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세계축구의 명장 중 한 명이자, '한국축구의 전설'인 박지성의 은사로도 잘 알려진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주옥같은 명언 중에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가 있다. 현역 감독으로 활동하던 당시, 자신의 휘하에 있던 웨인 루니가 트위터로 한 트위터리언과 쓸데없는 논쟁을 벌였는데, 이를 본 퍼거슨 감독은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 인생에는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차라리 독서를 하기 바란다"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7)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고, 24일(현지시각) 자정에 상영되었다.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로부터 7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칸 영화제에선 영화가 끝나고 기립박수를 하는 게 일종의 관례라고 하지만, 7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박수를 받는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칸의 환호에 '불한당'의 주연배우였던 설경구와 임시완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때아닌 퍼거슨 감독의 일화와 칸 영화제 이야기를 꺼낸 것에 당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일부는 벌써 눈치챘을 것이다. 이번에도 퍼거슨 감독의 명언이 한 젊은이의 경솔했던 사건 때문에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불한당' 변성현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변성현 감독의 SNS 사용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가 첨부한 사진에는 그가 자신의 트위터에 필터링 없이 남긴 글들을 캡쳐했는데, 경솔한 발언들이 대부분이었다.

▲ ⓒ 변성현 감독 트위터

변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영화가 대선으로 인해 시선을 받지 못하자 이를 탓했고, 특정 후보를 지속해서 저격했다. 또한, 저속적인 발언도 심심찮게 남기기도 했고, 심지어 영화 제작사 측에서 개봉 때까지 SNS 사용을 하지 말라는 약속을 했음에도 보란 듯이 어기며 사용하는 막무가내도 보였다.

변성현 감독이 무심코 내뱉은 트윗들은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그를 가격하다 못해, '불한당'이 후폭풍 맞게 되는 대참사까지 이어졌다. 부랴부랴 변 감독은 트위터를 비공계로 전환했지만, 이미 그의 트윗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두 퍼져나갔다. 그의 트위터를 본 관객들은 '불한당' 불매운동 및 평점 테러까지 했다. 결국, 변성현 감독은 자신이 피땀 흘려 만든 '불한당'을 자기 발로 걷어차버린 셈이다. 

▲ ⓒ 문화뉴스 DB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변성현 감독은 "SNS가 사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해 무심코 적었던 저의 생각 없는 말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피해를 준 것 같다. 수개월을 같이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분들께 더더욱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결국,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변성현은 칸에도 불참했다. 

변성현 감독이 크게 간과한 건, SNS는 절대 사적인 공간이 아니다. 단어 뜻 그대로 사교적인 네트워크 서비스가 다른 말로는, 모든 사람에게 노출된다는 의미다. 일부 유명인들이 이런 단점 때문에 하지 않는다는 걸 그도 다시 한번 깨닫길 바란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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