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황금사자기 대회를 포함하여 2017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일정이 모두 마감되어 후반기 일정이 한창인 가운데, 각 권역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들이 하나, 둘씩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큰 경기에 강한 학교/선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전국 본선무대에서 야구장을 찾는 프로구단 스카우트 팀이 주목하는 점과 일치한다. 

이제 황금사자를 넘어 '청룡 여의주'의 주인이 되기 위해 후반기 일정을 소화하며 그라운드에서 점차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이려는 고교 3학년 야구돌(야구+아이돌)들. 시즌 시작부터 현재까지 프로 스카우트 및 팬들의 눈에는 어떠한 선수가 눈에 띄었을까. 그 동안의 성적, 그리고 프로구단 일부 스카우트 팀과 각 학교 감독들의 자문을 얻음과 동시에 필자가 전국을 돌면서 직접 목격한 장면을 종합하여 '2017년 주목해야 할 슈퍼루키 20명'을 각 포지션별로 한 명씩 선정해 보았다. 물론 이들이 100% 프로에 진출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는 매년 본 고를 작성할 때마다 늘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고교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도 향후 신인지명 회의에서 '저러한 선수도 있었구나!'라는 생각만 가져 주면 좋을 것이라 본다. 분야는 투수 2명(우완/좌완투수 각 1명), 포수 1명, 내야수 4명, 외야수 3명 등 모두 10명으로 하되, 1편과 2편으로 나누어서 총 20명의 유망주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한다. 다만, 1편과 2편에 등장하는 루키들의 순위를 메기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님을 다시 한 번 더 밝히고자 한다.

우완 투수 : 휘문고 투수 안우진 

올해에는 유난히 많은 우완 속구 투수 재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꽤 많은 숫자가 모이다 보니, 프로 스카우트 팀도 '즐거운 비명'을 지를 만했다. 속구 투수 인재들의 절대 숫자부터가 이미 지난해의 그것을 능가했다. 대부분 140km 중/후반대의 볼을 너무 쉽게 던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정하기 어려웠던 포지션이 바로 우완투수였다. 하지만, 올해 우완 최대어가 휘문고 에이스 안우진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지난해 전반기까지는 재활로 실전에 투입되지 못했지만, 후반기 및 봉황대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속구 투수로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였기 때문이었다. 특히, 올해 최고 구속 156km를 마크, 이미 지난해 윤성빈(롯데)의 기록(153km)을 경신했다. 현재 서울 지역 1차 지명 0순위로 손꼽힌다.

좌완 투수 : 성남고 투수 하준영

반면, 좌완 투수 인재들은 우완 투수들에 비해 그 숫자가 적었던 점이 아쉬웠던 부분. 그러한 가운데서도 저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인재들도 분명 있었다. 성남고 투수 하준영은 그러한 조건에 딱 맞은 사우스포였다. 1학년 때에는 청룡기 감투상, 2학년 때에는 대통령배 감투상을 받으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렸다. 3학년 진학 이후에는 부쩍 힘을 길러 마침내 빠른 볼 최고 구속 140km를 마크했다. 경기 운영 능력, 이닝 소화력, 위기 관리 능력 등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지만, 프로 입문 이후에는 힘과 경험을 동시에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수 : 세광고 포수 김형준

언제부터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프로에서 써 먹을 만한 포수 재원이 없다.'라는 것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진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안방의 중요성을 인지한 깨어 있는 지도자들이 좋은 포수를 육성하는 데 애를 쓰며, 좋은 인재들이 많이 등장하게 됐다. 프로에서의 경험과 육성은 나중 문제인 것이다. 그 중 경험과 타력, 수비력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가 바로 세광고 포수 김형준이다. 이미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청소년 국가대표팀으로도 선발된 바 있고, 3학년 진학 이후에는 부쩍 힘을 키워 장타력도 늘었다. 올해 역시 크게 이변이 없다면, 태극 마크를 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야수 : 서울고 강백호, 마산용마고 오영수, 경북고 배지환, 동산고 한경빈

