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옵니다" - '박경'

 

[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2017년 대선을 2주 앞둔 26일 영화 '특별시민'(박인제 감독)이 개봉한다. 최근 정치인들과 권력자들의 민낯을 드러내는 영화들이 자주 개봉한 탓에 식상함이 느껴질 수는 있지만, 선거일을 앞둔 정치인들의 모습, 네거티브와 노이즈 마케팅, 기성세대 정치인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청년들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를 비슷하게 그려내 공감대를 자아낸다. 

 
 

영화 '특별시민'은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두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헌정 사상 최초의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는 오직 서울만 사랑하고 발로 뛰는 서울시장처럼 보이지만, 실은 어느 정치인보다도 최고 권력을 지향하며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정치 9단이다. 그는 선거 공작의 일인자인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를 파트너로 삼고, 사이다처럼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아이디어 뱅크인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을 새로 영입해 차기 대권을 노린다. 

반대당 후보는 실수인 양 가슴을 슬쩍 보이면서 자신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노련함을 가진 '양진주'(라미란)로 그녀의 곁에는 적극적으로 돕는 똑 부러진 '임민선'(류혜영)이 있다. 그들 사이 터뜨릴만한 기사를 찾기 위해 맴도는 '정제이'(문소리). 전체적으로 보면 여성 캐릭터들이 힘 있고 적극적이면서도 활동적으로 나와 다른 정치를 다룬 영화나 느와르물에 비해선 차별화되어있기도 하고 신선하다. 그동안 나왔던 대부분의 한국 영화에서 보조적이기만 했던 여성 캐릭터들이 힘있고 사회적인 모습으로 나옴에 있어 반가웠으나, 결론적으로 그녀들은 남성 캐릭터들에게 대적할 수 있는 의지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영화 속 후보들은 광고에 신경 쓰고 서로를 깎아내리는 모습만 나오고 선거 공약을 다 말하지는 않는다. 마치 지금 대선 후보들이 급하게 공약을 준비하는 모습과 닮기도 했다. 공감이 가는 여러 명대사가 나오지만, 그 중 '변종구'가 강아지를 보여주며 "내가 늑대라고 하면 사람들이 늑대라고 믿게 만드는 것, 그게 선거야"라고 하는 대사와 '박경'이 말하는 "진실하게 소통하세요. 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옵니다"라고 하는 말이 현재 정치인들과 유권자들의 생각을 그대로 담은 것 같아 와 닿으면서도 같은 현실에 씁쓸해진다. 또한, 유권자로서 투표를 할 때 얼마나 신중해야 하고 소신껏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든다. 

영화 '특별시민'은 개봉일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4시를 기준, 예매율 28.4%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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