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19일 오후 2시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프레스콜이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렸다.

프레스콜은 1시간가량의 하이라이트 시연과 기자간담회, 포토타임으로 구성됐다.

하이라이트 시연은 그동안 연습실 공개 등을 통해 들었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오케스트라 라이브로 직접 접하는 기회가 됐다.

'집을 짓다', '곧 집으로 돌아올 거야', '넌 혼자가 아냐', '또 다른 삶', '뭐였을까', '나를 봐줘', '창 속의 세상', 내게 다가와 줘요', '너에게로', '잡힐 듯한 꿈'까지 총 10개의 넘버가 공개됐다.

시골에서 지내는 평범하고 지루한 삶을 사는 주부인 프란체스카와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사진작가 로버트가 알 수 없는 감정에 이끌려 서서히 서로에게 다가가는 장면을 주로 선보인 하이라이트는 김태형 연출의 연출력이 특히 돋보였다.

 

프란체스카의 지루한 일상이 묻어나는 현실적인 대사들이 초반부에 잘 표현돼 관객에게 둘의 사랑이 가진 설득력을 더했다.

또 별의 궤적이나 세월의 흐름 등을 표현하는 감각적인 영상 연출, 윤곽으로 심플하게 표현한 집 세트 등은 소극장의 디테일한 연출에도 능한 김태형 연출의 세련된 느낌이 느껴졌다.

프레스콜 사회를 맡은 송한샘 쇼노트 부사장은 "'또 다른 삶(Another Life)' 넘버에선 실제 버터냄새가 나서 깜짝 놀라셨을 거다. 저희끼리는 나름 4D 뮤지컬로 오감을 자극하는 연출을 해봤다"며 프란체스카의 집에 초대돼 전세계를 떠돌며 여행을 다니는 남자 입장에서 멋진 저녁을 대접받았다는 점을 관객에게 함께 느끼게 하기 위한 김태형 연출의 의도를 전달했다.

이외에도 "뮤지컬에선 영화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원작 소설 속 인물들의 나이가 사실 오히려 지금 배우들의 나이와 비슷하다"며 영화와의 차이점에 관해 설명했다. "작품 속 배경이 전후 세대라 일찍 결혼하고 일찍 아이를 낳던 시절이다. 오히려 재밌는 뒷 이야기는 이 소설이 히트한 뒤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영화 감독 제안이 왔는데 작품이 너무 좋아서 자기가 직접 주연을 하기로 했고 그래서 여배우도 그의 나이에 맞춰 메릴 스트립이 됐다"며 나이가 중요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이라이트 시연이 끝난 후 김태형 연출, 김나윤, 김민수, 유리아, 박은태, 옥주현, 이상현, 김현진, 송영미가 참여한 간담회가 이어졌다.

▲ 좌측부터 김태형 연출, 김나윤, 김민수, 유리아, 박은태, 옥주현, 이상현, 김현진, 송영미.

이번 작품을 어떻게 연출했는지, 의도가 궁금하다.

ㄴ 김태형: 멀리 타국에서 건너온 프란체스카란 여자가 꿈도 여자로서의 정체성도 잃고 살다가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다시 찾은듯한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사랑을 택할 건지 책임, 의무, 오래된 사랑으로 지켜온 가족을 선택할 건지를 묘사하고 드러내는 공연이 되겠다. 찾아온 사랑을 함부로 발로 차지도 않고 가족을 쉽게 버리지도 않는다. 많은 사람이 자기 삶과 비교해서 볼 수 있는 공연이라 생각되고 그런 점을 살리기 위해 서정적이고 간결한 무대, 아름다우면서 공간을 잘 드러내는 무대를 만들려고 했고 주조연과 앙상블들이 프란체스카를 바라보는 시선을 잘 만들어서 그녀의 고민과 갈등을 잘 드러내려 했다. 아름다운 음악을 잘 드러내려 했고 몇 회 공연이 올라왔는데 잘 받아주신 것 같아서 기쁘다.

이번 작품 캐릭터 설명과 출연 소감 부탁한다.

ㄴ 김나윤: 마지는 동네 아줌마고 프란체스카를 돌보며 코믹한 요소도 있고 따듯하기도 하다.

ㄴ 김민수: 마지와 마찬가지로 코믹한 역할이자 촉매제 같은 역을 하고 있다.

