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8회 서울연극제 폐막식 이후 포토 타임이 열렸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화 生] 아르코 대극장 귀환 서울연극제,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4관왕 올라 ① 에서 계속됩니다.

2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38회 서울연극제 폐막식이 열렸다. 폐막식과 함께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자, 시상자, 참석자는 어떤 말을 남겼을까?

먼저 서울연극제 최용훈 예술감독은 "여러분이 연극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의도치 않게 특이한 점이 있었다"라며, "연극제 사상 여성 연출가 비중이 이번이 처음으로 50%였다. 남자 5명, 여자 5명이다. 의도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연극계도 여성 파워가 점점 올라오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예술은 도전하고, 좌절하고, 실패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니, 오늘 수상 결과에 모두 응원을 보낸다"라고 환영사를 남겼다.

▲ 노경식 작가가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이어 "올해가 38회라고 하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라고 입을 연 노경식 원로 작가는 "나는 제1회 서울연극제부터 1990년대까지 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 JTBC의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에서 '비하인드 뉴스' 코너가 있다. 나도 1980년대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싶다. 1985년 극단 산울림의 '하늘만큼 먼나라'가 그해 '대한민국연극제(서울연극제 전신)'에서 대상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대상뿐 아니라, 임영웅 연출이 연출상, 주연인 조병남, 백성희 선생님이 연기상을 받았다. 상을 휩쓸어서, 희곡상도 받아야 했지만 나는 빠졌다. 그 당시 심사위원장인 이해랑 선생님을 만나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노경식 작가는 "술자리에서 선생님 섭섭하다고 말을 했더니, 이해랑 선생님은 '너는 그전에 상을 많이 받았으니 뺐다. 너는 생활도 나아가고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게 낫겠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생각을 해보니, 이 연극제에서 참가를 한 단체나, 참가를 못한 단체, 상을 받는 분과 그렇지 못한 분이 계실 것이다. 결과에 모든 것을 다 잊고, 연극의 발전과 장래를 위해 다 같이 한껏 뛰어주시면 좋겠다"라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에 사회를 맡은 서이숙 배우는 "작가들의 고혈을 짜내서 쓰는 글들을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 극단 단홍, 극단 로얄씨어터, 극단 연우무대 관계자가 특별공로상을 받고 있다.

축사 이후, 특별공로상을 받은 극단 로얄씨어터의 윤여성 대표는 "1987년 명동에서 삼일로 창고극장을 운영하면서 시작한 로얄씨어터가 30년이 지났다"라고 회상했다. 배우이기도 한 윤여성 대표는 "30년 동안 160회 정기공연을 올렸고, 500여 단원도 배출했다. 30년 동안 열심히 뛰어 올라왔다면, 앞으로 천천히 주위를 돌아보며 공연하겠다"라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성자의 노래(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영화 '국가대표' 주제가인 '버터플라이'를 부르며 박수를 받은 연극인복지재단 합창단의 한 단원은 "저희는 매주 화요일 오전, 연극인복지재단 세미나실에서 노래하고 있다"라며, "노래를 잘하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 연극인이 같이 노래하면서, 서로서로 보듬는 노래를 하는 것이 목표다. 노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참가 신청을 해주시면 좋겠다"라며 홍보 인사말을 남겼다.

다음은 각 부문 수상자의 수상 소감이다.

▲ 서지영 '손' 무대디자이너가 소감을 남기고 있다.

무대예술상 : 서지영 '손' (무대)  
ㄴ 작품을 맡은 이기쁨 연출과 나는 소품 디자인과 조연출의 관계로 만났다. 내 첫 연극 무대 디자인이 이기쁨 연출의 데뷔 연극이었다. 그 관계가 10년 가까이 되어간다. 그 사이에 창작집단 LAS도 탄생했다. 이 자리를 빌려 이기쁨 연출과 단원 여러분께 '당신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김영빈 '벚꽃동산' 조명디자이너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무대예술상 : 김영빈 '벚꽃동산' (조명)
ㄴ 이성열 연출님을 비롯한 극단 백수광부 배우분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 제일 먼저 전화를 드릴 분이 계신다. 나에게 조명을 가르쳐주신 스승님인 김창기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전화하고 싶다.

▲ '말 잘 듣는 사람들'의 김보경 배우가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신인연기상 : 김보경 '말 잘 듣는 사람들'
ㄴ 내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 모르겠다. 감사하다. 그리고 공연 보신 분 중에 "너무 폭력적이다. 저게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이해할 수 없다"라는 공연 평을 본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는 대한민국이 문제인 것 같다.

