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득,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중 하나인 '발해를 꿈꾸며'가 떠올랐다. 비록 가사 내용은 남북통일을 염원하고 있어 연관성이 없어 보이겠지만, 넓게 바라보면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관통하기도 한다.

2017년 올해가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해외에 퍼져있는 수많은 동포에게 관심을 둔다고 하지만, 정작 중앙아시아 일대에 정착해 살아가는 '고려인'에 대해 우리는 전혀 모르며, 그들 또한 한국을 모른다. 그만큼 고려인은 일반인들의 인식 속에서 서서히 잊혀 가고 있다.

고려인들의 정신이라 일컫는 '고려극장'은 1937년 머나먼 땅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뿌리내려 이함덕과 방 타마라라는 위대한 두 명의 디바를 배출했다. 비록 서툰 한국어지만, 이함덕과 방 타마라의 가무는 모든 것을 상실해 희망 없이 살아가던 고려인들을 위로하던 한 줌의 빛, 그 자체였다.

두 사람 또한 다른 고려인들처럼 상실과 아픔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무대 위에 올라 고려인들의 영혼을 보듬어주었다. 우리가 임의로 그어놓은 경계 밖인, 저 머나먼 중앙아시아와 천산에는 오늘도 우리네의 연가가 메아리처럼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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