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지난달 22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제38회 서울연극제'(예술감독 최용훈)가 개막행사 '연극은 대학로다!'를 시작으로 26일부터 5월 28일까지 33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본지에선 작품성과 파격성, 그리고 관객들의 눈높이까지 맞춘 공식선정작 10편을 차례로 소개하는 기획 기사를 마련했다. 국가에 대한 고민부터 성(性)의 담론까지, 어떤 작품을 만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말 잘 듣는 사람들' / 극단 신세계 / 창작 초연
작, 연출 - 김수정 / 출연 - 김두진, 김보경, 김선기 등
장소 - 알과핵 소극장 / 공연시간 - 120분 / 관람 연령 및 가격 - 고등학생 이상, 전석 3만원
공연 일시 - 5월 18일~28일(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월요일 쉼)

'말 잘 듣는 사람들'은 2004년 4월 9일 미국 켄터키 주의 맥도날드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 이 작품은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어리석고 안쓰러워 보이는 '말 잘 듣는 사람들'을 위한 블랙코미디이다. 

공권력 아래 자연스레 복종하는 우리의 이해할 수 없는 예의바른 습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더불어 사회적 도덕성의 기준과 생존을 위한 개인의 책임 회피에 대해 이야기한다. 극단 관계자는 "이 작품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내뱉어 본 사람들에게 추천한다"고 전했다. '다음과 같은 말'은 이것이다.

'내 잘못이 아니야. 나는 시키는 대로 했어', '날 믿어.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내가 쟤 저럴 줄 알았어', '죄송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난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야', '뭐 이런 좆같은 경우가 다 있어!'

극단 신세계 대표 겸 상임연출이자, 혜화동1번지 6기 동인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수정 연출은 지난 2014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사업 'NEWStage'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15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 연출은 '페리클레스', '연변엄마', '빨간시', '조치원 해문이' 등의 작품에서 안무가로 활동해왔고, '안전가족', '인간동물원초', '그러므로 포르노', '멋진 신세계', '파란나라'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해오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김수정과 극단 신세계는 작품마다 거칠고 도발적인 연극 문법으로 현실사회의 불편함을 적나라하게 고발해오며, 질서유지라는 명분하에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상징화해 현대사회의 강요된 질서와 집단 세뇌에 묵직한 돌직구를 던지는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 왔다. 

이들은 이번 작품에서도 날카롭게 묻는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왜 그토록 '말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일까? 그렇게 '말 잘 듣는 사람'이 되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이 무엇일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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