은 김아영 배우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한 코멘트를 남겼다. 그녀는 공연을 준비하며 어려운 점이 있냐는 질문에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며 초연과 달라진 몽부인의 캐릭터를 언급했다. 그녀는 "어떤 씬이 가볍고 코믹하게 풀어진다고 해서 목적이나 감정 상태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혹시나 보시는 분들이 이번 재연의 몽부인을 가볍게 희화화한건 아닌가 우려하신 분들도 계신데 다르게 표현했을 뿐이고 감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했다"며 '위대한 캣츠비'의 지독한 사랑이 얕아 보이지 않을까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영임 안무가 역시 "배우가 노래하고 연기할 때 안무가 그걸 극대화할 수 있고 표현에 도움되는 안무를 하려 했다"며 개별적으로 빛나기 보다는 '위대한 캣츠비'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음을 전했다.

 

이들의 말대로 '위대한 캣츠비'는 지독한 사랑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뮤지컬은 원작에서 동물 캐릭터를 사용해 감정 몰입이 자제된 것과 달리 배우가 연기하기에 보기에 불편할 여지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썸'이 없던 시절의 극단적인 사랑 이야기를 한 번쯤은 지켜봐도 좋지 않을까.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10월 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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