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뉴스 화면

[문화뉴스 MHN 홍신익 기자]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23)가 북한 주장과 달리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리지 않았고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 상태인 것으로 판정됐다고 미 의료진이 밝혔다.

웜비어 씨가 입원한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주립대 병원 의료진은 15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웜비어 씨가 북한 주장대로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료진은 웜비어 씨에 대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뇌 조직이 광범위하게 손상됐으며, 지속식물인간상태(persistent vegetative state)라고 밝혔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방문한 평양에서 정치선전물을 훔치려다가 체포된 뒤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북한 당국은 웜비어가 지난해 3월 식중독 증세에서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내 아들을 가혹하게 다룬 데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북한을 용서하지 않겠다"며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을 대상으로 정신적 학대를 넘어 신체적 고문을 가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웜비어의 혼수상태가 북한이 의도치 않은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북한은 외부로부터 인권유린 국가라는 비난을 받는 데 민감한 데다, 억류 미국인을 대미 협상 카드로 삼으려는 의도로 신체적 고문은 되도록 삼가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서방국가에서 북한을 찾는 여행객은 연간 5천 명 수준으로, 이 중 1천 명이 미국인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북한 당국의 감시 속에 길게는 2주간 북한을 여행할 수 있는데, 사소한 경범죄만으로도 북한에 억류될 위험이 크다.

실제 1996년 이래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은 총 16명으로, 최근까지 웜비어를 포함해 4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었다.

tlslr2@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