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자회견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봉석, 모은영, 김영덕 프로그래머, 정지영 조직위원장, 최용배 집행위원장, 김종원 부집행위원장, 남종석, 문석 프로그래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우리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판타스틱(fantastic)'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환상적인', '굉장한', '기이한', '실행 불가능한'이라고 나온다. 그렇다, 문자 그대로 영화에선 이 뜻을 모두 아우르는 수많은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가 그대로 구현되고, 우리는 영화를 통해 체험한다.

1997년 처음 시작한 이래, 어느덧 21년째 맞이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다양한 국가의 대표적인 장르 영화들에 집중한 프로그래밍으로 판타스틱 영화제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또한, 이번 공식 포스터로 환상세포를 내걸며 관객들에게 더욱 더 친근하고 사랑스럽게 다가가려고 한다. 7월 13일부터 22일까지 11일간 제21회 BiFan이 열린다.

15일 오후 제21회 BiFan을 알리기 위한 공식 기자회견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글래드호텔 여의도 연회장 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엔 정지영 조직위원장, 최용배 집행위원장, 김종원 부집행위원장, 김영덕 프로그래머, 모은영 프로그래머, 남종석 산업프로그래머, 문석 산업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개·폐막작 및 주요 상영작 발표와 특징 소개, 산업프로그램 발표, 그리고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기자회견에 앞서 1분간 상영된 공식트레일러는 BiFan의 정체성에 맞게 '현실, 비현실, 실험'이라는 3가지 요소를 트레일러 콘셉트로 설정했으며, 현실 공간 아파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현실적인 사건을 실험적인 기법으로 표현했다. 지난 2015년 단편애니메이션 '사슴꽃'으로 국내외 호평받았던 김강민 감독이 직접 제작했다.

이어 BiFan 조직위원장인 정지영 감독은 "BiFan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려 노력했는데, 특히 올해는 많은 스태프와 프로그래머들이 각고 노력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과 행사를 마련했다"며 "작년에 처음 조직위원장 맡으면서 미흡한 점이 있었고, 그때 쓴소리와 좋은 평가를 받아 보완해 이번에는 더 알차게 준비했다"고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정지영 감독(왼쪽)과 최용배 집행위원장(오른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용배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지난 20회 기조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21회 BiFan의 3가지 목표(영화로 기억되는 영화제, 시민을 위한 영화제, 산업프로그램을 통해 영화인들에게 유익한 영화제)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영화 초청 수가 이전보다 더 늘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BiFan의 개막작은 과거 장편영화 '10분'을 연출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용승 감독의 두 번째 작품 '7호실'이 선정됐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약자들이 각자도생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스릴러와 액션을 가미한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으로 신하균과 도경수가 주연을 맡았다. 최용배 집행위원장은 "잘하려고 애를 쓸수록 꼬여가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각박한 인생이 흥미롭게 그려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폐막작은 10여 년간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라치 히데아키의 개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 '은혼'이 선정되었다. 과거 '변태가면' 1, 2로 BiFan에 장편 경쟁부문과 판타스틱 레드에 초청받은 후쿠다 유이치가 맡았다. 최용배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작자 입장에서 도저히 실사화할 수 없는 만화적 설정을 절묘하게 어떻게 그려낼 수 있었는지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BiFan에서는 58개국 289편(장편 180편, 단편 109편)의 영화가 소개되며, 한국 영화는 109편이 상영된다. 특히, 판타스틱 국내 단편 걸작선에는 낯익은 이름들이 감독으로 작품을 출품했다. 최근 '김과장'으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 남궁민은 '라이트 마이 파이어'를, 최근 개봉한 '악녀'에 출연한 조은지는 '2박 3일'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익살스런 연기를 선보였던 차인표는 '50'의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 ⓒ 넷플릭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옥자', 그리고 전도연 특별전.

그중에서 제21회 BiFan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넷플릭스와 극장 동시 개봉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옥자' 상영, 그리고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전도연 특별전이었다.

'옥자' 상영에 대한 질의응답에서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많은 논란이 일고 있지만, 관객들과 별개 문제다. 생각하기에 따라 '옥자'는 새로운 상영방식에 접어든 상징이라 생각한다. '옥자'를 상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만들어진 영화를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더 많이 볼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 모은영 프로그래머가 발표하고 있다.

이어 문석 산업프로그래머는 "'옥자' 상영을 추진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화제의 중심이 될 줄 몰랐다. 원래 목적은 '옥자'만이 아니라 넷플릭스가 현재 세계 영화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넷플릭스의 영화를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넷플릭스 특별전을 추진해왔지만, 잘 안 되어 '옥자'만 상영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옥자' 논란에 대해 정지영 감독은 "논란이 되는 작품을 초청하여, 이에 대해 각 전문가가 활발하게 토론을 해서,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BiFan이 좋은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도연 특별전에 대해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20년 동안 출연한 17편 모두 주연을 맡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여배우는 매우 드문 경우이다. 또한, 어떤 배우 한 명을 설명하면 작품 속 배역의 이미지나 혹은 해당 배우의 이미지에 관해서만 이야기했을 뿐, 그가 만들어온 연기 세계에 대해 연구는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전도연이 출연해왔던 각 영화의 장르 특성에 맞춰 전도연이라는 배우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는 시도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봉석, 모은영, 김영덕 프로그래머, 정지영 조직위원장, 최용배 집행위원장, 김종원 부집행위원장, 남종석, 문석 프로그래머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왼쪽부터).

또한, 최근 한국과 중국 간 불거졌던 사드(THAAD) 문제가 이번 BiFan 준비과정에서도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김종원 부집행위원장은 "지난해 BiFan의 주요성과 중 하나가 많은 중국 기관과 MOU 체결이었고, 합작이나 배급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사드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김 부집행위원장은 "영화제 끝난 후 정치적으로 사드 문제가 불거졌던 시기였다. 올해 중국 측과 많은 접촉을 했지만, 여러분도 상황을 잘 아실 것이라 본다"며 "애초에 가지고 있던 계획을 수정해 중국과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를 포괄하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하였다"고 답했다. 그리고 "다행히 5월 이후부터 중국에서 회신이 오고 있어, 몇몇 대표들이 BiFan에 참석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는 7월 13일 오후 7시 30분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개막식을 하는 가운데, 부천시청 잔디광장과 어울마당, 판타스틱큐브, 송내어울마당 솔안아트홀, 오정아트홀, 소사어울마당 소향관 CGV 부천, CGV 부천역에서 상영된다. 폐막식은 7월 21일 오후 7시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진행된다.

syrano@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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