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함마드 리야드 사이드, 아크사 사원에서의 꿈, 1973, 나무에 유채, 160x120cm, 카이로이집트근대미술관 소장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이집트'는 참 생소한 나라이다. 먼 한국에선 피라미드와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알고 있는 곳. 그런 나라의 '모더니티'는 더욱 생소하다. 초현실주의로 대표되는 이집트의 근대성을 미술에서 찾아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 해답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展'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 '리 밀러'의 작품 전경 ⓒ 김민경 기자

이집트의 가장 근대성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곳은 '사진'이었다. '리 밀러'의 모던한 공간과 사물 배치는 몬드리안의 사각형과 선을 사진으로 구현한 것 같다. 어떤 말할 수 없는 정점을 달리는 것은 피라미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광선과 해를 받아 반짝이는 모래와 그것을 가리기 위한 인간의 사투는 그물로 펼쳐진다. 

▲ 사미르 라피, 무제, 1975, 나무에 유채, 52x74cm, 사미르 가립 소장

특히 '사미르 라피'는 다양한 화풍의 그림을 자유자재로 구성하며 모더니티를 뽐낸다. 큰 눈의 자신의 생활을 하는 이집트 여성을 표현하기도 했고, 죽음과 고통의 생사를 왔다갔다 하는 민중 혹은 사람들을 표현하기도 했고, 고독한 인간의 모습을 무심히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아흐마드 무르시'와 '무함마드 리야드 사이드'는 초현실주의를 가장 잘 표현한 이집트의 대표 화가다. 이들의 그림에서는 이집트의 향토성 대신 근대인들의 고독과 무한한 이상향을 그리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서양의 달리나 그 외 자본주의 시대의 인간의 고독을 그리던 서양의 '모더니즘'과 별반 다른 점이 없다. 이처럼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展'은 이집트적인, 혹은 근대인의 정체성과 고민을 그림으로 담아 그들의 근현대 미술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서구와의 모더니즘과의 관련성은 수동적, 혹은 이집트적으로 주도적으로 소화했는지 질문을 던진 채. 

▲ 아흐마드 무르시, <알렉산드리아의 예술가>, 1989, 캔버스에 아크릴, 아흐마드 무르시&자바스 갤러리 소장

이집트의 근현대 초현실주의 미술 전이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근현대 미술 상황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일제시대에 일본을 통해 서양의 근대성을 수입하고, 또 이를 한국식으로 토착하고 평가하는 사투를 지금까지 벌이고 있다. 실제로 잘 되었던 작품이든, 그렇지 못한 작품이든 객관적으로 여러 작품들이 한국과 이집트에 피하지 못할 근현대 유산으로 남아 있다.

▲ '인지 아플라툰' 작품 전경 ⓒ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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