ㄴ 유리아: 마리안과 키아라 역 키아라는 프란체스카의 친언니고 마리안은 로버트의 전처로 장면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재밌게 연습하고 있고 멋진 주현 언니와 은태 오빠, 김태형 연출과 무대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

ㄴ 박은태: 최선을 다해 하고 있고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여러분께 다가가려 한다. 원캐스트라는 부담이 없는 건 아닌데 작품 끝날 때까지 컨디션 관리 잘하는 게 최종목표고 많은 분이 로버트 킨케이드란 역에 제가 어울릴지 많이 의구심을 가진 게 사실이다. 그 물음표에 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ㄴ 옥주현: 공연이 지난주 주말에 올라왔고 은태 씨와 비슷한 이야기를 좀 하자면 저도 이 역할,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해오던 것과 많이 다른 성격의 작품이라 물음표를 가진 분들이 주변에 많았다. 그래서 전 더 하고 싶었고 쇼뮤지컬, 전형적인 대형 뮤지컬을 그간 많이 했기에 지금 이 작품이 저와 저를 믿고 찾는 관객들에게도 보답할 수 있게 진중하며 가슴을 울리는 진짜 이야기를 무대에서 보여드릴 시간이라 생각했다. 너무 운이 좋아 이런 기회가 주어졌고 원캐스트라 컨디션 영향을 안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큰데 2개월간 건강히 좋은 컨디션으로 여러분과 호흡하는 시간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저희가 잠깐 시연을 했는데 저희가 걱정을 했다. 기자분들 초대한다고 해서 잠깐 보여드리는게 과연 감동을 줄 수 있을 거 같지도 않고, 극을 무대에서 처음부터 진행하다 보면 많이 감정에 빠지는데 끊어가다 보니 감동을 전하기 어려울까 봐 최선을 다했는데도 마음이 좀 찝찝하다. 나중에 꼭 전체 공연 봐주시기 바란다.

ㄴ 이상현: 무심하고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버드 역이다. 어제 첫공 올라갔고 연습실과 다른 공연이 무대 위에 펼쳐지고 있어서 놀랐다. 놀라운 무대였고 처음에 이 작품 연락이 왔을 때 옥주현, 박은태가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본이나 음악을 듣지도 않고 계약을 했다. 어제 공연하고 느낀 점은 참 좋은 선택을 했다고 느껴진다. (옥주현, 박은태 바라보며) 고맙지?(웃음) 저희 작품 더 잘될 수 있도록 많은 홍보 부탁드린다.

ㄴ 김현진: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아들 마이클 역을 맡았다. 태어나서 처음 본 공연이 주현 누나 공연이고 용돈 아껴가며 은태 형 공연 보던 게 엊그제 같은데 같은 무대 위에 올라서 영광이고 마음 같아선 이야기 많이 하고 싶지만 공연이 기니까 67회 남은 공연 동안 전하겠다. 제가 공연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커튼콜 때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공연은 처음이라 이런 감정을 관객과 더 많이 나누고 싶다.

ㄴ 송영미: 사춘기 딸 캐롤린 역이다. 연습 때도 좋았지만, 실제 무대가 너무 예쁘고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니 더 좋아서 좋은 경험 하고 있고 우러러보던 선배님들과 같이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다. 배역에 이입돼서 그런지 몰라도 극이 끝나고 나면 늘 엄마(옥주현) 걱정이 되는데 두 달간 걱정 없이 하실 거라 믿고 저도 방해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발성, 톤 조절 등을 엄마에 맞춰 한 것 같은데 어떻게 했는지. 엄마 역을 위해 참고하거나 노력한 부분이 있는지.

ㄴ 옥주현: 저희 극이 굉장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아서 저희 가족, 복작대던 제 학창시절을 생각했고 양주인 음악감독님이 음악감독님들 중에 노래를 정말 잘하시는 분이다. 그래서 노래에 대한 디렉션을 상세히 주셨는데 제가 잘 쓰는 진성을 좀 덜 쓰고 따듯하고 서정적이며 그리움이 묻어나는 소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왜냐면 제 노래 악보 상에 많이 써진 말이… '샤콘느'라는 말이 가장 많이 쓰여 있다. 프란체스카 노래의 후반부에는 늘 샤콘느가 표기됐다. 그런 슬픔, 우울함, 아무도 없을 때 나 혼자의 허전함을 드러내놓고 꺼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유일한 휴식인 주부로서의 삶을 결국 노래로 표현해야 하는데 그런 음악적인 표시를 성실히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참고모델은 제 어머니다.

언니, 전처 역을 한 명에게 맡긴 의도가 있는지.

