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화 生] '아토모스' 웨인 맥그리거, '블레이드 러너'에서 길 찾다 ① 에서 이어집니다.

라디오헤드, 케미컬 브라더스의 뮤직비디오 안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ㄴ 여러분도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라디오헤드, 케미컬 브라더스의 팬이다. 라디오헤드 멤버인 톰 요크가 나에게 와서 뮤직비디오를 찍자고 했다. 그분들이 실제로 탁월하게 춤을 잘 춘다. 그분의 경험담이 "콘서트에서 군중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움직임이 보이고, 따라 하고, 움직이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식으로 관객과 아티스트 사이에는 에너지 교류가 생겨난다. 그래서 '로터스 플라워'를 작업했고, 또 다른 작품의 경우에는 혼자 나오기 싫다고 해서, 다른 안무가와 공동 움직임 속에서 작품을 만들었다.

케미컬 브라더스는 1990년대 활동을 열심히 했고, 나는 그분의 음악을 듣고 자랐다. 감정을 읽어 들이는 작업을 했는데, 쉽지 않았다. 영상을 쪼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원테이크로 수개월 동안 진행했었다. '어 윙드 빅토리 포 더 설렌'도 유사하다. 음악을 통해 내가 리드를 하게 됐다. 작업 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고, 의뢰를 오는 경우 있다. 보통 움직임이 나에게 자극을 주는지 생각하고 작업을 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 뮤지션 중에 좋은 분이 있다면 이메일 써서 알려주길 바란다.

가상 댄서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또한, 웨어러블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ㄴ 가장 중요한 것은 테크놀러지 활용에 있어서, 결과물을 무대에 보여주는 게 아니라, 테크놀러지가 우리 창작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이다. 몸이 어떻게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11번째 댄서는 스튜디오에서만 존재한다. 그 작업 과정은 '블레이드 러너'에 나오는 움직임을 가상 댄서가 따라 하고 원자화한다. 자연스레 안무가 움직임에 들어가게 된다. 가상 댄서는 스튜디오에 존재하면서 영향을 미치는데, 그 작업이 흥미롭다. 온라인 영상을 보시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아토모스'의 한 장면 ⓒ Ravi Deepres

웨어러블은 유명 의상 디자이너와 작업했다. 레이디 가가의 플라잉 드레스를 만든 분이기도 하다. 작품에 있어서, 생체데이터를 기반으로 활용했다. 지금 현재 생활에서 아드레날린 수치가 어떻게 되는지 정보를 수집했고, 그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스티로폼을 몸에 착용할 수 있는 것을 댄서에게 입혔고, 그 댄서의 움직임이 또 다르게 나왔다. 이러한 의상을 사용한 이유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한 데이터를 가지고 새 움직임을 활용하는 번안 과정에 있지, 어떻게 설명하고 묘사하는 것은 아니다.

테크놀러지의 시적인 만남을 유도하고자 한다. 하드웨어가 어떻게 영감을 주는지 살펴보고, 내용적 부분을 새롭게 만드는 데 있다. 테크놀러지와 육체적 사고방식을 잘 통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하나의 철학적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고, 춤을 구분하려고 한다. 단점도 테크놀러지 창작 과정에서 활용하다 보면, 나중에 테크놀러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부분이 흥미롭게 다가간다.

현재 드론 프로젝트 작품을 하고 있다. 자율적 물체인 드론과 인간 육체 사이의 관계성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드론을 아름답고 시적 표현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이 예를 말씀드린 이유는 테크놀러지 예술을 통합해서 작품을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때문이었다.