내야수 부분 중 한 자리는 투-타 모두 가능한 올라운더로 배치했다. 실제로 서울고 올라운더 강백호는 주 포지션이 포수지만, 투수를 포함하여 1, 3루, 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1학년 때 잠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2학년 때에는 주로 1루나 외야를 봤고,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필요시마다 포지션에 변동을 줬다. 지난해 추계리그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고, 실제로 포수로도 대성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지만, 강정호(피츠버그) 역시 광주일고 시절에는 포수와 투수를 봤다. 강백호 역시 입단하게 될 팀의 운영 지침과 육성 결과에 따라서 본인의 포지션을 정할 수 있다. 전학 규정으로 인하여 1차 지명 대상자가 아닌 만큼, 2차 1라운드 상위 지명이 유력하다.

마산용마고 3루수 오영수는 지난해 '월드 파워 쇼케이스'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하여 호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미 장타력에서 합격점을 받은 만큼, 연고팀 NC 다이노스가 그를 '포스트 박석민'으로 눈독 들일 수 있다. 올해 역시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두 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거포로서의 본능을 유감 없이 드러내 보였다. 수비 센스 역시 꽤 수준급. 여기에 야구 외적으로 스포테이너로서의 끼도 상당하다. 그라운드 안에서 쇼맨십을 보여 주는 것 또한 프로가 해야 할 일이다.

경북고 유격수 배지환은 올해 고교 유격수 4천왕 중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방망이 실력과 주력, 그리고 수비 센스 모두 김상수(삼성)의 경북고 시절보다 월등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배지환의 가장 큰 장기는 '투지'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절대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고 오직 방망이와 글러브만 잡는다. 올해 역시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겠다는 각오로 그라운드에서 허슬 플레이를 펼친다. 절대 본인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동산고 내야수 한경빈 역시 2017 고교 유격수 4천왕 중 한 명으로 인정 받기에 충분하다. 이미 지난해부터 고타율과 빠른 발로 호평을 받았고, 올해 역시 어느 타순에 배치되어도 제 몫을 다 할 만큼 빼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 대해 정작 본인은 "체격 조건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한경빈보다 작았던 KIA 김선빈도 현재는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리드오프 스타일이지만, 프로에서는 하위 타순에서도 제 몫을 다 할 수 있는 유망주다.

외야수 : 경남고 예진원, 서울고 이재원, 성남고 오혜성

많은 투수 인재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올해 외야수 중에서도 꽤 좋은 인재들이 많다. 그 중 경남고에서 주로 중견수를 맡고 있는 3학년 예진원은 전국 외야수들 가운데서도 첫 손에 꼽을 만큼 빼어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3번 타순이 제격이지만, 때로는 1번 타자로도 나서면서 공격 첨병 역할에 충실하기도 한다. 호타 준족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타격과 주루 센스가 이미 탈(脫) 고교급이라는 평가다. 몰아치기에 능하고, 큰 경기에 강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프로 입단시 경험만 더 쌓는다면, 충분히 1군 무대 조기 데뷔가 가능하다.

서울고 중심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거포 이재원은 사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1루수나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그러나 올해 우수 고교 초청 대회를 앞두고 외야수로 전업, 현재 팀에서 우익수를 맡고 있다. 홈런을 쉽게 기록할 만큼, 힘이 장사다. 선구안 또한 꽤 수준급. 지난해 청룡기 대회에서는 2학년의 몸으로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거포 외야수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인재임에 틀림없다.

성남고에서 주로 3번을 치고 있는 오혜성은 사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인재다. 발 빠르고, 방망이 중심에 맞추는 재주가 범상치 않다. 이러한 재주가 지난해 대통령배 대회에서 꽃을 피우며, 타격상을 받기도 했다. 수비는 주로 중견수를 맡고 있지만, 딱히 어느 포지션 하나를 두고 고민하지는 않는다. 프로 입문시 힘을 더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2017 고교야구 슈퍼루키, 2편에서 계속 -

eugenephil@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