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①에서 계속] 

한류를 경험하고 한국을 찾는 사람들 증가

한류 효과를 언급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지표가 개인문화오락서비스수지이다. 개인문화오락서비스수지는 음악, 방송, 영상 콘텐츠 등의 수출입과 관련이 깊은 음향영상서비스수지와 기타서비스수지로 나누어진다. 해당 지표는 1990년 이후 계속 적자 상태였고, 2000년 이후 적자폭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한류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010년 이후 적자폭이 줄어들기 시작하였고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흑자로 전환하였다.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 중 음향영상서비스 수지의 경우, 서비스지급(음향, 영상 콘텐츠 수입)은 2007년 이후 정체 상태인 반면 서비스수입(음향, 영상 콘텐츠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3년에 흑자로 전환하였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와 더불어 여행수지도 한류의 영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해외 한류 조사(2012)15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경험한 사람 중 '한국에 가고 싶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사람이 58.1%에 이른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로 여행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행수입의 증가 추세는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입의 증가 추세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앞서 살펴 본 한류에 대한 검색량과도 비교해 보았다. 여행수입의 추이는 한류에 대한 검색량 추이와도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한류와 한국을 찾는 관광객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국가별 한류에 대한 관심도와 국가별 관광객수를 비교해 보았다. 국가별 한류에 대한 관심도는 앞서 상대적으로 많은 검색량을 보인 가수 및 드라마에 대한 각 국가별 검색량으로 산출하였고, 국가별 관광객수는 한국관광공사의 통계 자료를 활용하였다.

국가별 지난 10년간의 한류 관심도 추이와 해당국가에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한류 성장국가들의 한국 관광객수가 한류 검색량과 상관관계가 더 높게 나타났고, 한류 성숙국가의 경우에는 드라마보다는 K-pop과의 상관관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드라마를 통해 한류가 많이 확산된 지역의 경우 드라마에 대한 관심의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시기에 한류에 대한 관심도가 K-pop을 통해 다시 증가하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류에 대한 검색량에 따라 시기를 나누어 보면 한류로 인한 관광객의 증가는 한류가 성장세에 있는 시기에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제 막 한류가 확산되기 시작하는 나라와 한류가 성장세에 있는 나라의 경우 향후 한류 확대를 통한 관광수입 증대가 기대된다.

숫자로 확인된 한류와 한국 관광과의 상관관계는 한류 콘텐츠와 연계된 관광상품의 다양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류가 확산되면서 특정 드라마 촬영지가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드라마 촬영지만을 보러 오는 여행상품들도 개발되어 많은 한류 팬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K-pop이 인기를 끌면서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모여있는 지역이 관광지로 부각되기도 하였다. 외국인 관광객수를 늘리는데 한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류 콘텐츠를 통해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

