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강해인 starskylight@mhns.co.kr
영화를 보고, 읽고, 해독하며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독자를 가진 영화라 믿고, 오늘도 영화를 읽습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강해인] 오르되브르는 정식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입니다. [영읽남의 오르되브르]는 관람 전, 미리 영화에 대해 읽어보는 코너입니다.

같은 하루가 무한히 반복된다. '하루'가 선택한 포인트는 시간의 반복이라는 설정에 있고, 이 반복 속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바꾸고자 발버둥 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은 요인 하나가 커다란 결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이런 소재로 크게 성공한 '소스 코드',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떠올릴 수밖에 없고, 좀 더 멀리 간다면 2004년에 개봉한 '나비효과'까지 연결할 수 있다.

시간의 반복이란 설정은 반복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같은 장면을 보여주면서도 극의 속도감과 흥미를 지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유머러스한 코드를 늘 새롭게 변주했고, 감각적인 편집 덕에 지루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가 반복이라는 설정을 표현하기 위해 배치한 상황들은 반복될수록 관객을 답답하게 하고, 이야기의 늘어짐을 유발한다. 영화의 상영 시간이 꽤 짧은 편(90분)이지만, 체감되는 느낌은 꽤 길다. 없어도 될 장면의 나열이 너무도 많아, 반복된 상황 속에서 흥미를 찾기 어렵다.

'하루'는 '타임 루프'라는 설정 외의 요소를 이야기가 채우지 못했다. 이 허술함은 빈약하다는 느낌을 '반복'해서 느끼게 한다. 결국, 이번 글도 더 쓰게 된다면 영화의 빈약함을 반복적으로 지적하는 글이 될 게 뻔하다. '하루'가 보인 반복의 패착을 답습하지 않고자, 이번 글을 일찍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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