▲ '손'의 이주희 배우가 신인연기상 소감을 남기고 있다.

신인연기상 : 이주희 '손'
ㄴ 애 엄마 배우 이주희다. (울먹이며) 50대 엄마 연기를 30대 배우가 하기에는 너무나 벅찼고, 아무리 잘하는 연기처럼 보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너무나 부담스럽게 시작했다. 좋은 배우가 많은데, 나를 믿어준 이기쁨 연출님께 감사드린다. 아기가 아직 어린데, 나를 믿어준 친정 가족, 사랑하는 신랑, 밖으로만 돌아다니는 며느리 사랑해주시는 시댁 식구들, 사랑하는 창작집단 LAS 동료 모두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

▲ '지상 최후의 농담'의 김재건 배우가 연기상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연기상 : 김재건 '지상 최후의 농담'
ㄴ 후배들이 많은데, 이 상을 받아서 송구스럽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대학로에서 연극을 시작한 지는 7년밖에 되지 않아서 신인이다. 그래서 더 나은 연극을 하라는 격려 차원에서 준 것 같다. 감사하다. '지상 최후의 농담'에 출연한 배우, 스태프 여러분이 이 상의 주인공이다.

▲ '사람을 찾습니다'의 김정팔 배우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연기상 : 김정팔 '사람을 찾습니다'
ㄴ 이렇게 상을 받을 줄 알았으면 넥타이라도 매고 왔을 텐데, 사실 넥타이도 못 맨다. 넥타이도 못 매는 나에게 이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28년 만에 상을 받는다. 모자를 벗으면 얼굴이 달라지는데, 너무나 기쁘다. 가장 기쁜 날인 것 같다. 어머니 속도 썩였는데, 효도하게 되어서 감사하다. 연출님, 작가님, 대표님, 함께한 스태프와 배우분들께 감사하다. 51세에 다시 시작하겠다.

▲ '페스카마-고기잡이 배'의 유승일 배우가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연기상 : 유승일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ㄴ 40 몇 개월인 아들놈이랑 같이 왔다. 어떻게 말해야할 지 모르겠다. '페스카마호'에 승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임선빈 연출님께 감사드리고 고맙다. 남자만 17명이다. 남자 냄새, 오만 냄새 풍기면서 한 달에 20일 정도 연습했다. 나 혼자 받은 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감사하다. 그리고 연습하고 늦게 들어가고, 술 마시고 들어가는데, 째려보는 거로 잔소리를 끝내는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감사하다.

▲ '원무인텔'의 김나윤 배우가 연기상을 받았다.

연기상 : 김나윤 '원무인텔'
ㄴ 사실 기획하시는 분이 며칠 전에 전화를 주셨다. 본인이 못가니, 나라도 꼭 가라고 했다. 조연출과 머릿수를 채우려고 왔는데,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 배우들이 고민을 많이 했고, 힘든 작품이었다. 연출님을 비롯한 스태프 여러분 덕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연을 잘 마친 것 같다. '원무인텔' 함께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열심히 하겠다.

▲ 임선빈 작·연출이 소감을 남기고 있다.

희곡상 : 임선빈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는 2014년 서울연극제 개막식 이후 처음 들어왔다. 이 극장에 오게 된 것만으로 나에게는 폐막식 자리의 의미가 깊다.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희곡의 절반은 내가 쓰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페스카마호' 선원을 인터뷰했고, 관계자의 인터뷰가 굉장히 깊은 뼈대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됐다. 희곡으로 부족한 점은 배우와 스태프가 채워줬다.

최용훈 예술감독 말처럼, 서울연극제의 정통성과 상징성 이어받아, 앞으로 서울연극제에서는 '여성극작가', '여성연출가'라는 타이틀을 떼고, '극작가', '연출가' 타이틀을 받고 싶다. 이제야 비로소 작가가 된 것 같다. 어렵게 생활하시는 노동현장에 있는 분, 멀리 먼바다에 나가 고기를 열심히 잡는 모든 선원, 그리고 이 스태프와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연출상 : 임선빈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ㄴ 연출상 수상 소감은 호명으로 대신하려 한다. 김구민, 김동림, 김방언, 김성태, 김재현, 박경주, 송현섭, 양권석, 오일룡, 유승일, 이권섭, 이민재, 이현주, 정구민, 정진혁, 한동훈, 황기석, 허병필(이상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출연 배우), 그리고 서울연극제를 준비하시느라고 몸과 마음고생 많았을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 전체 분들, 최용훈 선생님, 심사위원 선생님들, 정형석 드림씨어터 컴퍼니 대표님, 홍보마케팅 벨라뮤즈 권혁미 대표님 등 모든 스태프와 가족에게도 감사하다. 이 연출상은 지금 호명한 분들이 만든 상이다.

