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제3무대의 권순명 프로듀서 서병구 예술감독 박승연 작 연출의 Musical Shaw All that jazz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All that jazz>는 1979 안무가이자 연출가인 밥 포시(Bob Fosse, 1927~1987)가 자신의 생애를 소재로 해서 만든 영화의 제목이다. 밥 포시는 스위트 채러티(1966), 캬바레(1972), 피핀(1972), 시카고(1975), 댄싱(1978), 올 댓 재즈(1979) 등을 감독하고 1987년 작고했는데, 1972년에 발표한 영화 피핀은 프란시스 코플라 감독의 영화 대부를 물리치고, 같은 해 아카데미상을 휩쓸어 영화계와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초기 헐리우드 작품들로는 <Give A Girl A Break, 1953>, <The Affairs of Dobie Gillis, 1953>, <Kiss Me, Kate, 1953>가 있으며, 여기서 보여준 그의 재능을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들이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이른 나이에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영화배역 선택의 폭이 좁아지자, 포시는 내키지는 않지만 무대공연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다. 그가 안무를 맡은 첫 번째 작품은 뮤지컬 <The Pajama Game, 1954>이었으며, 이듬해에는 <Damn Yankees, 1955>를 작업하며 세 번째 부인인 그웬 버든(Gwen Verdon, 1925~)을 만나기도 하였다.

포시가 개발한 재즈 댄스는 금새 눈에 띄었고, 정형화되고 냉소가 섞인 섹시함이 있었으며, 어깨를 돌리고 무릎 안쪽을 사용하는 등 신체를 분리시켜 이용한 특징이 있었다. 그의 유명 안무 장면으로는 <The Pajama Game, 1954>의 "Steam Heat", <Sweet Charity, 1966>의 "Big Spender"과 ""Rich Man's Frug"가 있으며, 영화 <Cabaret, 1972>의 안무는 특히나 포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안무들은 보드빌이나 벌레스크 공연이 가진 통속성을 현대화한 동작들이었으며 능수능란한 세련됨을 보여주었다.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Big Deal, 1986>에서 그는 각본과 연출, 그리고 안무를 맡았고, 모두 5편의 영화에 참여하였다. 그의 첫번째 영화 <Sweet Charity, 1969>는 이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재탄생되었고, 두번째 영화 <Cabaret, 1972>는 연출상을 비롯해 아카데미상 8개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다음 작품인 <Lenny, 1974>는 레니 브루스라는 사람의 자기 파멸적인 내용의 전기 영화였으며, <All That Jazz, 1979>에서 공동각본과 연출을 맡아 자신의 자서전적인 내용을 투영하였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아카데미상 4개 부문, 1980년 칸느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였다. 그의 마지막 영화작품인 <Star 80, 1980>은 살해당한 바람둥이 동료 도로시 스트래튼(Dorothy Stratten)에 대한 전기영화로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이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으며 소수 컬트 팬들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이후 포시는 스탠리 도넌의 영화 <The Little Prince, 1974>에서 인상적인 춤과 노래를 선보인 한편, <Thieves, 1977>이라는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서는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1987년, 그는 60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

포시의 안무는 혁명적인 것이었다. 그는 <The Pajama Game, 1954>에서 안무의 주요요소로서 '기습'의 효과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Redhead, 1959>에서는 5가지 다른 무용스타일, 그만의 재즈댄스, 캉캉, 집시 댄스, 행진, 영국의 옛날 무용관 스타일 이 포함된 최초의 발레장면을 선보였다. 그는 자신의 안무에 언외의 의미를 부여하고, 관객들의 주의를 조절하기 위해 조명을 이용하는 등 브로드웨이 안무세계에 공헌하였다. 그는 "그저 대사만 하기에는 감정이 너무 고조되었을 때, 노래를 한다. 그리고, 노래만 부르기에는 감정이 너무 강렬할 때, 춤을 추게 된다."라고 믿었다.

뮤지컬 <All that jazz>는 밥 포시의 동명 뮤지컬 영화에서 소재를 인용, 한국적 버전으로 재창작해 SH아트홀, 충무아트홀과 용산문예회관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했고, 2010년 대학로 SH Art Hall 개관 작에서 출발해 2016년에 재공연이 이루어지고, 객석 점유율 100%의 기록을 세운 걸작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에는 귀에 익은 재즈송,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Sing sing sing, Like shadow, All that jazz 등의 노래와 함께 안무가 현란한 춤이 무대 위에 전개된다.

