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의 올바른 사용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많은 글에서 쉼표의 잘못 사용으로 비문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쉼표를 잘못 알고 남용하는 것이다. 이는 쉼표를 가볍게 보고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쉼표도 문자의 하나다. 문자는 애초에 부호에서부터 발생했고, 이 부호에서 뜻을 나타내는 문자가 창안된 것이다. 따라서 쉼표는 부호의 일종이고, 문자 또한 부호에 속한다. 다만 문자는 의사전달을 주 기능으로 하여 여러 가지 뜻을 나타내는 체계를 갖춘 부호라는 점에서 단순한 부호들과 차별성을 띤다.

이러한 내용을 모르고 사람들은 문법 체계에서 숫자나 부호의 중요성을 종종 간과함으로써 쉼표를 남발하는 등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무수한 비문이 잘못 쓴 단어나 문장 구성만으로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많이 볼 수 있고, 비문을 설명하는 글에서도 비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쉼표의 주 기능은 나열이다. 여기에 강조 용법으로 사용된다. 쉼표는 낱말의 나열에서부터 구나 절 등의 나열 모두를 포함한다.

그런데 쉼표는 한 문장 안에서 하나의 기능으로 사용되어야 비문이 되지 않는다. 정상이 아닌 문장을 비문이라고 하는데 비문은 글의 흐름을 어지럽히고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의도하고자 하는 뜻을 왜곡시킨다. 이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게 한다. 따라서 뜻을 제대로 나타내려면 비문을 이루지 말아야 한다.

쉼표의 잘못 사용은 크게 부사어에 사용, 한 문장 안에 두 가지 이상의 성격이 다른 나열에 사용을 들 수 있다.

쉼표가 설정되면 잠시 쉬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부호를 ‘쉼표’라고 이름지은 것이다. 그러나 쉬는 현상이 있는 곳에 쉼표를 설정하라는 뜻이 아니다. 부사어는 다른 부사를 포함해 다른 말의 성격을 규정하거나 꾸미는 기능을 하는 품사다. 이 때문에 성격이 강해서 일부 부사에서는 쉬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그러나', '그런데' 등 관계부사를 비롯해 '즉', '한편' 등 부사에다 쉼표를 설정하는 문장을 볼 수 있다. 이는 쉼표를 잘못 설정한 사례에 속한다. 부사는 비록 성질이 강해서 쉬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뒤의 말을 꾸밈으로써 이어지기 때문에 쉼표 설정의 대상이 아니다. 부사에 쉼표를 설정할 수 있는 경우는 부사가 나열을 이루는 등 쉼표의 기능이 작용할 때 뿐이다.

한글맞춤법의 부록에 나와 있는 쉼표의 활용에 따른면 모두 15가지 상황에서다. 이를 간략하게 언급하면 나열,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을 때, 강조 이 세 가지 형태에서 쉼표가 사용됨을 알 수 있다.

반복되는 표현을 하나로 줄이면서 쉼표를 설정하는 것은 줄여진 부분이 나열의 성격을 띠는 경우다. 조사나 접미사를 생략하고 대신 쉼표로 하는 것은 강조를 위함이다. 예를 들면 '쉼표의 잘못 사용은 크게 부사어에 사용, 한 문장 안에 두 가지 이상의 ~' 에서 '부사어에 사용' 의 '사용' 이 원래는 '사용해' 의 형태지만 여기서 접미사 '해' 대신 쉼표를 설정함으로써 '사용' 을 강조한 것이다.

도치도 강조의 일종이다. 또한 도치를 하게 되면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한글맞춤법에서는 쉼표의 기능만 설명할 뿐 활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오용의 가능성은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쉼표 사용에서 어려움과 혼란이 초래된 것이다.

문장 안에서 쉼표를 두 가지 성격 이상으로 설정하면 그 부분이 동격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때문에 비문이 되기 때문이다. 즉 나열과 강조의 용법이 한꺼번에 쓰이면 비문이 되고, 나열이라 하더라도 낱말의 나열과 구나 절의 나열이 이루어져도 비문이 된다. 반드시 한 문장 안에서는 나열이라 하더라도 낱말만의 나열, 구만의 나열. 절만의 나열 등 동격을 이루는 성격의 나열이 한 가지만 있어야 비문이 되지 않는다.

또한 낱말의 나열과 구나 절의 나열이 동시에 성립할 수도 있는데 이때 낱말은 가운뎃점, 구나 절은 쉼표로 설정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때는 낱말이 반드시 하나의 단어로 이뤄져 있을 때다. 가운뎃점의 경우 두 가지 낱말 이상으로 된 나옇에서 사용될 수가 없는데도 이를 가운뎃점으로 하는 것은 가운뎃점의 용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가운뎃점은 바로 앞뒤의 낱말을 이어 주는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글] 김병동
[정리] 문화뉴스 홍진아 기자 hongjina@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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