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극단 고래의 이해성 작 연출 불량청년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불량청년>은 시청 앞 광장에서 시위를 하던 김상복이라는 청년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정신을 잃은 후, 1920년대로 되돌아 가, 당시 독립운동을 하던 김상옥 의사를 만나, 자신의 모습과 같음에 놀라고, 일제치하의 경성과 중국의 상해에서의 김상옥 의사와 행동을 같이 하고, 귀국해서 김상옥 의사가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후 일본경찰에 포위되어 총격전을 벌이다가 자결하는 모습을 본 후, 정신을 차리니, 광화문 광장에서 시위군중 속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김상옥(1890~1923)은 일제 암흑기 경성에서 태어나, 학교교육을 받지 못하고 독학을 하며 대장간을 운영하고 손수레로 철물행상을 하고 다녔다. 김상옥은 일본헌병에게 쫓기던 학생 박노영(朴露英)을 숨겨주고, 혁신공보(革新公報)라는 독립운동 유인물을 건네받아 동대문 교회를 중심으로 항일운동을 펼치던 학생들의 모임에 참가하게 된다. 기미년 삼일만세운동이 일어나자 김상옥은 박노영과 함께 독립운동가 조소앙(趙素昻)을 도와 피신시키고, 상해(上海) 대한망명정부(大韓亡命政府)로 건너갈 여비를 마련해 준다. 같은 날 김상옥은 일본헌병에게 봉변을 당하던 여학생 장규동(張圭童)을 구해주고, 장규동의 동급생 이혜애(李惠愛)와 함께 동대문 교회를 근거로 항일운동을 하는 학생들을 소개하고, 그들과 함께 일하게 한다. 혁신공보를 배포하는 과정에 김상옥은 붙잡혀 종로경찰서에 구금되어 혹독한 고문을 당하나,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자 그때부터본격적인 독립운동을 하게 된다.

상해임시정부가 세워졌다는 소식과 함께 조소앙으로부터 미국 국회의원단 일행이 삼일운동 당시 기독교도 사상자 수를 조사하려 내한할 것이니, 의원단 환영식장에서 독립만세운동을 펼치라는 통고를 받고, 김상옥은 취지문과 태극기 그리고 성조기를 준비한다. 인쇄물을 운반하는 과정에 장규동이 체포되고 김상옥은 상해로 망명을 하게 된다. 임시정부에서 조소앙을 만난 김상옥은 국민 대회장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동포들이 좌, 우익으로 나뉘어 골육상쟁을 하는 것을 보고, 김상옥은 분노와 절망감에 자살을 기도한다.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고 깨어난 김상옥은 사격장 코치로 일을 하게 되고, 박노영과도 다시 만난다. 동생 상열(相烈)에게서 온 편지로, 가족과 장규동이 종로 경찰서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장규동은 폐인이 되다시피 되어 병원에 입원중이라는 것을 안 김상옥은 국내에 잠입, 장규동을 구해내 상해로 데려온다.

장규동은 차츰 건강을 되찾고, 김상옥의 아이를 밴다. 그러나 출산도중 장규동은 아이와 함께 죽는다. 장규동의 부모에게 딸의 죽음을 알리려고 김상옥은 재차 입국하고,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다. 전국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지고, 용의자로 김상옥이 지목된다. 장규동의 부모를 만난 후 김상옥은 이혜애의 집에 몸을 숨긴다. 그러나 은신처가 알려져 경찰과 헌병대에 포위되고, 이혜애는 형사의 총에 쓰러진다. 김상옥은 격전을 벌이다가 마지막 총알로 자살한다, 현재 대학로 마로니에 광장에는 김상옥 의사의 동상이 있다.

무대는 여섯 자 높이의 단이 배경에 부착되어 무대 좌우로 연결된 통로 겸 큰길 구실을 한다. 그 중앙에 장처럼 생긴 조형물이 있어 그걸 움직이면 출입구가 되고 비밀창고로 사용된다. 무대 좌우에 단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배경에 선으로 그린 광화문의 모습이라든가, 기차의 객차의 창문 그리고 함박눈이 내리는 모습과 일본경찰과의 총격전이 애니메이션으로 투사된다. 1920년대의 인물들은 말투나, 의상착용으로 변화를 주고, 김상옥과 김상복이 같은 모습이라는 설정으로 다른 극중 인물들의 두 사람 식별 혼돈양상이 부각되고, 주인공 김상복은 콧수염을 떼고 붙이는 등 분장변화라든가, 또 휴대전화를 사용함으로써 1920년대 당대 인물들과의 통화가 가능하지만 2015년대의 인물들과는 통화불가능으로 연출되어 절묘한 극적효과를 창출시키고, 이육사의 시 광야가 극중 낭독되고, 대단원에서 출연자가 합창을 하며 연극은 마무리를 맺는다.

유성진이 김상옥, 이대희가 김상복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이명신이 김상옥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호연을 보인다. 지춘성, 선종남, 정인겸, 전형재, 정원조, 김동완, 레지나, 김지현, 이소영, 홍철희, 박현덕, 송재연, 허지행, 신장환, 최준수, 이운호, 아누팜, 오찬혁, 변신영, 이현정, 장원경, 최지숙, 이송이, 유민경, 이사랑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관객의 갈채를 받고, 가수 최은진이 특별출연해, 1920년대의 가요와 현재의 가요를 열창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한다.

무대 서지영, 무대크로 안영주·박윤선, 조명 성미림, 조명오퍼 한아름, 음악 김태규, 음향오퍼 배유리, 영상 윤형철, 영상오퍼 임소은, 의상 장주영, 수품 서정인, 소품어시스트 이사랑·임다은, 분장 장경숙, 사진 이지락, 드라마트루크 이단비, 안무 김유진, 조연출 최지숙·임소은, 장면식, 기획 김승주·장원경, 진행 임다은·김혜진·이은주·양이배, 인쇄물디자인 김보현 등 스텝의 열의가 드러나, 극단 고래의 이해성 작·연출의 <불량청년>을 흥미롭고 친 대중적인 서사연극으로 탄생시켰다.

#문화뉴스 공연칼럼니스트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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