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공상집단 뚱딴지의 오세혁 작 문삼화 연출의 지상최후의 농담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오세혁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배우 겸 작가 그리고 연출로 활동 중이다. 2011 <아빠들의 소꿉놀이>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되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로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1 밀양연극제 젊은 연출가전에서 <그와 그녀의 옷장>으로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하고, 2012 남산 상주극작가 2기에 선정되었다. 2013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벨트 2기에 선정되고, 2014 희곡<게릴라 씨어터>로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에 당선되고, 2016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작가다.

작품으로는 <지상최후의 농담> <보도지침> <우주인> <국가 보안법> <B성년> <레드 채플린> <30만원의 기적> <페스트> <분노의 포도> <게릴라 씨어터> <템페스트> <헨리 4세> 등을 각색 또는 집필, 그리고 연출했다.

문삼화는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잘자요 엄마> <뽕짝>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를 연출했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연출가다.

 

무대는 초등학교의 교실처럼 보이지만, 사형이 확정된 포로수용소의 당일 사형수 대기실로 설정된다.

노인으로부터 장정 그리고 소년에 이르기까지 순번대로 사형집행을 당할 사형수의 짧은 대기시간 동안의 정황이 펼쳐진다. 모두 전쟁포로라는 설정이고, 전쟁포로는 무조건 사형선고를 받게 되는 비 법치국가 같은 가상적인 상황묘사에서 출발한다.

사형이 확정된 포로들은 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통곡이 아닌 웃음으로 마무리를 짓자는 의견일치를 보이고, 순번을 지어 차례로 사형장으로 나가자는 합의를 한다. 포로들 중 노인은 나이대접을 해 달라며 맨 마지막에 집행을 당하도록 해 달라고 동료들에게 애원을 한다. 노인의 생에 대한 집착이 남의 일 같지 않아 필자는 남모르게 웃음을 터뜨린다.

사형수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것이 자신과 동료에게 웃음이 유발되기를 바라고, 또 실제로 동료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비극적 현실에서의 희극적인 상황이 잠시 동안이기는 하지만 차례대로 전개되고, 그들이 담당병사의 지시대로 차례대로 형장으로 향하면 잠시 후 총성이 울리고 관객은 그 포로가 사형이 되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자신의 차례가 된 사형수에게는 먼저 총살된 사형수의 망령이 등장해 주위를 맴돌고 희롱을 한다.

이들 속에 소년 사형수가 등장한다. 어리지만 자신도 어엿한 병사였음을 밝힌다. 노인과 소년, 대조적인 인물설정에서 극적 분위기는 상승궤도에 접한다. 남은 포로와 담당병사의 티격태격 속에 담당병사는 총을 빼앗기고 정복도 빼앗겨 포로복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담당병사의 옷을 입은 포로가 밖으로 나가자 총성이 울린다. 망을 보는 병사가 포로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그러나 포로 복을 입고 나간 담당병사 역시 총성과 함께 잠잠해 진다.

마지막으로 남은 노인과 소년, 동등한 입장에서 노인에게 순번을 양보한 소년이 노인에게 하대를 한다. 노인은 당연히 노하지만 소년은 같은 동료끼리 왜 그러느냐며 농담을 한 거라며 사과를 한다. 소년이 먼저 나가 처형이 되고, 마지막으로 노인이 나갈 차례가 되면 먼저 총살된 사형수들의 망령이 모두 등장한다. 망령들은 노인의 마지막 길을 환송하듯 에워싸고 춤을 춘다. 노인이 정신을 바짝 차리면 망령들의 모습은 보이지를 않는다. 노인이 애써 웃으며 감옥 밖으로 나가면 총성과 함께 연극은 끝이 난다.

 

김재건, 구도균, 문병주, 윤광희, 한철훈, 오민석, 김영택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무대 소품 김혜지, 무대팀 이희순, 조명 김성구, 조명어시스트 지소연, 조명팀 김명수 안정민 왕은지, 조명오퍼 김소영, 의상 더블스토리, 음악 레인보우99 류승현, 음향오퍼 박지은, 무대감독 강지현, 그래픽 김솔 전진아, 사진 전진아, 기획 박기현 이현주 등 제작진과 스태프 전원의 열정이 드러나, 공상집단 뚱딴지의 오세혁 작, 문삼화 연출의 <지상 최후의 농담>을 성공작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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