국내에서도 인기 스타들의 패션, 헤어스타일, 그들이 사용하는 전자제품들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 된다. 방송 직후, 혹은 미디어 노출 후 누구의 가방, 누구의 옷 등의 검색어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오르내린다. 이러한 효과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해외 한류 팬들은 한류스타들을 보면서 그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을 유의깊게 보고, 그들이 사용하는 화장품, 그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 휴대폰 등에 관심을 가진다. 한류 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한 제품의 매출이 급성장하는 것 또한 이러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에는 한국 백화점을 찾는 중국인들이 한류 스타의 화보를 가져와 같은 상품을 찾기도 하고, 패션관련 제품 뿐 아니라 가구, 생활소품, 소형 가전 등에도 관심을 가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류에 대한 관심도가 국내 제품의 수출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2)18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출중소기업들은 한류 콘텐츠 중 특히 음악과 드라마가 수출증대에 기여하는 효과가 전체의 42%를 차지한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한국수출입은행(2012)19은 문화상품 100달러 수출 증가시 소비재 수출은 평균 412달러, IT제품은 평균 395달러 수출 증가의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주요 소비재의 국가별 수출 추이와 K-pop과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를 비교해 보았다. 앞서 한류의 관심도 수준에 따라 3개 국가군으로 나누어 관광객수와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수출의 경우 화장품, 의류, 식음료, 전자제품, 자동차 등 주요 소비재 12개 품목20을 선정하여 국가별로 한류의 검색량과 각 품목별 수출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관광객 수의 증가는 한류가 성장하고 있는 시장 및 성장하는 시기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수출의 경우 한류가 성숙된 시장일수록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났다. 한류 도입국가와 한류 성장국가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에서 화장품이 특히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한류 성숙국가의 경우 국가에 따라 화장품 이외에도 음료, 의류,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이 한류 검색량과 높은 상관 관계를 보였다. K-pop과 드라마를 구분하여 상관관계를 보면 드라마보다는 K-pop이 국가별 수출과의 상관관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 다양한 연구, 설문조사 등을 통해 밝혀진 것처럼 한류에 대한 관심도로 살펴 본 화장품의 한류효과는 한류의 관심도 수준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화장품은 한류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중국 및 아시아 지역에서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여 2000년 이후 꾸준히 수출이 늘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30% 가까이 수출액이 증가하였다. 한류가 한국 화장품, 의류 등에 대한 외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하고도 연관이 깊다. 한국의 대표 관광지에 대한 검색량 분석 결과 명동과 동대문 등 대표적인 상권에 대한 검색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 여행 중 좋았던 관광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명동, 동대문시장, 고궁, 남산 타워, 남대문 시장순으로 선호가 높았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한류에 대한 관심은 2009년 이후부터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류에 대한 관심도와 관광 및 수출의 관계를 시기를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한류가 본격화된 2009~2013년까지의 관광객 평균증가율이 이전 5(2004~2008년)의 평균증가율 대비 얼마나 증가 혹은 감소하였는지 비교해 보았다. 제품 수출도 같은 방법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도와 상관관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23에 대해 국가별 수출액 증가율을 산출하여 비교하였다.

우선 한류 국가들의 관광, 수출 증가율의 변화를 우리 나라 전체의 관광, 수출 증가율의 변화와 비교해 보았다. 2009~2013년 5년 동안의 한국을 찾은 관광객 수의 증가율은 13.9%로 이전 5년의 평균증가율 8.6%보다 5.3%p 높아졌다. 이 시기 대부분의 한류 성장국가와 성숙국가들의 관광객 증가율의 상승분은 우리나라 전체 관광객 증가율의 상승분을 상회하였으나, 한류 도입국가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한 국가들이 더 많았다. 수출의 경우 2009~2013년 우리나라의 평균 수출 증가율은 11.4%로 이전 5년 13.6% 대비 2.2%p 하락하였으나, 한류와 상관관계가 높은 제품들의 평균 수출 증가율은 -0.5%에서 15.3%로 15.8%p 높아져서 전반적인 수출이 둔화된 가운데서도 활기를 띠었다. 국가별로 보면 대부분의 한류 성숙 국가들의 수출증가율이 2009년 이후 상승하였다.

Ⅲ. 맺음말

한류에 대한 관심은 지난 10년간 급속히 증가해왔다. K-pop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중남미 지역까지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 한류에 대한 관심은 관련 기업, 관련 산업 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한류 관련 연구들이 한류가 타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본 분석에서 확인한 것은 K-pop과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의 증가 및 수출 증대가 나타났고, 이들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류가 단순히 개별적인 문화 콘텐츠로서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제품이나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에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K-pop과 드라마에 대한 검색량의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한류의 지속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글 검색 결과를 보아도, K-pop은 여전히 아이돌 댄스 위주이며, 상당수의 드라마들이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스토리보다는 한류스타 출연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 K-pop과 드라마의 인기 지역도 최근 들어 다양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구글 검색량의 지역 관심도를 보아도 K-pop과 드라마에 대한 인기의 지역적 편중이 나타나고 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그 지역 정책이나 경제 상황 등에 따라 한류에 대한 관심이 단기간에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지속 가능한 한류를 위해서 K-pop이나 드라마가 장르의 다양화를 이루기 위해 보다 더 노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K-pop과 드라마를 접하고 한국을 찾은 이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전통문화, 패션, 한식, 한국어 등 한국 문화 전반으로 한류 콘텐츠 범위를 확대하면서 서로 시너지를 높이려는 노력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글] 이지홍·김민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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