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2016년 여름,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이 일본 전역을 강타하는 동안, 일본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목소리의 형태'는 '너의 이름은' 열풍에 묻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목소리의 형태'가 전반적으로 '너의 이름은' 보다 더 나았다.

'너의 이름은'은 판타지적 요소와 아름다운 색채, 그리고 래드윔프스의 OST 등 외적인 요소가 두드러졌다면, '목소리의 형태'는 단순히 아름답게 그려내려고 하기보단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우리가 흔히 공감할 수 있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불편함')로 막힘없이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점에서는 상당히 뛰어났다. 특히, 우리네 인생사처럼 갈등과 해소를 반복하며 열린 결말로 놓아둔 점도 인상적이다.

또한, '이시다'와 관계 맺는 이들, 그리고 그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이들 얼굴에서 'X' 표시가 실시간 붙었다 뗐다 하는 모습은 마치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타인과의 관계를 실시간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 같아 공감대를 유발케 했다. '목소리의 형태'를 보고 나면 많은 관객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신이 그동안 맺어왔던 수많은 '관계', 그 관계에서 동반된 '불편함'을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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