ㄴ 김태형: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도 마리안과 키아라를 한 배우가 하게 됐다. 제가 세팅한 건 아니고 저는 그걸 왜 한 배우가 해야 할까를 배우와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해봤는데 로버트의 과거를 보여주는 캐릭터인 전처. 프란체스카의 과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언니 키아라를 한 배우가 소화하며 외적인 이미지는 다르게 보여주지만 막연하게나마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과거지만 근원적인 그리움이 닿아있는 캐릭터로 만나지 않을까. 둘의 과거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한 배우가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박은태 배우는 무척 준비 많이 했다 들었는데 작품에 감정 이입되고 빠지는 부분이 어디였는지.

ㄴ 박은태 : 이 작품 준비하며 가장 큰 어려움은 표면적으로 가정이 있는 여자에게 같이 떠나자고 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전혀 부정적이거나 나빠 보이지 않아야 하는 책임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떠나잔 말을 하기 전까지 모든 감정이나 하는 말에 하나도 거짓 없이 표현해야 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 지금도 무대에서 진실하게 하려고 하지만 그게 쌓이지 않으면 마지막에 떠나자는 이야기를 누구에게나 했을 거 같아 보여서 감동이 없을 거다. 지금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고 그 모습을 찾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여담이지만 이번에 보여드리지 않았는데 대본을 보면 절 뜬금없이 벗긴다. 상의 탈의 씬이 두어 군데 있는데 전 참 없었으면 했다. 그런데 공연이 지나고 보니 꼭 필요한 장면이더라. 프란체스카에게도 그런 설레임을 줄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하는(웃음) 점이 어렵다. 여담이지만 모든 작품 중 가장 힘들게 다이어트하고 있다.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예를 들어 '지크슈(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그냥 마르면 됐다. 이번에는 말라도 멋있어야 해서 힘들다(웃음).

영화가 22년 만에 재개봉한다. 영화 개봉과 맞물려 연출로 드는 생각은. 뮤지컬이니 넘버가 있다는 차이점이 있겠지만, 영화와 다른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ㄴ 김태형: 재개봉 소식은 들었고 영화를 두어 번 정도 다시 살펴봤다. 무척 아름답고 서정적이고 좋은 영화였고 어떤 사랑 이야기거나 불륜, 외도에 관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제겐 프란체스카라는 여인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찾아가고 선택해가는 이야기로 보였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던 아들, 딸이 엄마를 엄마에서 한 여성으로 인간으로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읽었다. 저희도 비슷한 맥락의 구조로 사랑 이야기지만, 프란체스카라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아가고 완성하는 이야기로 읽고 있고 그렇게 완성하려 했다. 음악도 아름답고 서정적이고, 운율도 어려운듯하며 드라마틱하고 장면을 다 만들어주는데 전 거기에 조금만 얹어서 음악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게끔 애썼다. 공연이 엄청 화려하고 쇼가 많고 음악이 심장을 울리게끔 비트가 세고 그런 음악이 아니고 오케스트라와 아름답고 조금 어려운 선율 안에서 드라마를 충실히 재현하는 음악. 그걸 위해 애쓰는 배우와 또 많은 디자이너 창작진들이 생각보다 무척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었다. 우리가 대극장 뮤지컬이라 했을 때 기대되고 원하는 공연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공연보다 배우들에게 깊이 몰입하고 생각과 의식을 따라가고 그 감정을 관객들이 전달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하니 공연장 찾아와서 대답해주시면 좋겠다.

 

시대적 상황이 다른데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여성으로서 이 역할을 하며 답답한 점은 없는지.

ㄴ 옥주현: 시대적으로 다르긴 한데 현대극이다. 저희끼리는 농담으로 그런 이야기도 했다. 삐삐나 핸드폰이 있었다면 좀 덜 아름다웠을 거 같은 이야기다. 시대가 발전하고 기계가 좋아질수록 로맨틱함은 사라진다. 그렇기에 로맨틱함 어떤 날 것. 들꽃 같은 느낌의 감성을 건드리는 이야기는 참 소중한 것 같다. 그렇기에 저희 작품이 소중하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고 어떤 아날로그적이고 풋풋한 면을 음악에서도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관객 중에선 모르시는 분이 많을 텐데 저희가 다른 대극장 작품과 달리 그랜드 피아노를 뒀다. 보통 전자 피아노를 많이 쓰는데 앉아서 음악을 들으시면 배우들 노래 전에 음악만으로도 마음을 울리는 뭔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프란체스카는 첼로가 그녀를 대표하는 악기인데 전반적으론 그랜드 피아노가 아날로그적이며 나무탁자 같은 느낌의 소리를 낸다. 여러 가지로 그런 시대적 배경이 낭만적인 것 같다. 예전에 라디오 들으며 디제이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지금은 폰으로 다 찾아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때가 있었다. 저희는 그런 라디오 디제이에게 노래 신청도 못 하던 시기라 더 아날로그적이고 풋풋하다. 답답함 속에서 애틋함. 그게 저희 공연의 가장 큰 무기인 거 같다.

