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안우진-두산 곽빈 등 총 10명 신인 '간택'

▲ 2018 시즌, 1차 신인지명 발표 결과. 사진/일러스트ⓒ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2017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일정이 종료되고,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겸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가 오는 7월 2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오늘(6월 26일) 오후 4시를 기점으로 프로야구와 아마야구가 만나는 첫 번째 접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바로 '2018 연고지 신인 우선지명(1차 지명)'이 그러하다. 구단별로 연고지 내에서 인재들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결과, 총 10명의 선수가 다른 신인 후보군들보다 먼저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들의 얼굴을 살펴보면, 대부분 '뽑힐 만한 선수들이 선택을 받았다.'라는 평가를 내릴 만했다. 

다만, '만족할 만한 선수를 만난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을 일반 야구 팬들에게 하는 것은 상당히 무의미하다고 본다. 고교나 대학 야구에서 잘하건 못하건 간에 프로 스카우트 팀은 철저하게 '프로의 눈'으로 덜 다듬어진 원석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재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택된 이들의 노력과 코칭스태프의 육성에 있는 셈이다. 이에 프로에 먼저 지명을 받은 10명의 '야구돌(야구+아이돌)'들에 대한 소개와 지명 당일까지의 뒷이야기를 풀어가 보도록 한다.

'누구를 뽑고, 누구를 안 뽑았느냐?'는 무의미.
시즌 초/중반 거론된 후보군 '이변 없이 선택'

▲ 절친이기도 한 곽빈(사진 좌)과 안우진(사진 우)은 나란히 서울 1차 지명을 받았다. 이 사진을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둘이 같은 선택을 받을지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사실 이번 1차 지명을 앞두고 일부 지역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유력 후보가 거론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로, 가장 먼저 지명권을 행사하게 되는 넥센은 이미 지난해부터 유력 후보군을 점찍어 놓았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소문대로 넥센은 휘문고 에이스 안우진을 지명하며, 국내 고교 우완 랭킹 1위 선수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안우진은 이미 지난해 청룡기 대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유망주로, 올해 빠른 볼 최고 구속 156km를 기록, 지난해 윤성빈(롯데)이 기록했던 우완 속구 투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구사도 가능하여 내년 스프링캠프 결과에 따라서는 넥센의 5선발 투수로 자리잡을 수 있다. 고등학교 1년 선배인 이정후가 이미 지난해 넥센의 1차 지명을 받아 현재 신인왕을 노리고 있는 것처럼, 안우진 역시 동일한 길을 걸을 수 있다. 신인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넥센의 육성 정책상, 이러한 프로젝트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뒷 이야기 : 사실 안우진 본인은 넥센행에 대한 사전 언론 발표에 대해 다소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사실상의 전체 1번인 만큼, 동시에 발표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두산의 지명 역시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배명고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도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올라운더' 곽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148km의 속구를 쉽게 던지더니, 중반 이후부터 최고 구속 기록을 152km로 경신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동문 선배인 김동주 역시 고교 시절에는 투-타를 겸업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닮은 꼴인 두 동문은 고교 시절 홈런 타자이면서도 에이스 역할을 했다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LG는 사실 시즌 중반부터 고민에 빠져야 했다. 앞서 안우진과 곽빈이 선택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력 후보 세 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올해 국내 고교 선수 중 가장 체격이 좋다는 장충고의 에이스 성동현, 덕수고의 에이스 양창섭, 그리고 장래 가능성이 좋은 선린인고 우완 김영준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발표 직전까지 고민을 거듭한 끝에 LG 김현홍 스카우트 팀장은 선린인고 우완 김영준의 이름을 불렀다. 다소 의외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예정된 결과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체격 조건이 188cm, 89kg으로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아직 키가 더 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190cm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속구 구속은 공식 경기에서 150km를 넘지 않았지만,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147~149km까지 측정됐다. 김영준을 키워 낸 윤석환 전임 감독은 "김대현(LG)의 고교 3학년 시절보다 낫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체격 조건과 성장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둔 선택이었던 셈이다. 끝까지 예상치 못했던 LG의 행방에 대해 내심 마음을 졸였던 김영준은 1차 지명 대상 발표가 나자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복귀한 선린인고 김영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관심을 받아 왔던 유망주였다. 사진ⓒ김현희 기자

