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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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6개월 전 이사한 동네에는 유독 미취학 아동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을 마주치는 경우가 많은데 육아에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율을 강조하자니 부모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한다는 생각이 들고,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자니 부모에게 의존하는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육아란 참 어렵다.

그런 부모들에게 어느 정도의 혜안을 줄 책이 한 권 있다. 바로 『프랑스 아이처럼』이다. 미국의 기자 출신 저자가 본 프랑스식 육아는 걱정이 없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부모인 것처럼 보여준다. 아이들이 식당에서 그 긴 프랑스식 식사 시간 동안 얌전히 앉아 있고, 밤에 잠투정도 하지 않는다. 프랑스 부모들은 세상의 축복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저자인 파멜라 드러커맨은 미국에서는 아이들의 가족 안에서 군림하는 '앙팡루아'가 대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부모가 아이들의 최고의 것을 주고 싶어하는 이기심에서 아이에게 모두 맞춰주어 생기는 문제로, 아이들에게 혼돈만 가중시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프랑스 아이들의 어떤 육아법에서 자라나게 되는 것일까?

프랑스 육아의 방법은 "아이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아이를 위해 온 가족이 희생하는 것은 안되며, 가족의 합의된 규정된 틀에 맞춰 아이를 키운다. 아이를 위해 기존의 틀을 바꾸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 규정 안에서 아이를 자유를 얻는다. 태어나자마자 합의된 규정과 그 틀 안에서의 자유는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규정 안에서 아이를 떼를 써도 절대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좌절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규정에 속한 행동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극단의 규율과 너그러운 방종이 공존하는 프랑스식 육아법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이를 처음 양육하는 부모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 파멜라 드러커맨(Pamela Druckerman)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 섹션 기자로 전 세계를 누비던 파멜라는 어느 날 회사로부터 정리해고 통보를 받고 좌절에 빠진다. 그녀는 반쯤 도피성으로 결혼을 택하고, 곧이어 출산과 육아라는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영역으로 어느 날 갑자기 뛰어들게 된다. 그것도 생면부지의 프랑스 파리에서. 임신과 출산에 필요한 정보를 모으며 조바심을 내며 첫 아이를 기다리던 파멜라는, 문득 주변의 생경한 풍경에 눈을 돌리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소란 한 번 피우는 법 없이 식탁에 얌전히 앉아 코스요리를 먹는 유아들, 부스스한 머리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아이 뒤치다꺼리를 하는 대신 트렌치코트에 풀 메이크업을 하고 하이힐을 신은 엄마들, 놀이터나 쇼핑센터에서 떼를 쓰거나 내달리거나 징징대지 않는 아기들, 치킨너깃 대신 삶은 부추와 브로콜리와 파프리카를 즐겨 먹는 아이들, 생후 2~3개월부터 밤새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자는 아이들…처음엔 우연한 일치인 줄 알았다. 주변의 몇몇 가정에서만 벌어지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수첩을 들고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하면서 파멜라는 이것이 프랑스의 뿌리 깊은 인간이해로부터 비롯된 독특한 육아 철학으로 인해 가능한 일임을 알게 된다. 저자 파멜라 드러커맨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로 일했으며,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마리클레르」 등에 수시로 기고를 하고 있고, CNBC, BBC, 투데이쇼, 오프라닷컴 등 다수의 매체에 출연한 바 있다. 전작 《지구촌 불륜 사유서》는 8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세 아이와 남편과 함께 파리에 살고 있다.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아니(독서문화콘텐츠 기획자) artietor@mhns.co.kr

   
▲ 아니 [부사] 1.부정이나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 어떤 사실을 더 강조할 때 쓰는 말. 모두 공감하지 못했도 좋다. 설득시킬 마음은 없다. 내 삶에 나도 공감하지 못한다. 대학에서 문학평론을 전공하고, 언어교육학으로 석사를 마쳤다. 지금은 독서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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