▲ (왼쪽부터) 박해수, 서이숙 배우가 사회를 맡았다.

임선빈 연출에게 사회를 맡은 배우 서이숙은 남성만 나오는 연극이 아니라, 여성만 나오는 연극은 있는지 물었다. 이에 임선빈 연출은 "여자 배우들만 나오는 작품은 아닌데, 사실상 주목받지 않았지만, 여자가 주인공인 드문 희곡 두 작품이 있다. 관심 있는 제작자나 배우님은 연락 부탁드린다"라고 답했다.

▲ 김수정 극단 신세계 대표가 관객평가단 인기상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관객평가단 인기상 : 극단 신세계 '말 잘 듣는 사람들'
ㄴ 김수정 극단 신세계 대표 : 이렇게 큰 상은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것 같다. 관객분이 준 상을 저희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관객분을 너무나 불편하게 하고 있으므로, 죄송한 마음이 있다. 이 상을 받자마자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보다 우리 극단과 관객분들이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식참가작에 우리는 처음부터 들어오지 않았다. 추가로 들어오게 됐는데, 평소보다 많은 관객이 왔고, 작업자분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진심으로 좋은 선물이라 생각한다. 서울연극제는 연극을 할 때 선망의 대상이었다. 경연을 목적으로 시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목받지 못한 열악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연극제가 됐으면 하는 철없는 저의 소견을 전한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작업하는 모든 분이 힘내셨으면 좋겠다.

▲ 이기쁨 창작집단 LAS 대표가 우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우수상(종로구청장상) : 창작집단 LAS '손'
ㄴ 이기쁨 창작집단 LAS 대표 : 먼저, 앞에 받으신 많은 분 축하드린다. 좋은 마음으로 좋은 사람이 계속 되라고 주신 것 같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연극을 하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 우리 LAS 단원들 무대에서 제일 멋있다. (말이 나오지 않자, 창작집단 LAS 배우들이 재촉을 했다) 보통 노트를 할 때도 이렇게 해서, 통역사들이 있다. (웃음) 늘 함께하는 스태프나 팀원 분들께 이 은혜를 잊지 않고 지금처럼 해 나아가려 한다. 공연 보러와 주시는 많은 관객분 감사하다.

▲ 서신우 극단 신인류 대표가 우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우수상(종로구청장상) : 극단 신인류 '사람을 찾습니다'
ㄴ 서신우 극단 신인류 대표 : '와.' 서울연극제를 '사람을 찾습니다'로 처음 참가하게 됐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우와.' 상패가 더 무거운데, 오른손에 있는 상금이 더 무겁게 느껴진 건 무엇일까요. 치열하게 작업하고 노력해주신 선배, 후배 극단 신인류 단원, 스태프, 나에게 최고의 연출님인 최무성 연출님까지, 그분들 노고 덕분에 받았다.

후아. '사람을 찾습니다' 작품이 작년 공연했는데, 아쉽게 서울연극제 참여하지 못한 배우분인 홍석빈, 이승훈, 현종우, 김경미, 손민준, 임유정, 홍준기 등 이분들의 노력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이분들 노력 덕분에 상을 받아서 감사하다. 극단 신인류가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정형석 드림씨어터 컴퍼니 대표가 대상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상(서울시장상) : 드림시어터 컴퍼니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ㄴ 정형석 드림씨어터 컴퍼니 대표 : 서울연극제를 많이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한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그 과정을 알고 있다. 굉장히 고생 많이 하셨다. 개막식도 지난해와 다르게 새로운 시도를 하느라 고생하셨다. 회장님, 부회장님, 임원분들 고생하셨다. 심사위원분들께서도 고생하셨다. 서울연극제에 참여하신 많은 극단, 연극인분들 고생하셨다. 연극이 좀 많이 힘든 것 같다. 지난 몇 년 동안 굉장히 힘든 것 같았는데, 올해부턴 그 힘든 부분이 줄어들었으면 한다.

이 작품은 임선빈 연출이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하고 노력한 작품이다. 내가 볼 때는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공들여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다. 이런 시간이 보상된 것 같아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연극을 하기 힘들었는데, 앞으로 그 부분이 격려되어 이런 무대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는 바람을 가져본다. 극단이 내년에 10주년 된다. 서울연극제에서 대상을 연속으로 탄 극단이 없는 것 같은데, 내년에 한 번 도전해보겠다.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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