 

이전 작품에서 원톱 주연을 맡다 대극장 작품의 조연으로 넘어왔다. 이번 배역을 맡은 이유와 차이점이 궁금하다.

ㄴ 유리아: 제가 우선 작품을 선택할 때 고민하지 않고 한 게 작곡가 때문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이 'The Last Five Years'란 2인극이고 같은 작곡가 작품이다. 그 작품도 그냥 음악만 들어도 너무나도 아름답고 무척 클래식하며 세련된 음악도 있다. 그래서 이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대사량이 과도하게 많은 작품을 연달아서 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 하면서 대사량의 차이 같은 건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역은 제가 대사가 한마디도 없다. 아주 많거나, 없거나 극단적인데(웃음) 처음에는 쉬울 거라 생각했다. 외울 것도 없고 동선만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대사 없이 인물의 역사를 설명하는 게 굉장히 까다로운 작업이더라. 자칫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제 움직임 하나, 손짓 하나를 오해할 수도 있어서 동선 하나에도 여러 가지 방면으로 연습하고 그런 과정을 겪어서 제겐 되게 소중한 시간인 것 같다. 김태형 연출님께도 도움 많이 받았다. 언니, 오빠의 역이 무척 중요한데 그 사이에서 제가 혼자 튀면 안 되니 고민을 많이 했다.

 

홀로 맨발 연기하는 이유가 있는지.

ㄴ 옥주현: 책에서도 주로 혼자 부츠를 벗고 맨발인 연출이 많다. 집에 혼자 있을 때 코를 파면 시원하지 않나. 미국에선 가정집에서도 신발 벗는 문화가 일상적이지 않은데 그녀는 자유롭다. 영화에선 설명이 좀 덜 됐는데 전쟁신부인 프란체스카는 전쟁 전부터 열에 아홉 여자들과 다른 꿈을 꾸던 사람이다. 현모앙처나 남자 만나 팔자피는 게 아니라 가진 게 없어도 되니까 다락방에 종이랑 연필이 있고 내가 발길 가는 대로 가며 그림 그리고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여자가 전쟁신부가 됐다. 실제로 그 당시 나폴리 부둣가 벤치에서 단추 몇 개 풀고 미군이 데려가 주면 좋겠다고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더라. 그런 처지가 될 줄 모르고 소박한 꿈을 가졌던 여자가 어쩔 수 없이 전쟁신부로 아이오와에 오게 된다. 그래서 맨발을 보여준다는 게 그런 그녀의 원래 모습, 가장 프란체스카다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리스 희랍극 보면 코러스가 배우들에게 경고를 한다. 마치 그런 것처럼 찰리와 마지가 쌍안경으로 둘의 데이트 보며 나누는 대화가 많다. 어떤 느낌으로 대사를 주고받는지.

ㄴ 김나윤: 전 그냥 쓰인 대로 열심히 하고 있고 연출님께서 둘을 다 지켜보지만, 프란체스카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고 해달라. 또 진실한 코믹을 해달라고 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

ㄴ 이상헌: 제가 보기엔 일상에서도 다 있는 모습 같다. 어떤 인기 있는 부부가 있다면 그 사람들의 오점이 있지 않을까 해서 그들을 관심 있게 바라보며 모른 척하고, 돌아서면 또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많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걸 대변하면서 코믹하게 그렸다. 워낙 작품이 진지하고 가슴 아프고 슬픈 이야기가 많기에 그런 면에서 쉬어갈 수 있고 숨통을 풀어주는 역을 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자리를 마무리하며 옥주현 배우가 "이런 질문이 나올 줄 알았는데 없더라"며 "저희 작품의 특징이라면 앙상블이 직접 무대 소, 대도구를 옮긴다. 공연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벌써 그 부분에 대해 좋다 나쁘다 이야기가 많이 오간다. 뭘 하든 100% 누군가를 만족하게 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는 이게 참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브로드웨이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방식을 택한 건데 배우들이 계속 도구를 옮기며 프란체스카를 지켜보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점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 이런 연출 방법을 택한 게 정말 잔인하다 싶었다. 어떻게 보면 작품이 현실적인 극이기에 현실을 그렇게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고 그것조차 공연을 보시는 관객에게는 친절한 연출의 의도라고 생각된다. 다른 작품에선 이런 표현을 못 보셨을 텐데 무대 위에서 이야기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들 외에 그걸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감정도 확인할 수 있을 거다"라며 독특한 앙상블 배우들의 표현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6월 18일까지 공연된다.

some@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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