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기자간담회 열려

▲ 'Step by Step'을 공연하는 김용걸 '김용걸댄스시어터' 안무가가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화 生] 발레의 모든 것, '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가이드 ① 에서 이어집니다.

김용걸댄스시어터 'Step by Step'
6월 17일~18일 / 자유소극장 / 17일 오후 5시, 18일 오후 3시

대한민국발레축제 전 회차 참가단체인 김용걸댄스시어터가 올해는 CJ 토월극장이 아닌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관객과 좀 더 가까이 만난다. 은퇴한 발레리나, 은퇴를 앞둔 발레리노의 이야기를 그린 'Step by Step'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절실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안무가의 삶과 발레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자서전 같은 작품이다. 김용걸 안무가는 "본래 파리 유학 경험에서 느낀 것을 준비하려다, 4월 초 공연 중 종아리 근육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공연을 할 수 없게 됐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김 안무가는 "그래서 준비한 것이 이 작품으로,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공연을 보는 관객분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라며, "이향조라는 무용수가 있는데, 38살에 은퇴했다. 최고의 주역무용수라는 꿈이 있었지만, 이루지 못하고 퇴직했다. 우리들의 모습 같았다. 개인의 성공에 대한 갈망이 있는데, 그 성공이 자신이 원하는 성공이 아니라, 타인이 원하는 성공을 위해 뛰어간 허망한 이야기를 한 발레리나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김용걸 안무가는 "나 역시 최고가 되고 싶었지만, 프랑스에 가서 스페어타이어같은 견습무용수, 군무무용수를 하다 솔리스트가 됐다"라며, "최고가 되지 못해서 좌절감을 느꼈고, 발레에 대해 감사하지 않음을 느꼈다. 되돌아보니 나는 누구보다 행복했고, 가진 것도 많았는데, 항상 좌절했는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향조 무용수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런 점이 똑같았다. 많은 현대인이 좌절하는 것 중 하나다. 진지할 수 있지만, 유쾌하게 한 발레리나의 삶을 통해 '나도 저랬던 적이 있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만들었다. 남은 생이 더 많다는 내용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 '평범한 남자들'을 공연하는 조현상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 안무가가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 '평범한 남자들'
6월 17일~18일 / 자유소극장 / 17일 오후 5시, 18일 오후 3시

발레축제 단골 참가 단체인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가 유쾌하지만, 가슴에 울림을 주는 블랙 코미디 '평범한 남자들'로 무대에 선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 중 휴 그랜트가 연기한 '영국 총리'가 홀로 남겨진 자택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춤을 추는 장면이 모티브가 됐다. 젊은 안무가 중 활발한 활동을 하며 발레와 현대무용이 조화된 재미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안무가 조현상은 주위 시선을 의식하며 치열한 하루를 사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고자 이 작품을 안무했다.

조현상 안무가는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느라 자신의 개성을 감춰 살고 있는 현대인이 작지만 소심하게 일탈을 벌이는 내용을 무대에 올릴 것"이라며, "클래식, 일렉트로닉을 비롯해 서프 록 음악의 대표곡 딕 데일의 '하바 나길라' 등 다양한 음악을 통해 평범한 남자가 평범하지 않게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라며, '무용은 어렵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도전장에 나섰다.

▲ '동행'을 공연하는 조주현 안무가가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조주현 댄스 컴퍼니 기획공연 '동행'
6월 19일~20일 / CJ 토월극장 / 오후 8시

안무가 조주현은 외증조모가 남긴 수백 편의 글들을 불혹을 넘긴 나이가 되어, 하나씩 다시 꺼내어보며 삶을 되돌아봤다. 그리고 동시에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해 고뇌하며 작품에 대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외증조모가 남긴 글 중 '노탄가(老歎歌)'는 조주현의 전작 '가는 세월 오는 세월(2014년 SPAF 국제공연예술제)'에 가사로 쓰이며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신작 '동행'은 노탄가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애련한 느낌의 한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부모의 딸로, 한 남자의 여인으로, 아이들의 어머니로, 대가족의 할머니로 살아온 외증조모의 삶이 임종 직전,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안무가 조주현은 한 여인의 삶에서 더 나아가 누구에게나 다가올 '죽음'이라는 순간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애틀랜타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로 활동한 김유미와 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동탁,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프리모스발레단 게스트 주역 무용수로 초대되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선우, 신예 강호현 등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조주현 안무가는 "1902년 생이신 외증조할머니의 글에서 영감을 받았다"라며, "여러 글을 남기셨는데, 그중 몇 작품을 읽게 됐다. 이번 작품은 아들의 회갑 잔치에 참석한 소회를 담았다. 어머니, 할머니, 여인의 삶이 있고, 아들의 성장, 자손의 번창한 삶들이 얽혀 있다. 글을 가지면서, 할머니의 삶, 여성과 모성의 삶을 그려보고자 했다. 오랜만의 신작이다. 신작이 어떤 그림이 나올지 두근거려 왔었기 때문에, 재밌게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죽음과 여인'을 공연하는 김세연 안무가가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김세연 서울메이트 기획공연 '죽음과 여인'
6월 19일~20일 / CJ 토월극장 / 오후 8시

안무가 김세연은 발레리나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서양 예술의 정수인 발레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하는 고민을 해왔다. 최근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는 김세연은 1930년대 한국 대중가요 박단아의 '나는 열일곱 살이에요', 김해송의 '청춘계급' 등을 사용해 철학적인 주제를 유연하게 표현하며,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죽음에 사로잡힌 한 여인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곁을 맴도는 신비스러운 존재, 그리고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또 다른 여인이 보여주는 갈등과 내면의 어둠이 매혹적인 춤으로 그려진다.

김세연은 공연에 사용할 음악을 위해 영화음악 감독이자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기타리스트인 성기완을 직접 찾아가 섭외하고, 취리히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의 중국계 조명 디자이너 깅순 찬, 드라마트루기 윤단우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등 안무뿐만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용수들도 뜻을 모았다. 유니버설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의 임혜경, 엄재용을 주축으로 현 스페인 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 에스테반 벨랑가, 안토니 피나, 취리히발레단 출신의 이케르 무릴로, 비탈리 사프론킨이 무대를 빛낸다. 

한국과 스페인을 오가며,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는 듯한 독특한 방식으로 양국의 무용수들과 안무를 완성해가고 있는 김세연은 기자간담회 당일인 24일 오전 서울에 도착해 자리를 빛냈다. 김세연 안무가는 "공연을 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무엇이 될지 고민을 하고 있다. 항상 많이 그려지는 사랑, 시간도 있는데, 죽음을 선택하게 됐다. 죽음의 소재가 어둡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둡게 그리지 않을 것이다. 젊은 관객과 나이가 있는 관객까지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고 있다"라고 밝혔다.

▲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어 김세연 안무가는 "외국 안무가 등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열심히 도와주고 있어서 든든하다"라며, "현대 발레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관객에게 현대발레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스토리가 없이 시각적인 것만 따라가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스토리가 있는 발레를 한국에서 만들자고 생각해서 일하고 있다. 그래서 성기완 감독님이 줄거리가 있는 발레를 도와주셨다. 조명과 세트 디자인 모두 스위스에서 오신 분들이 직접 도와주실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
6월 23일~25일 / 오페라극장 / 23일 오후 7시 30분, 24일~25일 오후 3시

전막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남성 무용수들을 대거 기용하여, '발레는 여성적'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과감히 부수고 격정적인 군무를 펼치며 강인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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