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좋아하던 일이 직업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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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피규어를 만들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수개월이 지났다.

사실 잘 몰라서 그리고 손재주가 없어서 완성한 것은 없지만 나날이 실력은 좋아지고 있다. 매번 만들고 실패하고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만들어 가는 와중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판매되고 있는 피규어들이다. 사실 어떻게 만들어야 멋있고 머리카락은 어떻게 표현하고 옷 주름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을 때마다 다른 사람이 만든 피규어를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 야후 재팬. 경매에 출품된 '핸즈'의 작품. 남다른 스타일로 이미 여러 팬을 보유한 피규어계의 유명인사다.

물론 그것을 만드는 일이 직업인 사람들인지라 잘 만들고 표현력도 좋다. 이런 피규어를 만드는 사람들을 원형사라고 부른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는 손으로 꼽히는 실력을 갖춘 원형사들이 많이 있다.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작가들의 작품은 수십만 원을 넘어 옥션 등으로 넘어가면 수백만 원의 금액으로 낙찰되기도 한다니 이쯤 되면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하나의 문화요 사업이라고 해도 되겠다.

내가 깊이 있는 취미생활을 즐기지 않는 탓에 유명한 작가들이 누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외국에 'narin studio'나 국내에 '핸즈'라는 별명을 가진 분이 유명하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내가 즐겨 찾는 피규어 카페에서도 '핸즈'님의 작품이나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고 질투가 나기도 하는 그 실력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잦은 야근에 시간이 없을뿐더러 부족한 실력을 갖춘 내가 보기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얼마 전 SNS를 통해 취미로 피규어를 제작해 한두 개씩 팔던 한국인이 일본의 피규어 제작회사에 스카우트되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취미를 넘어 직업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읽고 그 사람의 블로그와 카페를 가봤는데 정말 잘 만들긴 하더라.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피곤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나 역시 인테리어 디자인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취미생활은 취미로 끝내려고 열심히 안 하나보다. 찾아보니 피규어를 만드는 법을 설명해 둔 책도 있고,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피규어 만드는 법을 쉽게 찾아볼 수도 있다. 틈틈이 그런 것들을 찾아보며 나름 소소한 실력과 꿈을 계속 키워나가고 있다. 조만간 좋은 작품은 아니더라도 내 나름의 만족할 만한 완성작을 공개해야겠다.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김당당 milkmade@mhns.co.kr그는 '홍대'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디자이너다. 어린왕자를 좋아하는 30대 유부남이자 소싯적 한 춤(!)한 이력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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