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생태계 모든 관계자 동반자 의식 가져야"

▲ 12일과 13일 '제주 해비치아트페스티벌 2017' 아트마켓 행사가 열렸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단기적 계약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친밀한 인적 네트워크와 신뢰할만한 컨택 채널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제주에서 쉬멍, 축제에서 놀멍!'이라는 주제 아래 '제주 해비치아트페스티벌 2017'이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있는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축제 3일차 행사를 펼쳤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제주 해비치아트페스티벌 2017'은 전국의 문화예술 관계자와 종사자, 제주도민, 관광객 등 약 2만여 명이 함께 만들어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축제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회장 김혜경, 이하 한문연)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공동 주최하며, 공연 유통 활성화 및 지역민의 문화향유권 신장, 문예회관 운영 전문성 강화, 국내·외 관광활성화 촉진 등에 기여하고 있는 축제로, 15일까지 제주도 내 주요공연장, 제주 전역,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에서 열리고 있다.

3일차 행사에서는 '교류협력 네트워킹: 제주공연예술포럼'이 눈길을 끌었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해비치 호텔&리조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공연예술유통활성화'를 주제로, 의정부예술의전당 소홍삼 본부장(한문연 경기지회 사무국장), 개빈 스트라이드 브라이튼 페스티벌 '카라반' 예술감독,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한문연 이사), 엄국천 포항문화재단 문화기획팀장, 김선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산업진흥실장 등 국내외 문화예술 전문가를 초청해 문예회관과 공연단체 관계자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 또한, 해외사례를 통한 국내 지역문화회관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 이훈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총감독이 사회를 맡았다.

최대원 한문연 문예지원부장이 내빈소개를, 이훈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총감독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소홍삼 의정부예술의전당 본부장(한문연 경기지회 사무국장 겸)이 '한국공연예술시장 현황과 유통시스템 활성화 방안'을 이야기했다.

소홍삼 본부장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 공연예술 산업은 성장세와 맞물려 공연 창작 주체 및 작품의 다양성 측면에서 거대한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으나, 합리적 유통과 매개체계를 구축하지 못해 공급에 비례하는 적적한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소홍삼 본부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발표한 '2016 공연예술실태조사'를 소개했다. 국내 공연시장 규모는 공연시설과 단체의 연간 매출액을 합한 금액으로, 2015년 기준 7,815억원으로 추정된다. 총매출액 중 티켓 판매 수입은 3,633억원, 공연 외 사업 수입(전시 및 교육사업 등)은 1,182억원, 공연 단체의 작품 판매 수입 및 공연 출연료는 1,116억원, 공연장 대관 수입은 1,081억원, 기타 공연사업 수입(공연 관련 머천다이징 등 판매)은 391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장르별 티켓 판매액 규모를 보면 뮤지컬이 1,975억원(54.4%), 연극 729억원(20.1%), 양악 321억원(8.8%), 복합 99억원(2.7%), 무용 70억원(1.9%), 오페라 63억원(1.7%) 등의 순으로 뮤지컬 강세가 눈에 띈다. 문체부의 '2014 문화향유실태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 행사 관람률은 영화(65.8%), 대중음악/연예(14.4%)로 문화산업 범주 장르 관람이 늘어나고 있으나, 예술 산업 관련 장르의 관람률(미술전회 10.8%, 양악 4.9%, 전통예술 5.7%, 연극 12.8%, 뮤지컬 11.5%)은 비중도 적고, 관람률도 정체되고 있다.

▲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RE:BOOT' 쇼케이스가 13일 오후 '해비치 페스티벌' 기간에 열렸다.

소홍삼 본부장은 "최근 수년간 공연시장의 흐름을 통계 중심으로 분석해 보면 국내 공연시장의 전반적인 추이는 양적 규모로 상승했지만, 성장률은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특히 공연시설은 공공시설중심으로 성장(2007년 662개, 2015년 1,026개)하고 있지만, 공연단체는 단체 수(2008년 2,440개, 2015년 2,293개)와 종사자 수(2008년 80,517명, 2015년 49,663명)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현재 우리 공연시장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통계수치다"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공연유통에 영향을 미치는 다섯 가지 요인을 소홍삼 본부장은 공공극장, 아트마켓, 공연예술축제, 지역, 문화정책으로 꼽았다. 이중 "공연예술 유통체계의 기술적 제약을 극복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매개시켜주기 위한 정책"인 아트마켓이 가장 큰 쟁점이 됐다. 소홍삼 본부장은 "아트마켓은 도매시장과 같은 사전 유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한국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서울아트마켓(PAMS)'과 한문연의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라고 소개했다.

소 본부장은 "두 아트마켓은 10여 년의 진행 경험 축적을 통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공연유통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공연계의 평가는 인색한 편"이라면서,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제주 해비치 페스티벌'은 국내 최대 공연예술 아트마켓으로 성장했다. 2016년 해비치 아트마켓을 통해 거래된 공연건수는 256건, 공연계약 비용은 39억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되어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공급자인 예술단체나 기획사 입장에서는 매년 참여를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그 실효적 성과에 대해서는 의문들을 품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 소홍삼 의정부예술의전당 본부장이 발제를 진행했다.

"아트마켓은 단기간에 다량의 정보를 쉽게 입수할 기회이자, 공급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라고 말한 소 본부장은 "공급자 측면에서 자신의 상품을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세일즈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각각의 아트마켓들이 특색을 살리면서, 공연유통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공급자인 기획사와 예술단체들도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거쳐 마켓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세일즈하는 등 시장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 아울러 단기적 계약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친밀한 인적 네트워크와 신뢰할만한 콘택트 채널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발표했다.

끝으로 소홍삼 본부장은 "공연유통 활성화는 정책수립자든, 공급자든, 수요자든, 매개자이든 그 어느 한쪽만이 잘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끌고 갈 수도 없는 일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문예회관의 활발한 공연활동, 기획사나 예술단체와 같은 공급자들의 양질 상품공급 등 적절한 대처 등이 한데 어우러질 때 비로소 발휘될 수 있다. 공연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관계자는 공동운명체로서 동반자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유통 활성화와 공연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층위의 네트워킹과 협력을 통해 문화자원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혜와 노력을 모아 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MHN 권혁재 기자·임우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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