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에 참여한 'Play for Life' 나희경 대표과 의상디자이너 김미나 부스 

[문화뉴스 MHN 제주, 장기영 기자] 13일 제주해비치호텔에서는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2017' 아트마켓의 두 번째 날이 열렸다. 오전부터 다양한 예술계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아트마켓 참가자 중 대학로에서 볼 수 있는 반가운 얼굴들, 1인 연극 기획사 'Play for Life' 대표 나희경과 의상디자이너 김미나를 만났다. 아트마켓에서는 비상업연극 관계자들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기에 이들의 얼굴이 더욱 반가웠다. 

(왼쪽부터) 김미나 의상디자이너, 나희경 대표

두 사람이 함께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아트마켓에 어떻게 참가하게 됐는지?

ㄴ 나희경 대표(이하 나희경) : 이번 부스는 'Play for life' 이름으로 신청해, 페미니즘 관련 연극 두 작품을 어서 가져왔다. 혼자 오기는 부담스러워 의상디자이너 김미나 씨를 모셔왔다. 전국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자리이니까, 의상디자이너로서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같이 오자고 말씀드렸다.

김미나 디자이너가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이 궁금하다.

ㄴ 김미나 디자이너(이하 김미나) : 현재 극단 달나라동백꽃에 소속돼 있다. 대학로에서 올라오는 연극 작업들에 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얼마 전 국립극단 차세대연극인스튜디오 쇼케이스 '누수공사'와 극단 신세계 '말 잘 듣는 사람들', '망각댄스' 등에 참여했다. 작품은 많이 참여하는 편이지만, 사실상 디자이너로서 어딘가에 자신을 홍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주로 아는 분들의 소개를 통해 작업을 이어가곤 한다. 이번 아트마켓을 통해서는 다른 방식의 작업연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참가하게 됐다.

부스 이틀 째 운영하면서 실제로 작업이 연결된 사례 있나? 

ㄴ 김미나 : 한두 분 정도 있었다. 공연단체가 많지 않지만, 공연 홍보하러 오신 분들께서 의상디자인 관련 문의를 꽤 주셨다.

 

 

아트마켓에 참여한 160여개 단체 중 비상업연극 관계자들의 부스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원인이 있다면?

ㄴ 나희경 : 일단 연극 분야, 그중에서도 순수연극 쪽은 팔리기 힘든 경향이 없지 않다. 또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우리가 있는 부스의 위치는 B급인데도 불구하고 2인 기준 44만원이었다. 여기에 항공료와 홍보물 제작비 등의 비용까지 합치면 총 예산이 100만원 가까이 된다. 나도 혼자 부담하기 어려우니 부스에 홍보물 가져온 공연 팀들과 참가비용을 1/3로 나눴다. 연극인들 입장에서는 이 페스티벌에 한 번 오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참여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연극단체들은 이 페스티벌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도 처음에 상업 프로덕션에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참가할 수 있었다. 아마 다른 연극 팀들은 알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순수연극 쪽에도 이 페스티벌이 많이 알려진다면, 그들에게 아트마켓의 참여가 도움이 될까?

ㄴ 나희경 :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국문예회관이 참여해 모이는 자리이고, 그들에게 우리 단체와 작업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니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번 페스티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연극인으로서 참여 소감이나 이 페스티벌의 장·단점 궁금하다.

ㄴ 나희경 : 우선 아트마켓에 전국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오기 때문에 우리 팀과 작업을 알릴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간이 다소 짧다. 또한 문예회관의 기획 담당자들도 오는 자리이지만, 지나가면서 명함만 수집만 하는 분들이 꽤 있어 아쉽다. 그리고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제주인(in) 페스티벌'로 많은 공연 팀들이 제주에 와 공연을 하게 됐는데, 내가 아는 팀은 제주도에 와서 공연장소가 계속 바뀌었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이 미리 긴밀하게 협의가 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런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 자체는 우리에게 참 고마운 일이다.

제주도가 아닌 내륙에서 페스티벌이 진행된다면 연극 단체들의 참여가 수월해질 수 있을까?

ㄴ 나희경 : 물론이다. 만약 서울에서 연극 단체들이 모여 이런 아트마켓을 진행한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여기는 어린이 공연이나 음악 공연 같은 작품들이 경쟁력이 있는 경향을 보이다 보니, 우리에게 관심이나 문의주시는 분이 그 팀들에 비해 적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부스에서 홍보 중인 작품과 프로그램 소개 부탁한다.

ㄴ 나희경 : 페미니즘 연극이라 불릴 수 있는 두 작품을 가지고 왔다. 하나는 지난 3월에 공연했던 'Make up to Wake up(메이크업투웨이크업)'이다. 여성이자 배우인 두 사람이 스스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자전적 이야기로 풀어 공연으로 올렸다. 두 배우 모두 유머 감각이 있는 편이라 공연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성관객들은 너무 공감해서 공연 도중 눈물을 흘리시는 경우가 많았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작품이다. 

다른 하나는 '아담스 미스'이다. '아담의 실수'이다. 프린지페스티벌에서 '우주마인드프로젝트'라는 팀이 초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남녀의 문제를 다룬다. 작품은 이 문제들을 정말 남녀의 문제라기보다는 '힘의 관계'로 해석한다. 특이한 것은, 이 작품은 극장 안보다는 야외나 극장 로비에서 공연되기 쉬운 작품이다. 접근하기 쉬운 작품이다. 

또한 이번 부스에서 '성희롱 예방지침'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영화 '걷기왕' 콘티 북에 수록돼서 화제가 되었던 캠페인이다. 연극에서는 대본 제본을 많이 하곤 한다. 대본에 '성희롱 예방지침' 내용이 포함되면 좋겠다 싶어서 다른 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고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성희롱 예방지침 내용이 인쇄된) 종이를 뽑아서 드려도 되는데 메일주소를 받아 자료를 드리고 있는 이유는, 우리 공연 자료도 같이 보내기 위해서다(웃음).

 

'메이크업투웨이크업'과 '아담스미스'의 재연 계획이 있다면?

ㄴ 나희경 : '메이크업투웨이크업'은 올해 10월 나온씨어터에서 재연 무대를 올릴 예정이다, '아담스미스'는 문화비축기지 하반기 프로그램으로 선정됐지만, 아직 공연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key000@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권혁재 기자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