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 여섯 시 삼십 칠 분. 신촌 방향으로 녹색 열차에 몸을 실어 넣는다 .
밤을 지새우며 끝없이 떠든 춤 이야기, 달달한 사랑이야기, 발을 동동구르는 연애이야기, 입이 씁쓸한 사람 뒷이야기, 무거운 인생이야 기를 마치고, 동튼 아침 따듯한 음료 한잔 하며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하 ~ 오늘도 잘 놀았다 잘 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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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가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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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한 주 동안 현실 세계에서 치열하게 일하면서 손꼽아 기다린 오늘 밤! 빠 문을 열고 인사를 하고 나의 춤의 세계로 다시 로그인한다.

신이 나게 춤을 추다가도 어느덧 시간이 지나 서로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오면 신데릴라가 다급한 마음으로 아쉬워하며 구두를 벗어놓고 무도회장을 나오듯이, 춤을 추다가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 오면 자꾸만 빠 구석에 신발이라도 두고 온 것 처럼 마음이 무겁다.

그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문을 열고 밖을 나가면 시원한 밤 공기를 들이켜며 현실세계로 로그아웃하며 다시 삶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춤을 추고 나서 현실로 돌아오면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집시들 끼리 자연스레 모이게 되고 가볍게 한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이차 삼차가 되고 삼차를 지나면 어느새 지친 속을 따듯하게 달래주어야 할 시간이 온다 .

그런 자리속에

누구는 칭찬을, 누구는 추파를, 누구는 농담을, 누구는 장난을, 누구는 한숨을,
누구는 건배를, 누구는 쪽잠을, 누구는 토론을, 누구는 내기를, 누구는 눈물을 누구는 호기를 부리며 서로 이름을 뭍고, 안부를 물으며 한 사람의 댄서를 넘어선 인간으로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 모든 일은 물론 보통의 일상적인 일은 아니다. 그저 오늘이 다시오지 않을 특별한 날일 뿐이고, 나는 빠 문을 나서며 집에 들어가기 싫은 집시가 될 뿐이고, 빠에서 자주 보았고 또 공연도 같이 하고 춤을 같이 춘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낭만적인 밤이 흐르게 된다.

서로 다른 세계에 살아 타인이었던 사람들이 스윙댄스라는 것 하나만으로 같은 장소, 같은 음식, 같은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보며 웃고, 울고, 바보 같은 짓을 같이하며 형, 언니, 동생 친구가 된다. 물론 아주 가끔 멀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며 바쁜 일상 속에서 속칭 '스윙 뽕'을 맞은 '스윙 댄서'라는 정체성이 생기며 서로를 아는 '동네 주민'이 되고 더 이상 타인 이 아니게 된다.

우리가 남이가?
이런 우리가 다시 남남이 되냐 ? 아니다, 우리는 남이 아니다 우리는 다음에 다시 또 만날 사이다.

그것도 각박한 현실 속에서 내 위치를 내려놓고, 내가 진실되게 '나'일 수 있는 공간에서 얼굴을 다시 볼 사이다. 얼굴을 다시 볼 뿐만 아니라 서로의 신체와 마음의 감정을 교감하는 친구 어쩌면 그 이상의 사이가 된다.

오늘 너의 기분, 오늘 너의 고민, 오늘 너의 성장을 공감하며 대화하는 사이가 되어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타인으로 만나 '댄서'라는 특별한 우정이 생긴다.

서로 같이 밤을 보내며 특별한 사이가 되어가더라도 아침이 되면 이제는 서로의 내일 위해서 헤어지면 쓸쓸한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그래도 우리는 다음에 다시 또 빠에서 만날 것이기에 외롭게 헤어지는 인사는 아쉬워해도, 두려워 하지않는다 . 내일 보자, 다음에 보자는 말과 희망적인 목소리나, 악수, 격한 포옹으로 깊은 밤을 지새우며 미처 나누지 못한 마음을 전달하며 헤어진다.

우리는 모두 다시 만날 사이란걸 알기에 현실로 돌아와서 다시 혼자가 되어 마음이 허해져도 혼자일 때 만나게 되는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이겨 낼 수 있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것을 같이 하며
나와 생각이 통하고, 말이 통한다면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끼리 마음을 나눈다면 좋은 친구가 되고 더 나아간다면 인연이 될 수 있는것 아닐까 ?

그래서 사실 우리는 모두 외롭지만, 춤을 추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그 외로움에 조금이나마 맞설 수 있는 건 아닐까?

 

 

 

 

여러모로 소셜댄스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

 

 

 

 

 

 

 

 

 

 

[글] 아띠에떠 신일섭 artietor@mhns.co.kr

스윙댄서 까요의 일상다반사. 90년도에도 사람은 태어났습니다. 남들과 다름을 추구하려 이것저것 해보면서 꿈을 찾는 중인 청춘백수 입니다. 총회신학교에서 신학을 잠깐 맛만 보았고 현재 딴따라 땐스홀 공연팀 '땐서즈'로 일상예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닉네임이 까요입니다! 그래서 [춤출까요?].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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