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강해인 starskylight@mhns.co.kr 영화를 보고, 읽고, 해독하며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독자를 가진 영화라 믿고, 오늘도 영화를 읽습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강해인] 오르되브르는 정식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입니다. [영읽남의 오르되브르]는 관람 전, 미리 영화에 대해 읽어보는 코너입니다.

안 그래도 성가신 새로운 식구가 조직의 보스였고, 가족들 그 누구도 이 사실을 모른다.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는 아기라는 계급(?)을 이용해 형을 골려주는 보스 베이비(알렉 볼드윈)는 귀엽다가도 제멋대로인 아기를 색다르게 설정한 영화다. 맹목적으로 보살핌을 줘야하는 아기의 이중성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사랑을 독차지 하다 찬밥 신세가 된 첫 째의 설움을 담아, 어린 형제 간의 갈등을 담기도 했다. 가족의 정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 5월! 유별난 아기, 보스 베이비가 가족에 관해 말하려고 친히 왔다.

 

 

디즈니의 공주 이야기와 달리,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은 괴짜 주인공을 내세워 익살스럽고 과감한 유머를 보여줘 왔다. '보스 베이비'엔 아기의 탈을 쓰고 있지만 유창하게 말을 할 줄 알고, 비밀스러운 작전을 펼칠 만큼 영악하며, 어른들의 세계를 잘 아는 '순진하지 않은' 아기가 주인공이다. 이 캐릭터는 아기와 어른의 세계에 모두 발을 걸친 채, 두 세계를 오가며 문제를 만든다. 귀여운 얼굴과 달리 성숙한 아기의 생각 및 취향은 자연스레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보스 베이비'가 가장 정성들여 설정한 것은 독특한 세계관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아기들은 정장을 입고, 회사에서 일하고, 그들만의 조직을 갖추고 있다. 어른들의 세계처럼 위계질서가 있고, 각자 맡은 일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어른들의 시점이 아닌 그들의 시점에서 일상의 다양한 사물들을 재해석한 표현도 흥미롭다. 그들에게 유독 크고, 빨라 보이는 것들이 평범한 어른의 시점과 대비될 때, 동심이 잔뜩 묻은 상상력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재구성된 세계이지만, '보스 베이비'는 뜻밖에도 인류가 맞이한 심각한 위기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가족의 정을 확인하게 해주는 등 주제가 선명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쉽고, 공감할 수 있게 녹여놔 모든 연령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게 해뒀다.

하지만 영화가 준비한 신선한 설정 그 이상을 끌어내지 못한다. '보스 베이비'는 전반부 이후 점점 재미를 잃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양한 상상력이 기발하게 표현되지만, 어딘가 활력을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쉽다. '트롤'이 보여줬던 흥겨움이 증발했다. 어쩌면 이런 감각이 동심을 잃은 탓일 수 있다. 그래서 '보스 베이비'는 연령층을 조금 낮춰, 추천하고 싶다.

 

 

starskyligh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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