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후 2연승 기록하며, 대통령배/봉황대기 '기대'

▲ 경기 직후 학부모님들께 예를 표하는 양산 물금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18일을 끝으로 제72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겸 2017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에 출전할 40개 학교가 결정됐다. 이 중에는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본선 무대 진출에 성공한 학교도 있었고, 우승 후보로 손꼽혔음에도 불구하고 전반기 왕중왕전 진출 실패 이후 절치부심하여 후반기에 힘을 낸 학교도 있었다. 또한, 마지막 경기 결과까지 지켜 본 이후에야 웃고 우는 학교도 있는 등 다양한 사연 속에서 후반기 주말리그가 종료됐다.

그 중 창원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상 B조 역시 마지막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청룡기 진출 팀을 가늠할 수 없었다. 18일 첫 경기에서 물금고가 마산고에서 승리했던 것이 신호탄이었다. 물론 마산고 입장에서는 이 날 경기 승패에 관계없이 조 2위를 확보한 상황이라서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반면, 물금고는 무조건 승리하고 난 뒤에 뒷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2승 3패의 성적을 거둔 상황에서 물금고의 눈은 김해고와 울산공고의 마지막 경기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에 울산공고가 김해고를 잡아 줄 경우, 경상 B조의 청룡기 진출 팀은 물금고로 변경될 수 있었다.

안타까운 청룡기 진출 실패. 그러나 마산구장 2연승,
양산 물금고등학교 야구부에 박수를!

물론 조별리그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었던 울산공고가 에이스 윤강찬이 버티고 있던 김해고를 상대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경기 초반에는 근소한 시소 게임을 이어가면서 살얼음판 리드를 가져가던 김해고가 경기 막판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10-0 영봉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경기 중반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물금고로서는 후반부에 울산공고가 대량 실점을 허용하자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양산 물금고의 후반기 도전은 끝이 났다.

그러나 물금고는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상지역에서 착실하게 실력을 쌓은 학교로 평가 받고 있다. 지역 내에서 자주 물금고의 경기를 봤다는 NC 양후승 스카우트 팀장은 "얕보다가는 정말로 큰 코 다칠 팀이다. 기대 이상으로 잘 해 주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까지 않기도 했다. 특히, 2015년 창단 이후 지난해에야 정식으로 주말리그에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기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황금사자기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까지 전국 본선 무대 첫 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짧은 시간 내에 이 정도 성적을 거둔 것에는 박수를 쳐 줄 만했다.

특히, 이번 창원 경기에서 물금고는 상당히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프로 1군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2연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기록한 3연패가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대통령배와 봉황대기에서 최선을 다 한다면, 마산구장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 물금고 타선의 핵심, 김지운-노학준-강민성(사진 좌측부터) 트리오. 사진ⓒ김현희 기자

이번 마산 2연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선수를 뽑는다면, 단연 물금고의 클린업 트리고 3인방이다. 4번을 쳤던 유격수 강민성을 비롯하여 5번 3루수 김지운, 그리고 2학년 멤버로 3번을 쳤던 중견수 노학준이 그 주인공이다. 세 타자는 두 경기에서 무려 11안타를 몰아치면서 향후 자신들이 홈으로 쓰게 될 지도 모르는 마산구장에서 최선을 다 했다. 강민성이 이틀 동안 8타수 3안타 2타점을, 김지운이 7타수 4안타 6타점을 몰아쳤고, 노학준이 8타수 4안타 1타점으로 팀 타선에 힘을 보탠 만큼, 이러한 타격감이 대통령배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 중 2학년 멤버로 이틀 동안 5할 타율을 선보인 노학준은 노장진 전 롯데 투수(현 세한대 투수코치)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우완투수였던 아버지와는 달리, 좌타자로 거듭난 노학준은 빠른 발도 지니고 있어 내년 시즌 활약도 기대해 볼만하다.

마운드에서는 3학년 에이스 이진성이 팀이 거둔 4승을 모두 책임졌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함은 물론, 마산 2연전에서 총 8이닝을 소화하며 단 2개의 사사구만을 내어줬다. 2학년 김현권과 1학년 김경환은 많은 사사구를 허용할 만큼 제구력에서 숙제를 남겼지만, 내보낸 주자를 꾸준하게 틀어 막으면서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보다 내년을 더 기대해 볼 만한 인재들이다.

물론 물금고가 청룡기 본선행 티켓을 놓친 사실 하나만으로 이번 시즌을 실패라고 평가하는 인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에야 처음 고교야구 무대에 등장한 신생팀에 필요한 것은 절대 시간일 것이다. 이미 프로 스카우트 팀들로부터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이후 대회에서의 선전을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물금고 야구부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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