무대는 천정에 미러볼이 달려있고, 30여개의 첨단조명기기가 작동되면서, 배경 중앙에 커다란 문과 그 양쪽에 창문이 있고, 1m높이의 단이 무대좌우로 연결되고, 중앙의 계단이 있어 단 위로 오를 수 있게 되어있다. 무대 좌우 벽에 아치형의 통로가 두 개씩 나있고, 여섯 개의 문 형태의 직사각의 아크릴로 된 가리개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배치하고, 인체 토르소 형태의 가슴부분 내부에 발광전구가 들어있는 조형물 여섯 개를 역시 장면에 따라 무대로 들여와 사용한다. 연주와 반주음악, 그리고 무곡은 녹음되어 사용되고, 음악에 맞춰 출연자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줄거리는 과거의 뛰어난 안무가이자 동료였고 사랑의 상대였던 남성이 이유 없이 행방을 감춘 후, 상대 여인은 출연을 그만두고, 기자신분으로 5년 뒤 뉴욕으로 성공한 안무가이자 과거의 연인이었던 당사자를 취재하러 간다. 현장에서 두 남녀는 재회하지만 남성의 냉랭함에 여인은 충격을 받는다. 과거 두 사람의 사랑이 한편의 꿈인 듯 회상장면 속에 펼쳐지고, 취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여인은 사랑의 상념을 접고 귀국을 결심한다.

그러나 상대남성은 5년 전 급작스런 차사고로 한쪽다리가 불구가 되었기에, 남성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고 사랑하던 여인에게서 조용히 떠나간 것이라, 취재현장에서도 그 사실을 밝히지 않으려고, 여인에게 냉랭하게 대할 뿐 아니라 안무가를 좋아하는 여배우까지 늘 상 자리를 함께하도록 하기에, 여인은 깊은 실망에 쌓여, 영원한 이별을 결심하게 된다. 한편 두 사람의 사이를 잘 알고 이해하는 동료 안무가의 도움과 배려로 5년 만에 두 사람의 조우가 이루어졌으나, 자신의 불구를 상대에게 결코 알리지 않으려는 안무가의 행동에, 두 사람의 사이가 오히려 더 벌어지니, 동료 안무가는 귀국직전, 기자여인에게 찾아가 연습장으로의 방문을 권한다.

대단원에서 연습장을 예고 없이 방문한 여기자는 안무가의 불구의 사실을 알게 되고, 그가 소리 없이 자신에게서 떠난 이유가 진실한 사랑에 의한 배려였음이 밝혀지자, 여기자는 눈물을 쏟으며 오해를 풀고 상대 남을 깊게 포옹하며 절대 헤어지지 않기로 결심을 한다. 두 사람이 손을 마주잡고 무곡에 맞춰 중앙계단을 오르며 퇴장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감동의 마무리를 한다.

 

조지훈, 지인규, 박성우가 주인공 안무가로 트리플 캐스팅되어 교대로 출연한다. 여주인공으로 권중영과 김서영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하고, 강태석과 김기동이 동료 안무가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여주인공의 남성후배 역으로 심정완과 유성원이 역시 더블 캐스팅되고, 안무가의 새 애인 역을 하는 무용가로 채태인과 천은성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고 훈, 김종남, 김석구, 이호연, 박승일, 김윤정, 이원선, 백지윤, 윤혜경, 김정연이 무용단원으로 출연한다. 쇼 뮤지컬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듯 출연자들의 춤 기량이 유난히 돋보이고, 아름답고 박진감 넘치는 재즈 송과 출연자들의 열창과 열연이 관객을 2시간동안 공연에 몰입하도록 만들어, 연극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한편의 걸작 뮤지컬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조연출 백지은, 안무감독 박성준, 음악감독 이유나, 편곡 하마밴드, 무대 권민희, 조명 곽두성, 음향 조형재, 분장 김하정, 의상 제이, 기획팀장 박영무, 포스터 강동성그래픽, 홍보 기획 컬쳐마인, 제작 SH아트홀(대표 권순명)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하나가 되어, 극단 제3무대의 밥 포시(Bob Fosse)원작, 권순명 프로듀서, 서병구 예술감독, 박승연 작 연출의 <Musical Shaw All that jazz>를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권장할 만한 한 편의 뮤지컬 쇼로 탄생시켰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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