SK의 선택은 동산고 올라운더(투수 겸 내야수) 김정우였다. 당초 야탑고-연세대 사이드암 투수 김동우, 야탑고 올라운더(투수 겸 외야수) 이승관도 지명 후보군이었으나, SK 스카우트 팀은 김정우의 발전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2학년의 몸으로 대통령배 수훈상을 받았고, 이후부터 투-타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팀을 이끌었다. 최고 구속 144km의 속구도 일품이지만,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수비력과 정교한 타력 역시 준수한 편이다. 지난 2년간 1차 지명권을 야탑고 졸업생들에게 행사(정동윤-이원준)한 반면, 올해에는 동산고 졸업 예정인 김정우에게 행사한 점도 꽤 눈에 띄는 부분이다.

kt의 선택도 상당 부문 예상이 됐었다. 유신고 에이스 김민이 지역 연고지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부터 kt 스카우트 팀은 "우리 지역에 (김)민이밖에 없다."라며 그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타 구단도 김민에 대해서는 'kt의 선수'라며 2차 지명까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으로도 선발되면서 이름을 알렸고, 최고 147km의 속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김민의 형 김훈은 태권도 74kg급 국가대표로 현재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대회에 참가, 8강까지 올랐다. 두 형제가 모두 태극 마크를 달면서 승승장구, 향후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공통 분모까지 안고 있다.

▲ 지난해 청룡기에서 만난 홍현빈(사진 좌)과 김민(사진 우). 홍현빈이 지난해 먼저 kt에 입단하면서 김민 역시 1년 만에 다시 동문 선배를 고향팀에서 만나게 됐다. 사진ⓒ김현희 기자

한화도 사실 일찌감치 지명을 마감했다는 후문이다. 지역 내에 천안북일고 에이스 성시헌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룡기 대회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올해 최고 145km의 속구 구속을 선보이면서 검증을 마쳤기 때문이다. 190cm가 넘는 신장을 보유하고 있어 육성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조무근(kt) 못지않은 유망주로 거듭날 수 있다.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도 북일고 감독을 역임한 바 있어 누구보다도 성시헌의 몸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A는 사실 투수냐, 타자냐를 두고 한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투수로 갈 경우, 광주일고-인하대 사이드암 투수 정성종이나 광주일고 좌완 박주홍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타자로 갈 경우 동성고 포수 한준수를 일찌감치 점찍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수를 더 보강하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결심을 굳힌 끝에 한준수 선택으로 결론을 맺었다. 체격 조건이 준수하고, 공-수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팀을 4강에 올려 놓기도 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도 '리틀 장채근(홍익대 감독)'이다. 정말로 장채근 감독의 현역 시절과 흡사한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다. 빠를 경우, 내년 시즌 한승택의 백업 포수로 간간이 기회를 부여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도 사실 지난해부터 1차 지명권자를 정했다는 이야기가 들려 올 정도였다. 그만큼 한양대 좌완 에이스 최채흥은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였다. 여러 차례 대학 선발로 태극 마크를 달았고,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에 삼성이 흠뻑 빠져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당초 상원고 시절에는 4번 타자 겸 1루수로 활약했으나, 한양대 진학 이후 투수로 전향하면서 확실하게 진화에 성공했다. 내년 시즌 당장 1군 무대 투입이 유력하며, 동갑내기이자 같이 상원고에서 야구를 했던 이수민과 미래 삼성의 '좌완 트윈타워'를 구축할 수 있다.

NC도 '투수냐 타자냐'를 두고 꽤 많은 고민을 했다. 유영준 단장, 양후승 스카우트 팀장 모두 입 모아 "마산고 김시훈과 마산용마고 오영수 모두 좋은 인재다."라며 안타까워했기 때문이다. 또 다시 투수를 보강하느냐, 아니면 이번만은 야수로 가느냐를 두고 고민한 끝에, 투수 보강 쪽으로 최종 결정을 했다. 190cm에 육박하는 신장, 그리고 90를 넘나드는 몸무게를 지니고 있어 하드웨어는 훌륭하다는 평가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은 지난해에 이미 145km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이에 못지않은 파워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1년 동문 선배인 최규보(넥센)의 고교 시절보다 낫다는 평가다.

롯데 역시 NC와 상황이 비슷했다. 고교 레벨을 넘어 선 투수와 타자들이 연고지 내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다시 투수로 보강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 수 있었지만, 이번에 롯데는 '포스트 이대호'를 선택하는 데 중점을 뒀다. 경남고 4번 타자 겸 내야수 한동희가 그 주인공이다. 설령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이 돌아온다 해도 10년 이상 써먹을 거포 내야수는 필요했다는 계산이 섰던 것이다. 또한, 올해에 앞서 이미 송주은, 윤성빈 등 속구 투수 유망주들을 다수 뽑았던 것도 1차 지명의 방향성을 달리 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다. 향후 롯데 내야를 이석훈, 김민수, 홍지훈, 한동희 등이 꾸미게 될 날이 다가올 수 있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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