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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덴마크에서 구금돼 있던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국내로 강제 송환돼 31일 오후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정 씨는 KE926편에 탑승한 직후인 한국시간 31일 오전 4시 8분쯤 검찰에 체포됐으며, 이날 오후 2시 39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정 씨가 도착하는 즉시 압송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화여대 학사 비리 혐의로 체포된 정씨를 상대로 검찰은 삼성 뇌물수수, 해외 재산 은닉 의혹도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 씨가 국내에 입국하면서 그를 송환할 수 있었던 범죄인 인도 청구가 주목받고 있다.

범죄인 인도 청구란, 범죄인 인도 협약이 체결된 국가 간에 상대국으로 도피한 범죄 피의자를 자국에 송환할 수 있게 요청하는 제도를 말하며, 지난 1990년 호주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평의회 회원국 등 76개 국가와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또한, 이 중 20개 국가와는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체결해 범죄인 인도 절차 이외에도 수사 단계부터 양국 간 사법 공조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른 국가와의 공조가 필요한 부분이기에 법무부와 외교부가 동시에 움직인다. 실무적인 절차와 범죄인 인도 사유 등에 대한 법무부의 신청을 외교부가 상대국 외교부에 전달하는 형태다.

다만, 범죄인 인도법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무기금고, 장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때에만 범죄인을 외국에 인도하거나 외국에서 인도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 씨 역시 적용된 혐의인 업무방해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는 만큼 범죄인 인도 청구 요건을 충족했다.

범죄인인도 절차는 우리 법무부가 외교부를 통해 피청구국 외교부로 자료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피청구국의 법무부는 인도청구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자국 검찰에 인도청구 요청을 내려보낸다. 이후 피청구국 검찰은 인도심사를 청구하는 한편 인도구속영장을 청구한다. 피청구국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되면 해당 범죄인은 구금된 상태로 인도 심사를 받게 된다.

범죄인 인도 청구의 대표적 사건이 '이태원 살인사건'이다. 지난 1997년 4월 이태원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한국인 조 모(당시 22세) 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1월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아더 존 패터슨은 2009년 범죄인 인도가 청구된 지 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미국 법원은 2012년 10월 범죄인 인도 허가를 결정했지만, 패터슨이 법원의 모든 판결에 불복하는 한편, 범죄인 인도와 별개인 인신보호청원까지 제기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송환을 지연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터슨은 2015년 9월 23일에서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됐고, 2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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