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권혜림 인턴기자] 전 세계의 그래피티 장르를 단순한 스트리트 예술을 넘어선 하나의 문화코드로서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거장, 그래피티 킹 셰퍼드 페어리(일명 오베이 자이언트)가 최초로 방한을 했다. 

10일에 한국에 도착한 그는 이후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외벽과 굴다리 통로에 대형벽화 작업을 진행했으며, 14일에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위대한 낙서 셰퍼드페어리 전 : 평화와 정의' 전시관 앞에서 사인회 겸 팬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위대한 낙서 셰퍼드페어리 전 : 평화와 정의'은 지난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의 후속 전시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4월 30일까지 개최된다.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의 '현상학' 에 대한 가장 현대적인 물음을 제시했던 'OBEY GIANT' 캠페인과 2008년 미국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얼굴이 그려진 HOPE 포스터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리고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된 셰퍼드페어리(Shepard Fairey)의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현대 그래피티 예술의 미(美)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 정치, 사회, 환경을 관통하는 철학의 깊은 정수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예술과 정치, 그리고 환경까지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과 이를 관통하는 깊은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짧은 인터뷰를 문화뉴스에서 단독으로 가졌다.

▲ 셰퍼드 페어리가 문화뉴스와 독점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민경 기자

한국에 첫 방문이신데, 지난 며칠 사이에 어떤 걸 하셨나요?
ㄴ 얼마 전에 궁궐 같은 데를 갔어요. 아름다운 장식들을 많이 봤는데 거기서 모티브를 많이 얻었어요. 제가 최근에 한 벽화 작업을 보시면 아마 아실 거에요. 음 그리고 바이닐앤플라스틱 VINYL&PLASTIC) 옆에 있는 현대 뮤직 라이브러리에서 주최한 파티에도 갔어요. 음반, 책 등이 갖춰진 복합문화공간이었는데 거기서 이 곳의 음악 문화를 엿보는 게 좋았어요. 음악은 제 인생에서 꽤 큰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다 좋았어요. 다만 시간이 더 없는 게 아쉬울 뿐이죠. 이번 프로젝트 일정이 매우 빡빡해서요. 서울에 6일 일정으로 왔거든요.

이번 전시회를 보니 약간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예전엔 정치-사회이슈를 표현한 작품이 많았는데 최근작은 환경문제 쪽으로 눈을 돌리셨네요?
ㄴ 환경문제는 90년대부터 관심이 있긴 했는데 점점 더 관심이 높아지긴 했어요. 왜냐하면 환경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대처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게 명백해지고 있으니까요. 저는 환경문제가 전지구적인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냐면 테러리즘이나 경제문제나 인종문제 등의 그 어떤 문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구온난화가 모든 걸 파괴할거에요. 때문에 우리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완전히 전복시켜야죠. 자본가들이야 뭐라 떠들든 관심 없어요. 비즈니스, 비즈니스, 비즈니스만 하다가 결국엔 남는 게 아무 것도 없죠.

현재 미국에선 '트럼프'가 연일 화젠데 그 이슈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ㄴ 물론이죠. 그 사람은 그냥 바보죠. 완전히 바보 같은 인간이에요.

▲ 셰퍼드 페어리, NaturalSprings, 2016

환경문제가 모든 문제에 우선한다는 거죠?
ㄴ 맞아요. 다른 어떤 문제보다 선행하죠. 하지만 제가 환경문제만 신경 쓴다는 뜻은 아니에요. 제가 관심을 가지는 문제들이 꽤 다양한데요 불필요한 전쟁, 폭력, 부자들에게 억압된 가난한 사람들, 인종차별, 성차별 등 저는 모든 문제를 신경 써요. 저는 어떤 종류의 불평등이나 부당함을 보고 싶지 않아요. 그 어떤 형태로든요. 저는 미래의 모든 세대가 전 세대보다 더 평등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나은 삶을 살길 바래요. 하지만 지금의 미국이 나아가는 방향으로는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에요.

작가님의 예술에 대한 철학과 아티스트로서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요?
ㄴ 제 생각에 예술은 탈출과 (사회) 참여를 동시에 가능케 하는 아름다운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감동적인 작품을 봤을 때 작품 자체에 푹 빠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메시지도 전달받거든요. 이런 수단은 거의 드물죠. 어쩔 땐 음악도 그렇게 작용하죠. 우리가 음악을 즐기기도 하지만 가사를 통해 메시지가 전달되잖아요. 제 생각엔 제가 예술가라는 점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좋은 수단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단순히 갤러리나 미술관에 내 작품 몇 개를 건다는 의미 이상의 책임감을 느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길에서 작업을 하는 거고 활동가 단체들과 협업을 하고 옷을 만들고 비싼 포스터를 만드는 거죠. 저는 예술이 작품을 너머 대중에게 가서 닿기를 바래요.

▲ 셰퍼드 페어리

[문화 人] 오바마 당선에 'HOPE 포스터'가 기여를 했다? ② 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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