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드림시어터 컴퍼니의 임선빈 작 연출 페스카마 고기잡이 배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임선빈은 <나비야 청산가자> <디 아더 싸이드> <부엉이는 어떻게 우는가> <하녀들><하꼬대 마을 사람들> <여보 고마워> <자라의 호흡법>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한 중견여성 작가 겸 연출가다. 서울연극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이래 가장 처참한 사건이 《페스카마》호 선상살인사건이다. 《페스카마》호란 한국해양수산 소속 원양어선 《페스카마》호 15호를 말한다. 《페스카마》호는 괌, 사이판 등지에서 어로작업을 하는 이른바 원양어선이다. 중국조선족 7명, 도합 24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1996년 6월 7일 부산을 출발한 《페스카마》호는 1주일후 괌부근의 티니안섬에 도착했다. 중국조선족 7명은 6월 14일 북경을 떠나 서울을 경유해 5시간만에 사이판에 도착해 티니안섬에서 《페스카마》호에 승선했다.

 

6월 16일, 《페스카마》호는 출항했고 중국조선족들은 배 멀미를 하면서 선상에서 작업준비를 학습했다. 알아듣기 힘든 용어를 이해하려 노력했는데 심술궂은 갑판장은 선원들의 궁둥이를 치고 욕하기가 일쑤였다.

6월 16일, 선상에서 갑판장의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선원 리춘성을 희롱하고 때리는 것이 마치 노리개와 같이 취급하는 것이었다. 다음날 인도네시아인 노만이 보도 줄을 단단히 잇지 못했다고 얼굴을 구타당했고 중국조선족 백충범은 틀린 보도 줄을 가져왔다고 구타를 당했다. 호출에 좀 늦게 나왔다고 갑판장에게 구타당하고 검사에 불합격했다고 화가 난 선장이 단체로 구타를 하고 욕을 하는 등 중국조선족선원들은 선장과 갑판장의 가혹한 처벌과 욕설에 견디기가 어려웠다.

큰 사건이 하나 6월 27일에 발생한다. 조업구역에서 참치 떼를 발견하고 작업을 시작했으나 조업이 제대로 되지 않자 화가 난 선장은 쇠파이프로 리춘성의 머리를 쳤다. 이것을 피하다 어깨를 맞은 그는 선장에게 대들었다. 화가 난 선장은 일등 항해사에게 도끼를 가져오라 했다. 겁에 질린 중국조선족선원들은 전원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닫고 방어를 했고 하선을 희망했다. 선장은 당일 항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토의과정에서 어느 정도 노여움을 가라앉혔다. 선장은 다시는 조선족들에게 손대지 않기로 하고 조선족들은 다시 열심히 일을 배우기로 했다.

6월 28일, 조선족 선원이 모두 아파 작업을 할 수 없어 작업을 거부했다. 6월 30일 저녁 선장은 중국조선족을 모아놓고 하선희망자를 파악하고 하선경제보증서 서명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사모아까지의 경비 50만원과 사모아 구치소에서의 3개월간 구류 생활하는 비용 200만원을 내게 되어있었다. 이에 더해 조업 손실금까지 부담시키겠다고 위협을 가했다. 이에 조선족 전원이 선장에게 사과하고 계속 복무하기를 애원했으며 다음날인 31일에는 고급 약을 갖고 선장실을 찾아가 애원했다. 그러나 선장은 냉랭했다. 이에 8월 1일 중국조선족 선원들은 최일규 방에 모여 자살을 논했으나 백충범, 최금호 등의 의견으로 선장과 갑판장을 죽이고 죽자는 결의를 했다.

반란음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던 날 시작되였다. 중국조선족들은 배를 탈취한 다음 선원을 죽이고 배를 침몰시킨 후 뗏목을 만들어 일본이나 한국으로 표류하려 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인 3명과 중국인 1명을 냉동 창고에 가두었으나 냉동창고가 작동하지 않아 이들이 살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들을 냉 동창고에서 꺼내 몽둥이로 때려 실신시킨 후 바다에 수장했다. 이를 목격한 19세의 최동호는 맹장염으로 다른 배에서 옮겨온 청년인데 범행 장면을 목격한 최동호를 산채로 수장해버렸다. 중국조선족이 인도네시아인 6명을 살해하려 하자 이들이 일등 항해사 이인석과 같이 무인도에 가서 살겠다고 하소연해 이들을 방치했다. 8월 2일 2시, 전재천(全在千)이 주동이 되여 선장면회를 요구했다. 선실 문을 열자 3명이 달려들어 선장을 밧줄로 묶어 선수 창고에 넣었다가 살해하고 갑판장 등 7명도 살해했다.

선장을 잃은 《페스카마》호는 공해상에서 표류하기 시작했다. 8월 6일 생존자 전원을 살해한다는 소문이 돌자 인도네시아 인들이 단합해 흉기를 들고 반란선원과 대치하다 양쪽이 화해하고 흉기를 모두 바다에 던져버렸다. 배가 8월 24일 오전 10시경 일본 도리시마 섬 부근에 이르자 조타실에서 어창으로 내려가는 전재천을 보고 인도네시아 인들이 반란선원들을 밀치고 밖으로 나와 전재천과 격투 끝에 그를 밧줄로 묶고 일본 어업 지도선을 보고 물에 뛰어들어 구제를 요구했다. 일본 경비정에 인도된 반란선원은 8월 31일 부산 해양경찰에 인계 되었다. 선상반란사건 재판에서 모두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문재인 인권변호사의 변론으로 감형되었다.

무대는 페스카마호의 조형물이다. 상갑판 하갑판 조타실 기관실 선실 등이 만들어지고 기관실과 선실은 문을 열고 출입한다. 연극은 실화대로 구성 전개되고, 출연자들은 경상도 방언과 조선족 말씨 그리고 전라도 방언을 사용한다. 조명으로 장면변화가 이루어지고, 음향효과로 극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시종일관 선상에서 연극이 시작되고 선상에서 끝이 난다. 대단원에서 실제로 빗물을 떨어뜨려 기상변화를 연출해 낸다.

 

김동림, 김방언, 김성태, 김재현, 박경주, 송현섭, 양권석, 오일룡, 유승일, 이권섭, 이민재, 이형주, 정구민, 정진혁, 한동훈, 허병필, 황기석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과 방언구사 그리고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기획 제작 드림시어터 컴퍼니 벨라뮤즈 ㈜, 미술감독 무대디자인 황수지, 조명감독 한희수, 음향디자인 한 철, 음향감독 김선영, 의상디자인 황수지, 의상제작 박정숙, 작곡편곡 홍지연, 무대제작 풀굿 이상수, 컴퍼니 매니저 윤수빈, 조연출 김재혁, 조명오퍼 곽유하, 음향오퍼 이지혜, 연출부 어시스트 고강희, 그림 고강희 김채은, 사진 윤준섭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드림시어터 컴퍼니의 임선빈 작 연출의 <페스카마 고기잡이 배>를 창의력과 연출력이 돋보인 우수작으로 창출시켰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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