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1955년 미국에서 발표된 유명 추리소설 '이와 손톱'을 영화화했다는 소문과 함께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원작에서 홀수 장에 살인사건을 토대로 한 법정 공방을, 짝수 장에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과정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방식을 영화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원작 주인공이 마술사였다는 점도 손대지 않고 고스란히 가져왔다.

그러면서도 각색과정에서 1940년대 광복 직후 한국을 표현하고자 극 중 '남도진'이 미군을 대하는 태도나 도망치는 일본인들, '반민특위' 등을 배경으로 깔아두는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석조저택에서 '최승만' 대 '남도진', 그리고 법정에서 '윤영환' 대 '송태석'의 기싸움은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원작인 '이와 손톱'이라는 관용구 의미가 담긴 원제에서 좀 더 의미가 와닿으라고 '석조저택 살인사건'이라는 명확한 제목으로 바꿨듯, 전개방식이나 극 중 인물들의 행동들이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을 만큼 단조로움을 띄고 있다. 원작이 발표되었던 1950년대에는 상당히 신선했었던 방식이겠지만, 반세기가 지나 스릴러가 대세인 오늘날에는 '압둘라 리'의 마술처럼 모두를 속일만한 무언가가 더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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