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투수 양창섭 등 TOP 20 루키들 '일렬 종대로!'

▲ 많은 고민 끝에 선정된 2017 고교야구 슈퍼루키 TOP 20 중 10명. 사진/구성=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1편에서 계속) 황금사자기 대회를 포함하여 2017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일정이 모두 마감되어 후반기 일정이 한창인 가운데, 각 권역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들이 하나, 둘씩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큰 경기에 강한 학교/선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전국 본선무대에서 야구장을 찾는 프로구단 스카우트 팀이 주목하는 점과 일치한다. 

이제 황금사자를 넘어 '청룡 여의주'의 주인이 되기 위해 후반기 일정을 소화하며 그라운드에서 점차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이려는 고교 3학년 야구돌(야구+아이돌)들. 시즌 시작부터 현재까지 프로 스카우트 및 팬들의 눈에는 어떠한 선수가 눈에 띄었을까. 그 동안의 성적, 그리고 프로구단 일부 스카우트 팀과 각 학교 감독들의 자문을 얻음과 동시에 필자가 전국을 돌면서 직접 목격한 장면을 종합하여 '2017년 주목해야 할 슈퍼루키 20명'을 각 포지션별로 한 명씩 선정해 보았다.

물론 1편에서 강조한 것처럼, 이들이 100% 프로에 진출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는 매년 본 고를 작성할 때마다 늘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고교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도 향후 신인지명 회의에서 '저러한 선수도 있었구나!'라는 생각만 가져 주면 좋을 것이라 본다. 2편 역시 투수 2명(우완/좌완투수 각 1명), 포수 1명, 내야수 4명, 외야수 3명 등 모두 10명으로 슈퍼루키들을 구성했다. 물론, 이 역시 루키들의 순위를 메기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님을 다시 한 번 더 밝히고자 한다.

우완 투수 : 덕수고 투수 양창섭

올해 서울 지역에서 1차 지명권을 행사하는 넥센, 두산, LG는 행복한 비명을 질러도 좋을 것 같다. 올해 서울 지역 고교 우완 투수 인재군 중 휘문고 와일드씽 안우진이 첫 손에 꼽는다 해도 150km 속구를 자유 자재로 구사하는 이들 역시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재들 중 가장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덕수고 투수 양창섭의 존재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 황금사자기 MVP에 선정되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 역시 같은 대회 MVP를 2연패하며 스스로 괴물임을 인증해 보였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은 148km을 기록했으며, 현재 덕수고를 이끄는 양백김(양창섭, 백미카엘, 김동찬) 트리오 중 가장 상태가 좋다. 경기 운영 능력, 제구력 모두 탈(脫) 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프로에서 조금만 더 가다듬을 경우 롱 릴리프나 필승조, 5선발 정도는 거뜬히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좌완 투수 : 마산용마고 투수 박재영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황금사자기 준결승전에서 보여줬던 단 한 번의 위력적인 투구로 본인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경기 시작 직후 여섯 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마치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는 것과 같았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구가 연고팀 NC 다이노스의 관심을 끌게 한다. 3학년 진학 이후에도 많은 볼을 던지지 않아 어깨 상태가 좋다는 점도 박재영에게는 호재다. NC가 1차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해도 2차 지명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만한 좌완 인재다.

▲ 덕수고를 이끄는 두 축, 포수 윤영수(사진 좌)와 에이스 양창섭(사진 우). 사진ⓒ김현희 기자

포수 : 덕수고 포수 윤영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좋은 포수 인재들이 많이 배출됐다. 세광고 포수 김형준이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으로 선발되면서 높은 인지도를 얻었던 반면, 덕수고 포수 윤영수는 두 번의 황금사자기에서 모교를 2연패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 팀의 4번을 맡고 있을 정도로 타격감도 좋고, 큰 경기 경험이 많아 찬스에도 강하다. 동문 선배인 한승택(KIA)의 재림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이기고자 하는 투지도 강하고, 2루 송구 능력과 주자 견제 능력 모두 평균 이상이다. 2017 고교 포수 4천왕 중 한 명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내야수 : 배명고 곽빈, 경남고 한동희, 장충고 최준우, 동산고 김정우

