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강해인]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7)'에 공식 초청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개봉했습니다. 이번에 초청을 받은 부문은 미드나잇 스크리닝인데요. 액션,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 등 장르성이 짙으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골고루 갖춘 영화가 초청된다고 합니다.

한국 영화 중에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초청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시간엔 이런 걸작들과 견줄 수 있는 '불한당'의 관람 포인트 세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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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이해도가 높은 변성현 감독

'불한당'은 '나의 PS 파트너'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의 영화입니다. '나의 PS 파트너'를 관람했던 당시에, 변성현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상당히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좋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갖춘 많은 요소를 잘 버무려 낸 느낌으로 '워킹 타이틀'이 연상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번 영화 '불한당'에서도 변성현 감독이 장르를 이해하는 감각은 탁월해 보입니다. 누아르라는 장르의 특색을 상당히 잘 갖추고 있죠. 스포일러가 되기에 내용에 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겠으나, 익숙한 장르와 이야기를 보여줌에도 이야기의 힘이 전혀 떨어지지 않습니다. 감독이 선택한 소재에서 관객이 언제 지루함을 느끼는지 이해하고, 필요할 때마다 변주를 잘 해뒀습니다. 관람하시고 나면 변성현 감독이 영화의 설계를 상당히 잘 했다는 것에 공감할 수 있으실 것 같네요.

설경구의 귀환

설경구의 활약도 반갑습니다. '실미도', '해운대' 등 천만 영화를 두 편이나 보유하고 있는 이 배우는 최근 인터뷰에도 밝혔듯 슬럼프를 겪고 있습니다. 그의 연기력과는 무관하게, 출연한 영화의 흥행에 잇달아 실패했죠. '불한당'에서 그는 지독한 캐릭터 한재호를 더 지독한 연기로 표현합니다. 비릿한 피 냄새가 나는 캐릭터에 살벌함과 익살스러움이라는 대비되는 감정을 제대로 입혔습니다.

김희원의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그는 이번 영화 곳곳에 웃음을 심어 '불한당'의 팍팍한 분위기를 풀어줍니다. 여담으로 '아저씨'에서 함께 했던 김성오와 함께하는 장면이 있는데, '아저씨'를 떠올리면서 그 장면을 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임시완 역시 칸 영화제에 초청된 1호 연기돌 타이틀에 걸맞은 연기를 보였습니다. 아주 파격적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독보적인 스타일

'불한당'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카메라의 구도와 움직임이 과감해 역동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광고'에서 볼법한 재미있는 이미지를 많이 보여줬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직부감 샷을 이용한 표현이 잦으며, 카메라의 트래킹이 이야기의 리듬과 활력을 불어넣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몰입을 높이는 롱테이크 및 액션에서 실험적인 장면도 돋보입니다.

근래 관람한 한국 상업 영화 중 가장 신선하고 재미있는 카메라 워킹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명 역시 촬영만큼이나 극단적인데, 상당히 어둡습니다. 조명을 안 쓴듯한 느낌을 주는 장면도 꽤 있습니다. 이런 빛의 활용은 '누아르'라는 장르, 그리고 '불한당' 속 인물들의 심리와 무척 잘 어울리죠. 영화의 부제인 나쁜 놈들의 세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미장센입니다.

'불한당'은 올해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독특한 스타일을 자랑하면서도, 이야기의 균형이 잘 맞는 걸작이었습니다. 아직 5월이지만, 여태 본 영화 중 가장 신나게 관람을 했네요. 이런 관람의 즐거움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독특한 영상미가 인상적인 만큼 큰 스크린에서 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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