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 연극성 짙은 작품 잇따라 흥행

▲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공연 장면 ⓒ문화뉴스 MHN 이현지 기자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화려한 볼거리와 커다란 스케일에 지쳤기 때문일까?

최근 연극성 짙은 뮤지컬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 21일 함께 폐막한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와 '뮤지컬 밑바닥에서',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이 대표적이다.

'미스터 마우스'는 홍광호의 2017년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10년만에 다시 제작된 이 작품은 주인공 32세지만 7세의 지능을 지닌 인후가 뇌활동 증진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돼 IQ 180이 넘는 천재가 된 뒤 겪는 일을 다뤘다. 홍광호, 김성철, 서범석, 문종원 이름만 들어도 관람하고 싶은 캐스팅도 호평받았지만, 주인공 인후의 시선에서 느끼는 세상의 변화와 가족애를 그려낸 진한 스토리 역시 호평받았다.

'뮤지컬 밑바닥에서' 역시 10년만에 개막한 작품이다. '프랑켄슈타인' 등을 연출해 한국을 대표하는 연출가로 손꼽히는 왕용범 연출에게 작품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끔 했던 소중한 역할을 제공했던 작품으로 백작 대신 감옥에 다녀온 주인공 페페르가 5년만에 출소한 뒤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발버둥치며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밑바닥 인생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관객 코앞에서 보이는 소극장의 맛을 살린 작품이었다.

또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6월 15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시골에 살며 꿈을 잊은 여자 프란체스카와 세계를 돌아다니는 사진가 로버트의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동명의 소설을 원작이다. 최근 가장 눈길이 가는 김태형 연출의 첫 번째 대극장 뮤지컬로 화려한 스케일보다는 옥주현과 박은태 두 사람의 감정선이 극한까지 치닫는다. 1255석 규모의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이 숨소리 하나 나기 힘들만큼 배우들의 연기에 빠져드는 작품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이 연기해 세계적으로 히트한 영화와 또 다른 맛을 살려냈다.


▲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중 '단 한번의 순간' 뮤직비디오

어째서 이런 작품들이 관객의 마음을 큰 울림을 줬을까.

우선, 세 작품 모두 공통점으로 문학 작품이 원작이란 점을 꼽을 수 있다. '미스터 마우스'는 '앨저넌에게 꽃을', 다른 두 작품은 모두 동명의 작품이 원작이다.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개연성 있는 스토리가 관객들에게 잘 먹혀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장르나 의미는 저마다 다르지만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음악 자체의 힘이 강조된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러한 스토리에 목마른 관객들이 이 작품들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론 최근의 트렌드인 '미니멀리즘'과 반대되는 섬세한 표현력도 꼽을 수 있다. 관객에게 상상력과 자유도를 부여하며 무대 위에서 최소한의 장치만 이용하는 작품들과 달리 세 작품 모두 리얼한 표현을 관객에게 직접 보여줌을 통해 몰입도를 높인다. 예컨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극 중 프란체스카가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진짜 요리를 한다. 객석에 버터냄새를 풍기며 관객에게 떠돌이로 살던 로버트가 프란체스카에게 대접받는 감정을 함께 느끼게끔 한다.

물론 뮤지컬답게 음악 역시 여타 작품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이야기 전개를 넘버로 풀어내는 작품들에 비해 넘버 숫자는 적은 편이지만 그만큼 몰입도 있고 기억에 남는 음악이 담겨 있다. '미스터 마우스'의 '사랑이란 이름으로', '밑바닥에서'의 '내 이름은 악토르 시베르치코프 자보르시스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단 한번의 순간' 등은 음원 및 뮤직비디오 등이 공개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들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니멀리즘한 스타일을 비롯해 최근에는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즉흥 뮤지컬 장르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이런 작품들이 서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공연계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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