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헤 기자]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배소은)을 수상한 영화 '중독노래방'(감독 김상찬)이 15일 개봉한다. 시골의 한적한 지하 노래방에 자리한 중독노래방은 일제 강점기 때 작은 호텔로 사용되다가 노래방으로 개조되었다는 설정으로, 친숙한 공간이지만 고급스러운 듯 몽환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중독노래방의 사장 '상욱'(이문식)은 외출도 하지 않고 지하에 자리한 자신의 노래방 안에서만 생활하면서 살아간다. 특별히 하는 것이라고는 헤드폰을 끼고 야동을 보는 야동 중독자이다. 손님이라곤 파리 한 마리도 날리지 않는 노래방을 살리기 위해 도우미를 구하게 되고, 히키코모리같은 '하숙'(배소은)이 들어온다. 입는 옷이라곤 녹색 트레이닝복에 씻는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늘 같은 모습의 하숙은 인터넷 게임에만 몰입하는 게임중독자이다. 옷도 예쁘게 입지 않고 노래도 부르지 못하는 하숙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손님들을 사로잡는다. 겨우 살아나기 시작한 중독노래방에 화려한 경력을 가진 자칭 프로도우미 '나주'(김나미)가 들어오고 영업장에 몰래 숨어 도둑질로 연명해온 도벽 중독자 '점박이'(방준호)까지 함께 하며 활기를 띠고 하나의 가족처럼 지내게 된다.

 

네 주인공은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거나 숨고 숨기는 모습이지만 사실은 범죄의 피해자들이다. 상처 입은 그들의 표현에는 서툴고 외부와 단절된 전혀 다른 세상 같은 노래방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낯설지만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 치이고 손가락질받거나 상처 입을 때면 도피처 혹은 안식처가 필요하다. 중독노래방은 네 명의 주인공에게도, 그 외 손님들에게도 필요했던 장소였다. 전혀 다른 그들이 가족같이 되어가는 모습처럼 잘못되었던 생각과 방식은 바꾸면 큰 위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 어두운듯한 영화의 분위기와 장르는 개성 있고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다.

영화 '중독노래방'은 미스터리 판타지라는 장르 영화이지만 서스펜스, 블랙코미디,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들을 넘나들며 색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으스스한 듯 기묘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매력 있고 중독성 있다. 러닝타임 106분.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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