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지독한 상황은 들어본적도 없어!"

 

[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2017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으로 출품되어 화제가 된 영화 '더 바'(감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가 15일 국내 개봉한다. 영화 '더 바'는 지난 3월 24일 스페인에서 개봉 당시 영화 '미녀와 야수'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스릴러 천재 감독의 귀환에 관객들이 흥행 폭발로 응답했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아침 출근 시간, 여느 때처럼 마드리드 광장에 위치한 '바'(Bar)는 가득 찬 손님들로 인해 바쁘기만 하다. 그런데 갑자기 커피를 마시고 나가던 사람이 총격을 당하고, 총상 환자를 구하러 나간 사람마저 저격당해 즉사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바' 안에 있는 8명의 사람은 패닉에 빠지게 된다. 통신은 두절, 뉴스에서는 총격 살인 사건의 흔적조차 나오지 않는가 하면, 시체마저 사라지면서 늘 북적이던 광장이 텅 비고 폐쇄되어버린다. 바에서 나가면 죽임을 당할 것 같고, 나가지 않고 버티기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화장실에는 의문의 죽음을 맞고 부풀어 올라 버린 시체까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외계인의 소행일까? 정부가 하는 생체실험조직인 걸까? 아니면 이 안에 킬러나 테러리스트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앞서 나갔다가 살해당한 사람들은 평범하게 살아가던 일개 환경미화원과 은행원일 뿐이었다. 공포는 우리의 본 모습을 보여준다. 턱수염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아랍인이던, 헛소리만 하는 노숙자이던, 15년 동안 바에서 일해온 직원이던, 소개팅 사이트에서 알게 된 남자랑 데이트를 앞둔 여자이던, 매일 말도 안 하고 슬롯머신만 돌려대던 손님이던, 누구 때문인지, 왜, 원인도 이유도 전혀 모른 채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밀폐된 공간에서 점점 미쳐가며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할 뿐이다.  

 

영화 '더 바'는 전염병 격리 수용자를 향한 정부의 대처 및 은폐에 대한 현대 사회의 테러리즘이 가져온 불확실한 현실을 꼬집고, 사람들의 인종차별과 편견 및 태도를 사회 비판적인 블랙코미디로 그린다. 또한, 유럽이라는 배경에서 2015년 11월 19일 프랑스 파리의 바타클랑 극장과 카페, 바들에 벌어졌던 테러를 떠올리게 하면서 유럽 전역에 퍼진 테러에 대한 공포를 보여주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바 안에 있어도, 바 밖에 나가도 죽게 된다는 극한 긴장감 속,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며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점점 극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영화의 전개는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폐쇄되어버린 바, 산소마저 부족한 지하실, 오물이 가득한 하수도까지, 스릴있고 공포스러운 상황 속에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기에 더 몰입하게 되는 영화 '더 바'를 보며 더위를 식혀보는 것도 좋겠다. '만약 당신이 지금 바에 갇혔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러닝타임 102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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