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섭의 덕수고, 김기훈의 덕수고 4강서 '정면 충돌'

▲ 경기 직후 정윤진 감독으로부터 훈시를 듣는 덕수고 선수단. 승패보다 얼마나 덕수고답게 경기를 했느냐를 중시한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1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7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에서 8강전 첫 일정에서 광주 동성고와 덕수고가 각각 승리했다.

12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대회 10일 째 경기에서 동성고가 치열한 투수전 끝에 안산공고에 신승했고, 덕수고가 대구상원고에 영봉승하며 준결승에 선착했다..

제1경기 : 광주 동성고등학교 1-0 경기 안산공업고등학교

양 팀 모두 팽팽한 선전을 이어간 끝에, 승리에 필요한 '단 한 점'을 경기 후반부에 획득한 동성고가 아주 오랜 만에 전국 본선 무대 4강에 올랐다. 당초 8강까지 올라 온 팀들 답게, 객관적인 전력 자체는 크게 의미가 없었다. 양 팀은 7회까지 팽팽한 0-0의 균형을 이루었다. 안산공고 선발로 나선 정철원이나 동성고 2학년 에이스 김기훈 모두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안산공고는 2선발 정철원이 무실점 호투를 펼치자 경기 후반부터 즉각 에이스 김도규를 투입했다. 김도규 역시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있는 투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그러나 균형은 8회 초 동성고 공격에서 무너졌다. 8회 초 2사 3루서 4번 한준수가 '해결사'답게 결승타점을 기록했기 때문. 이 점수는 그대로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마운드에서는 동성의 에이스 김기훈의 호투가 빛났다. 선발로 나선 2학년 김기훈은 7과 2/3이닝 동안 안산공고 타선을 1피안타 7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대회 2승째를 신고했다. 장기인 탈삼진을 무려 13개나 솎아낸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그러나 안산공고 역시 그 동안 전국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가 올해 전국 8강에 오르는 등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제2경기 : 서울 덕수고등학교 4-0 대구 상원고등학교

경기 내내 팽팽한 기운이 오간 가운데, 덕수고가 상원고에 영봉승하며 4강에 올랐다. 덕수고는 3회 말 공격서 1번 김민기가 대회 다섯 번째 홈런포를 솔로포로 기록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5회 말 공격에서는 2사 2, 3루 찬스서 2번 신승환이 자신의 대회 첫 안타를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신고하면서 점수 차이를 벌였다. 뒤 이어 3번 이인혁도 적시타를 기록, 신승환마저 홈으로 불러 들였다. 결국 덕수고의 1~3번 타자들이 팀 타점의 전부를 책임진 셈이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백미카엘에 이어 등판한 에이스 양창섭이 이번 대회 들어 가장 많은 이닝(6이닝)을 소화하면서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벌써 대회 3승째를 신고했다. 그러나 경기 후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승리는 했지만, 덕수고답지 못한 실수가 많이 나왔다. 이 점을 보완하여 4강을 준비하겠다."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 덕수고의 4강행을 이끈 김민기(사진 좌)-신승환(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MVP)

광주동성고 투수 김기훈(2학년) : 말 그대로 '괴력투'를 선보이고 있다. 투수로 나선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머쥐었다. 2경기에서만 23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면서 '닥터 K'다운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타자로서도 출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더 무서운 부분이다. 이 어린 투수가 아직 2학년이다. 좌완으로 빠른 볼 최고 구속이 140km를 넘는다는 점도 두고 봐야 할 부분이다. 부상 없이 꾸준히 자기 모습을 보여준다면, 내년 연고지 KIA 타이거즈 1차 지명 후보 0순위다. 현재까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을 기록중이다.

덕수고 내야수 김민기-외야수 신승환 듀오(3학년) : 실질적으로 8강전을 지배했다. 김민기는 대회 5호 홈런을 기록하면서 선제 타점을 올렸고, 신승환은 이번 대회에서 덕수고 선수 중 가장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기는 사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도 홈런포를 쏘아 올린 경험이 있다. 이에 대해 김민기는 "아니다, 사실 홈런도 의식하고 친 것이 아니었다. 4번 (윤)영수가 잘 맞고 있어서 영수한테까지 연결하자는 생각이 강했는데, 그것이 운이 좋아 넘어갔을 뿐이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176cm 75kg의 작은 체구에도 팔목 힘이 좋아 장타력도 빼어난 톱타자다. 한편,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는 신승환은 몸을 아끼지 않은 허슬 플레이로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를 자랑하며, 몇 차례 어시스트를 선보였는데, 백미는 8강전에서 보여 준 인상적인 송구 장면이었다. 실점 위기 속에서 상대팀의 안타를 정확한 송구로 포수 윤영수에게 전달, 주자를 홈에서 태그 아웃 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동안 수비나 주루에서 제 몫을 다 했는데, 8강전에서는 본인의 대회 첫 안타를 2타점 쐐기 중전안타로 신고하며, 가장 운수 좋은 하루를 보냈다. 안타를 기록하지 못해도 꾸준히 2번 타자로 나서는 것도 정윤진 감독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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