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n Mueck, 'Woman In Bed'(2005), collection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Paris © Patrick Gries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5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전시인 '하이라이트'(HIGHLIGHTS)가 개최된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첫 번째 아시아 투어를 알리는 이번 전시는 1984년 재단이 설립된 이래 줄곧 세계적인 명성을 지켜온 까르띠에 재단의 소장품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7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가졌던 이불의 당시 작품 '천지'가 다시 한 번 국내 관람객에게 소개된다.

▲ View of the exhibition The Great Animal Orchestra,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Paris, 2016© Bernie Krause / © UVA

홍이지 큐레이터는 "SeMA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공동 기획으로 선보이는 '하이라이트' 전은 주요 소장 작품을 선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귀 기울이고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시각 예술의 형태와 언어를 빌어 보다 높고 찬란하게 빛나는 예술의 존재 가치를 되새겨 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 홍이지 큐레이터, 최효준 관장, 에르베 샹데스 관장, 그라치아 콰로니 큐레이터

이 날 기자간담회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최효준 관장, 홍이지 큐레이터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에르베 샹데스 관장, 그라치아 콰로니 큐레이터의 축사와 Q&A로 시작했다. 

최효준 관장은 "서울시립미술관이 현대미술에 대한 고민, 사회적 소통 확대 등을 함께 선보이게 되는 자리이다. 작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시각예술 활성화하려 한다. 한국작가 3인이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소장전을 서울에서 열기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에르베 샹데스 관장은 "서울은 창의적인 도시이지만 잘 알지 못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서울을 다시 발견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소장품은 특별하다. 창의적인 작품을 창조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다. 아티스트들과 밀착해서 일을 하는 방향으로 하고 싶었다. 컬렉션을 수집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컬렉션을 통해서 아티스트들과 만나는 것이다.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많은 경우에는 제작주문을 하고 아티스트와 만남을 이어간다. 그것이 공동체로 발전한다."며 "우리는 코스모폴리탄한 재단이다. 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과 일을 하고 있고 저희 재단은 문화적으로는 프랑스, 유럽에 뿌리를 박고 있지만 가치를 보면 호기심이라는 가치관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전하며 이번 소장전의 취지와 재단의 방향성을 밝혔다. 

또한 "한국에 와서 예술계를 알고 배우고 가고싶다. 한국에 또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초대에 응해준 작가들에게 고맙다."고 작가들에게 감사의 표시 또한 잊지 않았다.  

▲ '하이라이트'전에 참여한 작가들

작가로서는 레이몽 드파르동, 장 미셸 알베롤라, 마크 쿠튀리에, 엘리자베스 딜러, 버니 크라우스, 쉐리 삼바, 유브이에이, 파킹찬스, 이불, 선우훈이 참여했다.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 작가들의 흥미로운 대답이 돌아왔다.

▲▲ Chéri Samba, J'aime la couleur, 2010, acrylic on canvas and glitters, 205 x 305 cm, collection of the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Paris © Chéri Samba © Chéri Samba

셰리 삼바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보여지기위한 것이 아니라 색채의 개념과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었다."면서 "내가 화가이기 때문에 이해를 잘 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색깔에 대해서도 그렇다. 내 피부를 예를 들면 색이 짙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방 안에 완전히 하얀분은 없는 것 같다.(웃음) 피부에 색깔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학자 과학자들이 색깔의 개념에 대해 말해주면 좋겠다. 나는 회화를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색채의 개념을 가르칠 수 없다. 그래서 색깔에 대해서는 정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이런 것이다."라고 재미있는 대답을 내놨다. 

▲ 박찬경 작가가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또, 이 날 행사에는 한국작가들도 함께 참여하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파킹찬스의 박찬경 작가는 "폐허가 된 현실을 증강된 현실로 보여줄 때 생생하다고 생각했다. 3D와 사운드를 구현할 때 흥미로울 수 있다고 확신했다. 보는 것보다 제작이 더 재미있었다. 어려운만큼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감독 박찬욱과 작가 박찬경 형제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파킹찬스는 박찬욱 감독의 2000년작 '공동경비구역JSA'를 위해 제작하였던 세트장을 3D로 촬영하고 영화의 사운드를 더한 신작 '격세지감'을 선보인다. 

웹툰 작가로서 중견작가들과 전시에 처음 참여한 선우훈 작가는 작품에 드러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과 한국 사회에 관한 문제의식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한국사람으로서 겪을 수 밖에 없는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 그것을 만화적으로만 다루는 게 아니라 저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주목했다. 여성혐오 이슈들이 스마트폰을 매개로 많이 퍼진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급진적인 변동사항이 스마트폰을 매개로 전파가 되었고 이 모든 일들을 선형적으로 배치하는동안 맨 처음에 시작으로 생각했던 건 샤를리에 테러였다. 그것이 한국에 미친 여파와 정치적인 상황, 한국이라는 나라에 어떻게 퍼지게 되었는지를 기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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