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2016년 5월 17일 이후.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고, 나의 세계는 어떤 변화를 겪어야 했는가.

지난해 5월, 강남역에서 한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가 여성이었기 때문'이라는 가해 동기를 밝혔다. 또한 가해 범위를 '여성'으로 한정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평소에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라고 답했다. 

사건 보도 이후, 수많은 여성들은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라 주장하며, 스스로 피해자가 되지 않는 '우연을 겪었다'라는 표현으로 분개와 애달픔을 게워냈다. 곧이어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각종 차별의 일상이 곳곳에서 고백되어졌다. 이후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으로 치부하며 인식하지 못했던 가장 보통의 사회 현상에 대입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됐다. 

문화예술계 또한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묵살되거나 묵과해야만 했던 문제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본지는 5.17 강남역 살인사건 1주기를 맞아, 지난 1년간 영화 촬영장 밖에서 어떤 젠더 이슈가 있었는지 찾아봤다.

▲ ⓒ 문화뉴스 DB

1. 배우 김윤석 '무릎담요' 성희롱 사건

지난해 12월 1일,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홍보차 네이버 V앱 무비토크에 출연했던 배우 김윤석은 공약으로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여배우의 무릎) 담요를 내리는 것이 어떠냐"고 말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그의 발언은 일파만파 퍼지면서 온라인상에서 김윤석을 향한 비난 세례가 이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김윤석은 5일 영화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들어내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 영화 '다른 길이 있다'

2. 배우 서예지 '연탄가스 흡입' 사건

지난 1월, 영화 '다른 길이 있다'의 주연을 맡은 배우 서예지는 촬영 중 가장 힘든 순간을 "연탄가스 마시는 장면을 촬영하던 날, 실제로 연탄가스 마셨던 것"을 고백하며 '촬영장 안전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서예지는 조창호 감독의 제안에 실제 연탄을 피운 차량에 들어가 연기했고, "지옥의 느낌이었다. 편하게 죽는 기분이 들었다"며 당시 감정을 전달했다. 이에 조창호 감독은 다음 날 공식사과를 하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3. 남배우 A '성추행 소송' 사건

2015년 7월, 남성 배우 A가 '연기'라는 명목으로 상대 여배우와 일절 합의나 고지 없이 촬영 도중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장면 촬영이 끝난 후, 여배우는 A의 행동에 항의하고 감독 및 스태프에게 추행 사실을 알려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이 시작된 지 17개월 후인 지난해 12월, 1심에서 A는 무죄판결을 받으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 후, 3월 판결에 반발한 영화인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A의 행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영화 '전망 좋은 집'

4. 곽현화 '상반신 노출 무단 유포' 소송 사건

개그우먼 출신 방송인 곽현화가 출연한 것으로 알려진 성인영화 '전망 좋은 집'은 지난 2013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 및 IPTV 등에 곽현화의 동의 없이 유료로 유통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을 고소하였으나, 지난 1월, 1심에서 이수성 감독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계약서에는 감독이 영화 관련 '모든 지적 재산권의 유일하고 독점적인 권리자가 된다'고 명시되어있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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