평소 안무가와 호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ㄴ 커다란 막대기로 안무가를 때리면서 교감한다. (웃음) 안무가를 찾을 때, 육체도 완벽해야 하지만 동시에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사람을 뽑았다. 이쪽에 관심 있는 분들과 작업을 한다. 10년간 함께 컴퍼니에서 한 댄서다. 인지과학자와 함께 친하게 지내면서,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가고 있다. 과학자가 준 정보를 바탕으로 인식에 영향을 줘서, 정상적인 움직임 대신 새로운 움직임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내 몸에 대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르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함께 탐험하고 싶은 무용수가 중요하다. 주도적으로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같이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다른 무용수의 처지에서 생각하는게 중요하다. 소수 무용수와 작업을 하게 되는데, 실험실에서 실험하고 결과물을 모르는 상황에서 작업하고, 그 부분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토모스'(Atomos)라는 이름은 어떻게 나온 것인가?
ㄴ 우선 '원자'(Atoms)에서 아이디어 얻은 이유는 신체를 어떻게 가장 작은 원자로 세분화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서였다. 육체는 분할이 어려운데, 최소 단위가 뭔지에 대한 관심으로 접근하게 됐다. '블레이드 러너'의 음악을 통해 말하자면, 반젤리스가 영화 음악을 하면서 전자음악을 하게 됐다. '어 윙드 빅토리 포 더 설렌'에게 요청한 것도 음악의 최소단위가 되는 것이 무엇인가다. 모래알처럼 시작해달라고 했고, 음악에서 원자가 뭔지 확장하는 방법으로 작업하게 됐다. '아토모스'는 모든 작업이 가장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시작한다. 

'블레이드 러너'도 중요한 주제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자를 식별하는 방법인 것으로 안다. 과연 인간이 무엇이고,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가다. 생체정보를 바탕으로, 이것을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가장 작은 세포인 원자의 한 부분을 가지고 인간적인 것이 뭔지 접근하려 했다. 인체 최소 단위의 정보를 바탕으로 광의를 이끌어가는 게 접근 방식이었다.

지금 내가 만드는 프로젝트도 내 DNA를 바탕으로 한다. 내 DNA는 어떤 유전자 가지고 있고, 내 조상과 같은 과거는 어떠한지 제공한다. 미래에 대해 예견해주기도 하고, 건강에서 내 미래는 어떨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신체 자체가 하나의 아카이브 같다는 생각을 한다. 신체를 원자화하고, 신체의 내면 들여다보고, 신체 정보를 바탕으로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 같다. 

 

춤을 본능적인 행위라고 보통 이야기를 많이 한다. 기술의 도입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다.
ㄴ 사실 신경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창조적 행위를 본능적이라고 보지만, 본능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춤이라고 하면 언어가 없는 본능적 행위, 순간적 행위로 인식하기도 하지만, 뇌가 형성해주는 과정을 바탕으로 패턴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테크놀러지를 도입한다. 일상적 움직임의 패턴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반면, 많은 안무가는 익숙한 패턴으로 안무를 만들기도 한다.

테크놀러지의 활용은 새로운 방식의 움직임, 나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으므로 진행을 하는 것이다. 춤이라는 것이 본능적인 것인지, 아닌 것인지 탐구를 하고 있다. 테크놀러지의 활용을 통해 새로운 안무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렇게 여러 분야를 넘어가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시각을 통합해 안무를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안무적인 습관과 창작의 습관을 말씀드리고 있지만, 관람하는 관객에게도 습관이 있다. 처음 보는 이미지, 읽거나 봐온 지식 등이 공연을 관람하는 습관을 형성한다. 그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패턴을 통해 그 관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증거물을 무대에서 찾게 된다. 관객을 그런 습관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 저 작품이 무슨 뜻인가 보다는 무대에서 무언가가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의미가 낯설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다가올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다. 관람하는 입장에서 모험에 동참하며,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

▲ '아토모스'의 한 장면 ⓒ Ravi Deepres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ㄴ 우선 드리고 싶은 말은 비평가의 말을 무조건 믿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직접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 비평가가 하는 이야기보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에 우리를 가두는 것 같기도 하다. 때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비평가가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에게 중요한 것은 몸의 잠재력이 뭔가였다. 비평가들이 추상화된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하며, 뜻을 찾지 못해 몸짓이 곤충 같다, 로봇 같다고 말할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움직임은 인간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고, 그 움직임을 어떻게 표현되는 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너무 많은 것이 운동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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