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한 번 정도는 꼭 봐야할 작품이 아닐까.

연극 '킬 미 나우'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하지 못하는 이들의 삶이 담겨 있다. 삶이란 단어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좋은 것, 싫은 것, 재미있는 것, 힘든 것, 슬픈 것 등등. 이 작품이 결코 슬픈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굴곡진 인생에는 흔히 어둡고 낮은 쪽만 보이기 마련이지만, 분명히 그들에게도 반대만큼의 밝고 높은 면이 있다. 그것이 삶이다. 이 작품을 보면 굳이 제이크와 조이의 사연에 나를 대입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공연을 보고 나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제이크와 조이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는 정점에 달한다. 절망의 터널을 계속해서 지나며 관객을 울리려고 작정한 작품이지만, 울리기 위해 울리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킬 미 나우'라는 이야기에 빠져든 그들의 진심이 와닿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스토리는 기술적인 면으로도 능숙하다. 예컨대 라우디는 어떤 기능적인 인물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이 잘 녹아있다. 그러면서 몸이 불편하지 않기에 대부분의 관객들이 제이크와 조이를 '바라보는' 것에 익숙한 반면 그에게 동질감을 느끼기도 쉽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서 정말 아쉬운 것은 '킬 미 나우'를 보러오고 감동을 느껴 객석에서 기립하는 우리 모두는 장애를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코 '장애' 자체가 이 극의 주제는 아니지만, 이 연극이 연극으로만 끝나지 않고 관객들의 가슴에 오래 남아 장애인에 관한 의미있는 발걸음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킬 미 나우
- 공연날짜 : 2017. 4.25 ~ 7.16.
- 공연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 각색 : 지이선
- 연출 : 오경택
- 출연배우 : 이석준, 이승준, 윤나무, 신성민, 이지현, 신은정, 이진희, 정운선, 문성일, 오성택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some@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