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승부치기승 덕수고, 이상혁 결승포 마산용마고 2년 연속 '결승행'

▲ 4강전 승리 직후 자체 세레머리를 하는 마산용마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1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7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에서 4강전 일정에서 덕수고와 마산용마고가 각각 승리했다.

1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대회 12일 째 경기에서 덕수고가 광주동성고에 승리한 데 이어 마산용마고도 경남고에 승리하며, 대망의 결승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결승 무대에서 만난 두 팀은 1년 만에 리턴 매치를 치르게 됐다.

제1경기 : 서울 덕수고등학교 5-4 광주 동성고등학교(10회 승부치기)

당초 예상대로 준결승과 같은 큰 경기에서 객관적인 전력이나 에이스들의 투구 숫자 등은 전혀 의미가 없었다. 양 팀 모두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끝에, 승부치기에서 집중력을 앞세운 덕수고가 동성고에 승리하며, 2년 연속 결승 무대에 올랐다. 선취점은 덕수고의 몫이었다. 덕수고는 1회 초 2사 이후 2학년 김주승과 6번 전이준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을 선취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자 동성고도 3회 말 2사 1, 3루서 6번 김민호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추격을 시작했다. 덕수고가 또 다시 5회 초 공격서 윤영수의 스퀴즈번트로 한 점을 더 달아나자 동성고도 5회 말 2사 2루서 7번 허진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맞불을 놨다. 그리고 덕수고가 에이스 양창섭을 내자, 동성고는 7회 말 1사 2루서 5번 이명기가 또 다시 우익수 키를 넘기는 동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경기를 기어이 균형으로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은 9회까지 팽팽한 3-3 균형을 이루었다. 결국 결승전에 진출하게 될 주인은 연장 승부치기에서야 결정이 났다. 먼저 승부치기에 임한 덕수고는 1사 1, 2루 상황서 정윤진 감독이 과감하게 더블 스틸 작전을 거는 과정에서 포수 송구 에러가 겹치면서 주자가 홈을 밟았다. 계속된 1사 1, 3루 상황에서는 3루 주자 김주승이 런다운 걸린 상황에서 포수와 충돌하는, 묘한 장면이 연출되며 주루 방해로 인정, 3루 주자의 홈인이 인정됐다. 결국 덕수고는 안타 하나 없이 두 점을 만들어냈다. 동성고는 10회 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지강혁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한 점을 추가했지만, 이후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며 황금사자기 본선 무대 도전을 4강에서 마감해야 했다. 그러나 동성고는 이번 대회에서 김기훈이라는 전국구 스타를 배출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동찬, 구원 백미카엘-박동수에 이어 에이스 양창섭이 7회부터 등판, 4이닝 7피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면서 팀이 거둔 4승을 모두 책임졌다.

제2경기 : 경남 마산용마고등학교 2-1 부산 경남고등학교

전날 경기와 달리, 팽팽한 투수전을 펼친 4강 제2경기는 '한 방'으로 승부가 결정났다. 마산용마고가 5회 터진 1번 이상혁의 투런 홈런을 앞세워 경남고의 추격을 한 점으로 따돌리고, 2년 연속 결승 무대에 올랐다. 양 팀에서는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로 선발을 내세웠다. 마산용마고는 주장이자 좌완 투수인 박재영을, 경남고는 예상대로 2학년 사이드암 서준원을 내세웠다. 그리고 두 투수들은 4회까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호투를 선보였다. 이러한 균형은 5회 말 1사 3루서 타석에 들어 선 이상혁의 한 방으로 깨어졌다. 이상혁은 서준원의 143km 몸쪽 빠른 볼을 당겨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라인 드라이브 홈런을 만들어냈다. 대회 8호 홈런. 이에 경남고도 6회 초 무사 1루서 3번 예진원의 번트 때 송구 미스로 1루 주자가 그대로 홈으로 뛰어 들며, 만회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점수가 이 날 경기의 마지막 점수였다. 이후 마산용마고는 박재영에 이어 사이드암 이채호, 에이스 이승헌을 투입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로 나선 박재영은 5회 승리 투수 요건을 확보한 채 무려 10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첫 승을 신고,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그러나 경남고 2학년 사이드암 서준원도 8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끝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내일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 4강전에서 혼자 4안타를 몰아 친 덕수고 2학년 김주승. 사진ⓒ김현희 기자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MVP)

덕수고 지명타자 김주승(2학년), 정윤진 감독 : 말 그대로 모교 덕수고의 2연속 황금사자기 결승행을 이끈 주역들이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5번 지명타자로 출장한 김주승은 팀이 기록한 8개의 안타 중 무려 절반이나 책임(5타수 4안타)지며, 깜짝 활약을 선보였다. 본인 스스로 '방망이 중심에 맞추는 재주는 자신 있다'라며,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뜻하지 않은 김주승의 등장으로 덕수고 정윤진 감독도 결승전 라인업을 구상하는 데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본 포지션은 외야수며, 롤 모델은 롯데의 손아섭이다. 그러나 사실 덕수고의 결승행에는 정윤진 감독의 과감한 작전이 한 몫 했다. 특히, 10회 연장 승부치기에서는 첫 타자 번트 실패 이후 맞은 1사 1, 2루서 과감한 더블 스틸 작전을 내면서 상대 포수 송구 에러를 유도하기도 했다. 결국 이 작전 하나가 덕수고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뒤이어 3루 주자 김주승이 런다운 과정에서 상대 포수와 부딪힌 장면을 목격, 즉시 주루방해 어필을 하면서 추가 득점을 유도하기도 했다. 우승 후보 0순위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덕수고다운 야구'를 펼치지 못했지만, 무실책 경기를 하면서 작전대로 선수들이 움직이게 했던 것은 단연 정윤진 감독 몫이 컸다.

▲ 4강전 무대를 지배한 마산용마고 투수 박재영(사진 좌)-외야수 이상혁(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마산용마고 투수 박재영/외야수 이상혁(3학년) : 말 그대로 준결승전을 지배했다. 마산용마고 김성훈 감독이 "우리 팀 투수 가운데, (박)재영이의 상태가 가장 좋다."라며 믿음을 드러내 보였는데, 박재영은 스승의 믿음을 실력으로 보답했다. 특히,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6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아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다.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작 직후 8타자 연속 탈삼진'이 신기록이다. 최근에는 코리 클루버가 2015년에 경기 시작 직후 다섯 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박재영은 "그저 한 이닝, 한 이닝만 막자는 생각으로 올라왔었는데, 그것이 6회까지 갔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컨디션이 좋은 만큼, 결승전에서도 언제든지 불펜 대기가 가능하다. 한편, 8강전에서 끝내기 결승타를 기록했던 이상혁은 4강전에서도 또 다시 팀의 결승행을 이끈 홈런포를 가동하며, 두 경기 연속 히어로로 떠올랐다. 당초 김성훈 감독은 "작년 이성규(단국대)만 한 3번 타자감이 없는 것이 고민"이라며, 라인업 구성에 어려움을 표했지만, 이상혁의 존재로 그 걱정을 단숨에 덜 수 있게 됐다. 8강전부터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상혁을 전진 배치한 김성훈 감독의 용병술도 주효했다.

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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