1편과 마찬가지로 내야수 부분 중 한 자리는 투-타 모두 가능한 올라운더로 배치했다. 실제로 배명고 올라운더 곽빈은 주 포지션을 딱 꼬집을 수 없을 만큼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때로는 1루수로, 때로는 3루수로 출전이 가능하며, 투수로도 최고 152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진다. 말 그대로 김동주의 배명고 시절을 보는 듯하다. 특히, 청원고와의 주말리그 후반기 경기에서는 투수로도 강속구를 던지며 승리 투수가 됐고, 타자로도 승리를 확정 짓는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혼자 '북 치고 장구 쳤다'. 이 정도 페이스라면, 서울 권역 1차 지명이 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경남고 3루수 한동희는 지난해부터 모교를 이끌면서 적지 않은 홈런포를 쏘아 올린 내야 유망주다. 묵묵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늘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한동희의 매력이다. 특히, 지난해 롯데기 친선 대회에서는 사직 구장에서 홈런포를 가동할 만큼, 가공할 만한 파워를 선보인 바 있다. 만약에 연고팀 롯데가 타자에 1차 지명권을 행사한다면, 그 0순위가 바로 한동희가 될 전망이다. 경남고 시절의 이대호와 비슷하다고 해서 생긴 별명도 '리틀 이대호'다.

▲ 경남고의 두 축, 내야수 한동희(사진 좌)와 외야수 예진원(사진 우). 사진ⓒ김현희 기자

장충고 유격수 최준우는 올해 고교 유격수 4천왕 중에서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 도루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하여 4할 타율로 한때 이영민 타격상의 유력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다. 방망이 실력과 주력, 그리고 수비 센스 모두 동문 선배 최종은(중앙대)보다 낫다는 평가다. 팀의 주장으로 선수들의 역량을 한 데 끌어모으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현재 팀 사정에 의해 3번을 맡고 있지만, 오히려 1번 타순에 최적화된 인재이기도 하다.

동산고 내야수 겸 투수 김정우 역시 투-타를 겸업하는 만능꾼이다. 지난해에는 타자로서의 재능을 많이 보여줬다고 한다면, 올해는 구원 투수로서의 역할을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4km를 마크하고 있지만, 볼 끝이 묵직하여 왠만한 고교 레벨 타자들이 건드리지 못한다. 타자로는 주로 3번을 맡으면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는 주로 3루수나 유격수를 맡고 있지만, 2루 수비 또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대통령배 대회 수훈상의 주인공으로, 이미 연고팀 SK는 김정우를 1차 우선 지명 후보 중 하나로 낙점한 상황이다.

외야수 : 천안북일고 최상민, 인천고 민성우, 동산고 장두성

1편에 소개된 외야수들 외에도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인재들은 꽤 있다. 그 중 천안북일고에서 주로 중견수를 맡고 있는 3학년 최상민은 올 시즌 초반부터 재간둥이 외야수로 꽤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인재였다. 주로 1번 타순에 배치되어 자기 몫을 다 한다. 호타 준족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발도 빠르며, 후반기 첫 경기에서는 아예 투수로도 나설 만큼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깨우칠 만큼 두뇌 회전도 빠르다. 프로 입단시 경험만 더 쌓는다면, 충분히 1군 무대 조기 데뷔가 가능하다.

▲ 타석에 들어 선 천안북일고 외야수 최상민. 사진ⓒ김현희 기자

인천고에서 주장이자 중심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만능꾼' 민성우는 사실 정해져 있는 포지션이 없을 만큼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그의 포지션은 포수로 기록됐고, 올해는 주로 우익수로 경기에 출장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투지가 넘치며, 주장으로서 책임감도 크다는 점이 강점이다. 홈런포를 가동할 만큼 장타력에 있어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현재 4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모교 인천고의 본선 무대 진출을 이끌 만한 인재로 손꼽힌다. 프로 입단의 꿈이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팀 사정에 맞게 포지션이 고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동산고에서 주로 1번을 치고 있는 장두성은 사실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인재다. 발 빠르고, 방망이 중심에 맞추는 재주가 범상치 않다. 지난해 대통령배 대회에서 MVP를 받았던 정수근(동국대)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는 주로 좌익수를 맡고 있지만, 딱히 어느 포지션 하나를 두고 고민하지는 않는다. 프로 입문시 힘을 더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2017 고교야구 슈퍼루키, 3편(뒷이야기)에서 계속 -

eugenephil@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