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 김현우-끝내기타 이상혁의 마산용마고, 5회 콜드 경남고 '준결승행'

▲ 김현우의 홈런이 나오자 더그아웃에서 환호하는 마산용마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1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7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에서 8강전 두 번째 일정에서 마산용마고와 경남고가 각각 승리했다.

1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대회 11일 째 경기에서 마산용마고가 경북고에 재역전승한 데 이어 경남고가 동산고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제1경기 : 경남 마산용마고등학교 7-6 대구 경북고등학교

말 그대로 '혈전'이었다. 양 팀 모두 동점과 역전을 주고 받는 공방전 끝에, 마산용마고가 9회 말 터진 이상혁의 끝내기 2루타로 경북고에 승리하며,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4강에 올랐다. 선취점은 경북고의 몫이었다. 경북고는 1회 초 2사 2,3루서 2학년 배성렬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2점을 선취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자 마산용마고는 1회 말 2사 만루서 2학년 김현우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대회 6호 홈런. 그러자 경북고도 2회 초 반격서 2번 최현준의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한 데 이어 3회 초 반격서 배현호의 동점 적시타에 이은 5번 배성렬의 좌측 담장 넘기는 투런 홈런(대회 7호)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다시 역전을 허용한 마산용마고는 3회 말 반격서 투수 폭투로 한 점을 추격했다. 이후 양 팀의 공격은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이후 8회 말 공격에 나선 마산용마고는 1사 만루서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9회 말 마지막 공격을 맞은 이후에는 1사 1루서 1번 이상혁이 우익선상 빠지는 2루타를 작렬, 1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며 경기를 끝마쳤다. 경기 결과를 떠나 양 팀 합쳐 두 개의 홈런이 나오는 등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이 날 경기는 7회 말 마산용마고 공격서 약 1시간여 동안 비가 쏟아지면서 강우 콜드게임으로 끝날 뻔했으나, 다행히 비가 멎으면서 9회까지 무사히 경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 경기 직후 마산용마고 김성훈 감독도 "이런 경기 정말 처음이다."라며, 자칫하면 놓칠 수 있었던 경기를 잡은 데에 따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제2경기 : 부산 경남고등학교 10-0 인천 동산고등학교(5회 콜드)

이번 대회 첫 5회 콜드게임 경기가 펼쳐졌다. 이번 대회를 통하여 후끈 달아 오른 경남고의 방망이가 동산고 마운드를 맹폭한 까닭이었다. 1회 말 공격서 4번 한동희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경남고는 2회와 3회 공격에서 9번 최원영의 1타점 3루타를 비롯하여 한동희 등이 적절한 시기에 타점을 내며 대거 4득점했다. 그리고 5회 말 공격에서는 2사 만루서 8번 송재혁의 적시타 때 2, 3루 주자가 홈을 밟은 데 이어 상대 송구 에러로 1루 주자마저 홈을 밟으며 점수 차이를 더욱 벌렸다. 계속된 공격에서는 2번 석정우가 경기를 끝내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5회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마운드에서는 경남의 에이스 최민준이 5이닝 무실점 완봉투로 대회 2승째를 신고했다.

오늘 경기를 끝으로 대회 4강 대진이 확정됐다. 14일 12시에는 덕수고와 광주동성고가, 15시에는 마산용마고와 경남고가 결승 진출을 두고 한 판 대결을 펼친다. 두 경기 모두 IB SPORTS에서 생중계로 방송할 예정이다.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MVP)

▲ 마산용마고 4강행의 주역, 외야수 이상혁, 투수 이채호, 포수 김현우(사진 좌측부터). 사진ⓒ김현희 기자

마산용마고 투수 이채호, 외야수 이상혁(이상 3학년), 포수 김현우(2학년) : 말 그대로 혈전이었던 8강전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투수 이채호는 이번 대회 마산용마고 최고의 수확이다. 당초 에이스는 장신 투수 이승헌(19)이었으나, 그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구위가 올라 오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를 틈타 사이드암 이채호가 32강전과 16강전, 8강전에서 힘을 내며, 팀의 4강행을 이끌었다. 이에 대해 이채호는 "내일(준결승)도 던질 수 있다."라며, 아이싱 한 번이면 금방 회복된다는 당찬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선발 이승헌이 3과 2/3이닝 동안 홈런 포함, 9피안타 6실점(5자책)하자, 곧바로 구원으로 투입되면서 85개의 투구수로 경북고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번 대회만 놓고 보면, 이채호가 팀의 에이스다.

결승타를 기록한 좌익수 이상혁은 사실 김성훈 감독의 용병술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기도 했다. 그 동안 1번을 쳤던 유격수 강동권의 타격감이 좋지 않음을 인지,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상혁을 전진 배치했기 때문이었다. 결승타를 친 소감을 묻자 "아직도 얼떨떨하다."는 그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승리를 자축했다. 6번 타석에 들어서면서 세 번을 출루, 1번 타자다운 역할에 충실했다.

마지막으로 내년에 마산용마고의 4번을 치게 될 포수 김현우는 올 시즌 고교 무대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신고하면서 무서운 신예다운 모습을 보였다. 당초 타격에도 자질이 있던 인재로, 지난해까지 모교에서 4번을 쳤던 나종덕(롯데)이 직접 본인의 후계자로 김현우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리고 졸업하면서 "(김)현우가 나보다 더 잘 할 것"이라는 덕담을 남기기도 했다. 적어도 황금사자기 8강에서 보여 준 모습은 나종덕의 말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에 대해 김현우는 "잘 하겠다는 (나)종덕이 형과의 약속을 지켜서 너무 기분이 좋다. 형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라며, 생애 첫 홈런의 순간을 만끽했다.

▲ 갑작스럽게 종료된 경기로 인하여 바로 아이싱에 들어간 경남고 에이스 최민준. 사진ⓒ김현희 기자

경남고 타선 전원, 투수 최민준(3학년) : 이 정도면 경남고 타선 전원에 합격점을 줄 만하다. 3번 예진원이 3안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고, 4번 한동희도 선제 적시타를 포함하여 중심 타자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권영호, 노시환, 이동우까지 안타를 기록했다면,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할 뻔했다. 대신에 '선발 타자 전원 출루' 기록으로 이러한 아쉬움을 대신했다. 5회 콜드게임을 완성하는 동안 경남고 타선은 집중 10안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에이스 최민준도 투구 숫자를 효과적으로 가져갔다는 부수 효과를 얻었다. 5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최민준이 던진 투구수는 69개에 불과했다. 4강전에서도 얼마든지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 여지를 뒀다.

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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