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가해자 탐구_부록: 사과문 작성 가이드' 컨셉 사진 ⓒ 남산예술센터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우리는 이 문제적 작품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 작품이 문제적인 이유는 다름 아니라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문제는 늘 내는 사람이 정하기 마련이므로.

가해자의 이야기로 가득 차고, 가해자를 이야기할 때 더 쩌렁쩌렁하게 극장을 채우는 목소리들 속에 피해자는 한 명도 없다.

작품 속의 묘사들은 너무 잔인하고 또 익숙한 방식이다. 여자들은 '작고 뚱뚱하거나' '가슴이 크고 작거나' '담배를 피우게 생겼거나'로 묘사된다. 남자들 권력의 세계 속에서 익숙한 방식이 무대 위에서 놀랄 만큼 익숙하게 재현된다.

이 작품은 누군가에겐 절실한 생존의 이야기로, 누군가에겐 아이러니로 점철된 블랙 코미디로, 누군가에겐 객석에 앉은 자기 자신을 쿡쿡 찌르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과연 누가 이 이야기가 자신에게 온전히 벗어난 '남의 일'일 수 있을까.

도발적인 주제만큼 책을 읽듯이 흐르는 서사 또한 흥미롭다. 결국, 사과문은 끝까지 작성되지 않았다.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
- 공연날짜 : 2017. 4.23 ~ 4.30.
- 공연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 작/연출 : 구자혜
- 출연배우 : 권정훈, 박경구, 이리, 조경란, 최순진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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