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대선 후보 연극 청책(聽策) 토론회 '대선후보에게 묻고, 듣다'가 열렸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장기영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대선 후보 연극 청책(聽策) 토론회 '대선후보에게 묻고, 듣다'가 열렸다.

서울연극협회 내 정책분과의 주관으로 추진한 이번 토론회는 "국정농단의 단초가 된 문화예술 관련 적폐청산과 국가 문화정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공론화된 청취의 장의 필요성이 대두된다"라는 의미로 열렸다. 그러나 이날 토론에는 '대선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고, 양현미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상임정책위원과 김혜준 국민의당 정책본부 문화정책 부문 부위원장 만이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서울연극협회 관계자는 "지난 3월 6일 문화체육관광부 실국장과 함께 1차 토론회가 진행됐으며, 이번 2차 토론회는 대선후보 측 문화정책 담당자가 참석했고, 이후 6월 5일 3차 토론회에는 서울시 관계자를 모시고 예술지원정책, 교육정책, 복지정책 등 전반적인 현안을 깊이 있게 토론할 계획"이라며, "이번 토론회는 블랙리스트의 대부분이 서울연극협회 회원인 것과 서울연극협회 또한 피해 당사자인 점을 고려할 때 문화정책에 관한 적극적인 방향 모색이 필요하고, 미래의 문화정책을 이끌어 갈 대선후보 측 문화정책 담당자들을 모시고 책임 있는 문화정책 비전을 듣고자 한다"고 전했다.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이번 토론회의 일정을 세 번 옮기게 됐다"며 "처음엔 대선 전에 후보분들을 모시려 했지만, 선거법상 여러 제약이 따랐다. 등록을 마친 후 모든 후보에게 공평하게, 무소속 후보까지 메일을 모두 보내야 해서 오늘 날짜를 잡게 됐다. 더 많은 회원들을 모시고 해야 하는데, 현재 강동아트센터에서 대한민국연극제 예선이 열리고, 서울연극제도 열릴 예정이어서 많은 회원을 모시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남겼다.

이어 송 회장은 "오늘 행사에 시간 내어 와주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의 문화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처럼 문화융성이라는 좋은 취지로도 블랙리스트 같은 것들을 만들 수 있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송 회장은 "오늘 자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어떤 위치에 있는 어떤 존재인지, 이미 오래전부터 정치권에서는 문체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기획재정부가 눈치를 보는 문체부가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앞으로 문체부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건지,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궁극적으로는 어떤 문화정책을 이끌고 문화복지국가를 어떻게 만들지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토론 패널로 참석하지 않았지만, 오신환 바른정당 국회의원도 자리에 참석해 인사말을 남겼다. 오신환 의원은 "저는 연극인으로 10년 정도 대학로에서 활동하다가, 19대, 20대 국회의원 맡고 있다"며 "문화 정책을 직접 설계한 바른정당 위원이 있지만, 공교롭게도 다른 토론회에 시간이 겹쳐 못 오게 됐다. 홍보 담당을 맡고 있어서 직접적인 정책 설계를 맡지 않았지만, 연극인으로 활동해온 경력이 있으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드리도록 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블랙리스트 관련한 사건에 대해서, 집권당에서 과거 머물렀던 사람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오 의원은 "문화예술 현장에서 표현의 자유, 창작을 억압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되겠다. 앞으로도 그런 정책들이 실제 현장에서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데 있어서 가깝게 와 닿을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저는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도 발의해놨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있긴 하지만, 문화예술 정책에 관심 있는 저로서는 꾸준히 제도를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문화예술위원회 운영에 관해서 정부도, 예술인도 만족하지 못하는 현 상태들이 문제가 있다"고 말한 오신환 의원은 "블랙리스트 이후에 제도를 개선해서 운영하고 있지만, 이것도 문제가 있는 듯하다. 추첨을 통해 선정, 심사하는 제도로 진행되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예술인들이 직접 지원하는 형태가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나 되돌아보면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는 않는 가치와 기준을 제대로 세워야겠다"고 덧붙였다.

▲ 오신환 바른정당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남겼다.

끝으로 오 의원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 자체가 지금 말씀드린 문화예술인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본인들의 창작 의지들을 표현해낼 수 있는 쪽으로 분명한, 소신과 가치가 있는 분"이라며, "사람이 가진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입장에서 유승민 후보를 눈여겨 봐주시길 바란다. 유 후보가 직접 와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를 맡은 김경익 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 위원장은 "예술은 현장 예술가들이 잘 만들 듯이, 정책은 정책 전문가들이 잘 만든다"며 "현장의 고충의 목소리가 담겨야 하고, 그 문제를 공론화해 개선책을 자유롭게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첫 질문을 준비했다.

김경익 위원장은 "청와대, 문체부, 문예위로 이어지는 정권의 예술계 지배 구조는 지금 같은 블랙리스트 사태를 낳았다"며 "연극인들은 블랙타파 예술인 연대를 만들고 검열백서를 조직했다. 끝까지 관련자들 진상 조사하고 처벌하려는 계획 중이다. 정권을 잡게 된 후 선결과제인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에 대해 어떤 태도로 임하실 것인가"를 물었다.

김혜준 국민의당 정책본부 문화정책 부문 부위원장은 "어제(19일) 블랙리스트 헌법소원 때문에 방지영 서울연극협회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안다"며 "헌법소원이 진행되고 있다. 감사가 진행되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감사에도 불구하고 피해 당사자였던 예술인들이 진상 조사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체부는 피로감을 호소한다고 한다. 원점에서부터 다시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왼쪽부터) 김혜준 국민의당 정책본부 문화정책 부문 부위원장, 양현미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상임정책위원이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양현미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상임정책위원은 "사실 저도 블랙리스트에 들어가 있다"며 "수사 결과가 부분적으로만 알려져 있다. 이게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관철됐는지에 대한 매커니즘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누가 관여됐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저희 쪽에서는 블랙리스트에 대한 진상 조사 부분이 필요하고, 그 정보가 예술인들에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기에 따라 일정 부분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공약에 반영했다. 이것은 적폐청산이라는 가장 첫 번째 공약 10가지 분야에 3번째 정도로 기재돼 있다. 비중이 높게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우리도 마찬가지인데, 일단 진상조사위원회는 빠르게 출범해서 진행할 것이고, 문화예술혁신위원회를 가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전체적 틀을 다시 보는 쪽으로 갈 것인데, 저희와 같은 일을 하는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으로 김소영 숙명여대 교수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보면 합리적인 분이었고, 같이 연구작업도 했다. 그런데 어떤 위치에 가면서 결국 블랙리스트 기획이나 실행에 관여했다. 악질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우리가 이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나중에 우리가 그 위치에 갈 수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부위원장은 "결국, 자기의 태도, 자세를 엄격히 원칙을 정해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대통령뿐 아니라 정권에 있는 사람들도 자기에게 비판하는 사람을 제한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걸 어떻게 막을 건지 제도적으로 얘기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 [문화 生]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독립성 확보 어떻게?…대선 후보 연극청책 토론회' ②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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